수레의산 2차 캠프를 앞두고
아이들과 갑자기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아무 계획도 없이 행선지도 정하지 않고
아이들이 바다가 보고 싶다고 해서 바다를 보여줄 생각으로
1박2일로 무작정 핸들을 잡고 고속도로 위로 올라 갔다..
얼마 전 두 놈은 남해로 학교에서 캠프 갔다 오고는 여름휴가는 해결했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두 놈이 바다 타령을 또 한다. 커가는 녀석들 언제 또 같이하랴 싶어
‘그래 떠나자!’
애들은 핑계이고 나도 바다가 그리워질 무렵이다.
두어 달 전 내 생일 날 아이들과 같이하고는 지난달 충청북도 특산품 초대로
마산백화점에 갔을 때 아이들 없이 마산포구에서 장어구이에 쇠준한잔 놓고
남편하고 밤바다를 보았지만
바다를 보았다는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주에 볼일이 있어 거래처 먼저 들려 ic에 올라서니 고속도로 상황은
영동선은 주차난으로 장난이 아닌 듯 싶어 특별한 목적지도 없기에
늘 갔던 동해는 포기 서해로 핸들을 돌렸다..
딱히 어딜 가겠다는 생각도 없이
준비도 없이 지갑에 돈과 카드만 무기 삼아 떠났다..
달랑거리는 지갑 속 배추 몇 장과 카드 빛 안 지을 정도에 자금밖에 없는 나는
솔직히 예기치 않은 이번 여행은 돈으로 모든 걸 땜빵 해야 하기에 부담은 되지만
아이들과 약속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출발..
지난 여행에 서천 마량포구근처 팬션 을 예약하고 떠났다가
충남 서산ic근처에서 나의 애마가 퍼져 고생 마량포구는 가지도 못하고
서산 근처 삼길포 팬션에서 자고 외목해변에서 놀다 왔던 기억이 있어 멀리 가기 싫었다.
가까운 인천 앞바다라도 보자 영종도 공항로를 따라 긴 다리를 지나갔다..
영종도 왕산해수욕장이 보여 무조건 주차하고 들어서니 서해에도 이런 해수욕장이 있다니
놀라웠다.. 두 놈은 바다라면 어렸을 때부터 환장 겨울에도 뛰어 들어갔던 놈들이라...
입은 채로 물로 뛰어 들고 난 돗자리 하나 펴놓고 하늘을 보고 누웠다..
사실 어제 밤 술 한잔 한 게 술탈기가 있어 오는 내내 속이 편치 못해서였을까..
많은 인파가 있는데도 잠깐 잠이 들었다 깨어나니 어둑해지고
그곳에서 숙박소를 찾아 가격을 물어보니 장난이 아니다.
형편없는 민박도 7만원 그것도 1사람 추가분 추가요금
좀 괜찮은 숙박은 12~15만원 ..헐헐 ... 배는 고프고 먹거리는 가져온 것 없고
있을 곳이 못 된다는 생각에 아이들 샤워하고 힘 빠져 있으니
회보다는 삼겹살이 최고이겠다 싶어 삼겹살로 저녁을 해결하니 잠자리가 걱정이다...
식당주인에게 물어보니 지금은 휴가철이라 어디 가나 숙박요금 7~ 9만원 것도 민박으로
민박은 시끄럽고 공용으로 쓰는 시설이기에 영종도를 빠져 나와 어디가 어딘지
그냥 무조건 달려 봤다..
아이들은 차 뒷좌석에서 두 놈이 엉켜서 물놀이 탓인지 퍼져서 자고 한참을 찾아
공단도 지나고 작은 도시 같은데 밤이라 어딘지 모르겠지만
나이트 클럽도 있고 모텔들이 모여 있다 좀 깨끗한 모텔을 찾아 들어갔다..
요금 4만원 원풀이 있는 욕조
대형티브이에 컴퓨터 공기청정기 에어컨 비상약품 냉장고에는 몇 가지 음료와 컵라면도 있다..
아이들 누추한 집 생활에 이곳은 천국 같은지 연실 ‘와와’를 내뽑는다...
