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활 속으로 뛰어들어 그 삶을 다루는 신문이 고창에는 왜 없는 걸까. 사람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모두 눈을 감고 적당히 잠을 자기 때문일까.
신문 비슷한 것이 둘이나 있지만 보고 또 보고 암만 봐도 신문은 아닌 것 같다. 연륜이 오래 되었다는 하나는 처음부터 아예 신문이기를 포기하고 장사나 좀 해보자는 주의였던 것 같고, 다른 하나는 무늬만 약간 다를 뿐 속살이 희어멀겋기는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들을 신문이라고 말한다면 번영로나 가로수나 교차료도 신문이다. 아니 그것이야말로 신문에 훨씬 더 가깝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실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있으니까.
한 달에 겨우 두 번 발행하는 신문이 각급 사회단체나 기관들의 임원들 이취임식이나 박스기사로 내보내고 있으니 참 우습다. 그것마저도 취재다운 취재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거의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내는 수준이니 웃다가 기절하겠다. 그게 무슨 기사인가. 광고지. 그런 광고를 기사로 알고 보는 고창 사람들은 속에 무엇을 담고 사는 사람들일까. 비판이 없고 희망을 발굴해내지 못하는 사회는 죽은 사회인 것 아닐까.
칼럼조차도 중앙에서나 함직한 것을 다룰 뿐 고창 것은 감히(?) 다루지를 못하는 것 같으니 이것도 우습다. 지역신문은 지역신문답게 피부에 와 닿는 소박한 것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시각을 확장하는 것은 좋지만 중앙에서 이미 하고 있는 말을 되풀이한다면 그것이 바로 앵무새일 것이다. 아니, 그것은 사실 시각의 확장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개인의 취향에 따른 글쓰기라고나 하면 어울릴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쓰는 글을 지역의 현안에 관심을 갖는 신문의 칼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로 그것은 신문이 아니다.
아아,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가운데 택일을 하라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던 누군가의 말이 그리운 고창, 고창, 고창이여, 고창인이여 이제 <우리>가 나서서 신문다운 신문을 하나쯤 만들어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