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서 돼지비계를 사서 침 연습을 하라고 하셨지만, 둔하고 늘 아프고 힘든 내 몸 좌측에
침 연습을 했다. 좌측은 우측과 달리 예민하지도 않고 둔하고, 때론 마모감도 있어서 침을 놓을때에도
별로 아프지 않고 시원하거나 또 다른 침감을 많이 느끼게 해주었다. 침쟁이 생활 20여년이 되고 보니
이제 좌측도 침에 진저리가 났는지 ㅎ 많이 아프다.
액문혈과 중저혈을 배운직후 두 혈에 침을 많이 하다가 액문에서 중저까지 평형침을 하면 돌아가지 않는
목이 돌아가는것을 한번은 꼭 임상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카메라가 고장나서 부평으로 가기위해 택시를 탔다. 그런데 기사님이 왠지 모르게 나를 쳐다보지 않고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셨다. 부평으로 데려다 주세요. 그런데 "기사님 지금 목이 돌아가지 않으시죠?"
깜짝 놀라시는 기사님은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고 하시면서 찰떡보다 더 심하게 나에게 고쳐달라고 하셨다.
속으로 설마 돈 안벌고 나를 따라 오겠느냐 생각하고 부평에 도착했는데, 이게 왠일~! . 기사님께서 내 뒤를 졸졸
따라 오시는게 아닌가. 와우~! 이제 큰 일 났구나. 가방에 침은 있지만 남에게는 해 본적이 없는데 어쩌지.
3층에 카메라 s 센타의 쇼파에 앉는 기사님을 맥을 먼저 잡아 보고 일단 합곡혈에 하나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액문에서 중저혈에 단번에 침을 조금도 망설임없이 찔러 넣었다.
착한 사람인지 침이 참 잘도 들어갔다. 카메라는 먼지가 있어서 작동이 안된 것이라고 하면서 단 5분만에 고치고,
돌아서니 쇼파에 기사님은 인상을 팍 구기고 앉아 계시는게 아닌가? . 아! 내가 침을 좋아하더니 오늘 드디어
경찰에 끌려가는 날이구나 싶었다. 아는체 했던 나를 한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 저어 ... 기사님! 침 빼드리고 저는 지하철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영업시간을 많이.... "
더듬거리며 말하자 기사님은 화를 내시며 당연히 침은 빼주고 가야죠. 하시면서 역정까지 내시는게 아닌가.
죄인이 된 나는 소리도 나지않게 쇼파에 가만히 앉았다.
또 시간은 왜 그렇게도 안가는지........
" 저어 아주머니! " 저를 부르시면서 웃으시는 기사님. " 침을 꽂는 순간 제 목이 돌아갔습니다.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오늘 아주머니를 만난것이 꿈인가 싶어 제가 한번 놀려 본겁니다. 하하 "
하지만 쫄아 붙었던 내 마음은 영 풀리지가 않고 다시는 아픈 사람 치료해 주지 말자.
이렇게 마음이 힘들어서야.
나는 3층에서 거의 안기다 싶을정도로 아저씨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한체 택시까지 공주님처럼 상석에 모셔졌다.
세상에 태어나서 결혼하고 남의 남자의 품에 안겨 보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하하.
" 제가 집까지 잘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3일 동안 안 돌아간 목을 돌아가게 해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당연 집에 모셔다 드려야지요!"
" 집에 도착하시면 집을 좀 알려주십시요. 혹시 어디가 아프면 돈내고 침 맞으로 가겠습니다."
한참을 생각을 하다가 요사이에 무슨일이 기사님께 있었느냐고 물어 보니, 아내하고 싸우고 나서 3일전부터
깊이 잠들지 못하고 나서 목이 안 돌아갔어요. 하신다.
" 아~네.... 그러시면 제가 처방을 내 드릴테니 저희집에는 남편때문에도 그렇고 제가 아직은 돌파리라 곤란하니
부인과 싸우지 않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러자 기사님은 호탕하게 웃으시며 침도 기막히게 놓으시더니 처방도 명처방
입니다. 하시는게 아닌가?!
그 일이 있은후에 나는 침 놓는것에 자신감을 얻어 주관절이하나 슬관절이하에 침을 많이 해주고 집에 와서 맞게했나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오늘도 엉덩이 아픈 환자를 질변과 환도혈에 침을 해주고 허리에 부항을 해 주었더니 풀렸다고 한다.
침~! . 얼마나 간단 명료한 방법이고, 최고의 과학이며, 최고의 수학공식이다.
그냥 침을 배우세요. 그렇게 권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침 배우면 인생에서 가장 좋은 선택
잘 하신것입니다.
침 배웁시다. 저도 더욱 더 열심히 하여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