욕조에 물을 한가득 담고 바디 클렌저를 넉넉히 풀어 넣고 원 풀 스위치를 누르니
티브이에서 본 거품욕조가 되었고 장미꽃잎 몇 잎만 따다 놓았으면......
그렇게 갑자기 떠나온 여행은 피곤함을 욕조 안에 끌어다 놓고 편히 쉬게 했다..
컵라면과 가져온 떡과 과일로 아침을 대충 해결하고 느긋이 쉬고는
점심나절 소래포구 잘생기고 제법 몸무게가 나갈만한 병어도미 한 놈과 우럭 한 놈을
골라 회를 떴다.. 분명 여러곳을 다니며 큰놈으로 회를 떴는데
이 녀석들이 너무 잘 먹었는지 내가 잘 먹었는지 회는 온데 간데 없고
빈 접시만 바닥을 드러냈다.
회집 매운탕 또한 일품... 쇠주 한잔 홀짝.....
시화 방조제를 지나자니 사람들이 갯벌에서 양손으로 자루를 들고 나온다.
조개를 줍고 썰물이 들어와서 나오는 걸 모르고
난 그분들이 쓰던 호미 두 자루를 사서 버서주는 양말까지 얻어 신고 갯벌로 들어서니
10여분도 안되어서 물이 들어오기 시작.. 금새 바다로 변해 버리고 호미맛도 못보고 그만
되돌아오려니.....
바닷물에 잠기기 직전인 자루가 보인다..
그 자루를 들어 올리니 조개가 하나 가득..이게 몬일이래....
어느분의 자비일까????
조개 한 자루를 순식간에 손맛하나 느끼지 않고 힘 하나 안 들이고 거저 주웠으니...
대부도 지나 시화간척지를 보며
아이들과 오염된 시화호가 지금은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맑고 깨끗한 살아 숨 쉬는 시화호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안산 탄도 해변으로 가니 거기는 아직 물이 차기 직전 다시 호미 들고 체험 시작
그러나 다시 물이 차고
한참을 그곳에서 돌쌓기 물수제비 놀이를 하며 놀다가
어둡기 전에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집으로 핸들을 돌렸다...
화성시 사강에서 바지락 칼국수로 저녁을 해결하고
화성 향남지구 알핀 분양받은
제일 오투그란데 아파트 건설현장
차창 밖으로 멀리 바라보고
많이 올라간 아파트가 멀지 않아 돈으로 아니면 삶의 터전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집으로.. 집으로 출발했다...
두 놈은 다시 엉켜 잠들고 시간 반을 왔 던가 내 집 앞마당..
지친 몸은 내 집 마당에 들어섰다는 안도감일까? 아무리 누추하고 보잘 것 없어도
이곳이 이렇게 날 편하게 해줄 줄이야..
숙박시설 찾아 헤메며 내 쉴 곳이 오직 이곳 한 곳 뿐이라는 것이 날 슬프게 했던 어제 밤..
그래도 이렇게 나의 보금자리를 찾아들어오니
긴 터널이라도 지나온 듯
별도 없는 밤인데도 내 집 마당은 후광이 어려 있는 듯 내게는
희망과 기쁨 행복이 가득 쏟아져 내려온다......
그리고 나의 애마가 속을 썩이지 않아 고마웠다..
여행지에서 퍼진적이 한 두번인가..견인도 몇 번당해 본 놈이라..
새로운 애마로 바꿔야 하는데..
몇 번 애마를 갈아 타봤지만..
나와 궁합이 이렇게 잘 맞는 애마는 없을 듯 싶어
거금들여 매년 수리를 한다...
애마가 생명을 다하는 순간까지..
노쇠가 되더라도 움직이지 않더라도
나의 생명과 부를 않아준 놈 그놈은 영원히 같이하리라...
나의 사랑과 같이한 날들을 소중히 하고파..
알핀
첫댓글 소중한 날들로 기억되시겠어염!
알핀
오랜만여 ^^ 기억에 남는 휴가를 보내고 왔네. 괜찮은 여정이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