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을 기다려온 공연...
너무도 감동적이었던 지난 해의 공연 덕분에 더더욱 기다려졌던 정원님의 피아노 리사이틀!!
너무 기다린 나머지 수원 공연과 성남 공연을 모두 가고 말았습니다ㅋㅋ
사실 그 사이에 다녀온 정원님의 공연도 많았지요. 경기필과의 협연, MIK앙상블, 청소년 음악회 등~^^
하지만 그래도 가장 기다렸던 것은 역시나 정원님의 피아노 리사이틀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려온 공연인만큼
역시나...
역시나... 최고였습니다!!! (특히 성남 공연~ 정말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
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저의 몸과 마음을 가득 채워버린 이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
그래도 이 순간의 감동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 언어 표현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열심히 후기를 써놓았습니다.
그래야 두고두고 꺼내보며 새록새록 떠오르는 그 감동에 다시 한 번 마음의 위로를 얻고,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
올해 공연의 특징은 바로크-고전-낭만으로 이어지는 서양 음악사의 큰 줄기를 따라 온전한 음악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너무도 다른 성격의 곡들이다 보니 연주자에게는 그 모든 곡들을 제대로 표현하기에 너무도 어렵고 까다롭고, 힘든 레파토리였을텐데...
그.런.데...
역시나 정원님~!!
그 모든 곡들을 너무도 훌륭하게, 감동적으로 연주하셨습니다.
당신은 정말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십니다!!!!
이러니 어찌 당신의 열혈팬이 되지 않겠습니까?? *^^*
첫곡은 바흐의 코랄 중 부조니 편곡의 '이방인의 구주로 오심'이었습니다.
참 멋진 곡이지만 저는 그다지 이곡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좀 지루하달까? 아무튼 그 곡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비로소 정원님의 연주를 들으며 이 곡의 진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연주에 눈물이 글썽...
요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선율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진솔함, 절제된 소리의 아름다움이 비로소 느껴졌습니다.
지난 해 연주되었던 '샤콘느'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경건하고 진지하며, 대단히 조화롭고 절제된 섬세한 표현 속에서
정원님이 들려주는 바흐의 이야기는 그렇게 조용히 감동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어 연주된 곡은 프로그램에 없던 바흐의 프랑스 조곡 5번 '사라방드'!
지난 해 앵콜곡이었지요. 다시 그의 연주로 들으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
자... 이제 바흐로 대표되는 바로크를 지나 모짜르트의 시대~ 고전주의 시대로!!
그것도 가장~ 모짜르트답다고 할 수 있는(←제 개인적인 생각ㅋ) '아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 주제에 의한 12개 변주곡이었습니다.
우리에겐 '작은 별 변주곡'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곡은 C장조, 2/4박자로 멜로디도 너무나 단순해서 악보만 보면 완전 쉽다고 착각하는 곡이지요.
하지만 단순한 만큼, 밝고 영롱한... 명징한 소리를 얻어내는 것이 포인트인데 그게 손가락 꼬이는 쇼팽의 에튀드보다 표현하기 훨씬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쇼팽과 라흐마니노프처럼 화려한 테크닉과 풍부한 감성을 잘 표현하는 피아니스트 김정원님...
"그런 그가 표현하는 모짜르트? 과연 어떨까? 어떻게 표현할까?"
사실 저도 처음에는 무척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듣고 난 후로는 그가 모짜르트를 너무나도 잘 표현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의 이 곡 연주가 더더욱 기대되었습니다.^^
그런 기대 속에 펼쳐진 그의 '작은 별 변주곡'!!
아........................................................!!!
제가 이 곡을 들으며 눈물을 보일 거라고는 상상도 한 적이 없는데, 바흐 코랄에 이어 두번째로 저의 편견을 깨고 말았습니다.
이 밝고 경쾌한 곡을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다니....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난다는 말,,, 그 말은 정말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원님의 모짜르트를 들으며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지요.
천진난만한 소년의 천재성이 그대로 담겨있는 이 곡!
맑고 투명하고 깨끗한 소리와 천진함이 느껴지는 밝고 가벼운 느낌, 화려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눈부신 변주!!
그의 손끝에서 그렇게 모짜르트가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200여년 전 모짜르트가 이곡을 연주했을 때, 바로 저렇게 연주하지 않았을까? 바로 저런 표정으로 연주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마치 정원님이 아닌 모짜르트가 지금 내 눈 앞에서 연주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지요. ^^;;
정말... 잊지 못할 명연이었어요!!!!!
드디어 아름다운 서정성과 풍부한 감성, 화려한 테크닉으로 가득한 낭만주의의 두 거장... 쇼팽과 리스트!!
먼저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중 오묘한 분위기 속에 폭발하는 듯한 감성이 휘몰아치는 '저녁의 하모니'가 연주되었습니다.
와우~ 드디어 조용하게 품위를 지키며 듣던 청중들이 뜨거운 박수를 넘어 탄성 가득한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지요. ㅋㅋ
어찌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폭발할 듯한 격정과 그 숨막힐 듯한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되어 숨 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데......
그가 연주한 이 곡을 듣고도 가슴이 터질듯이 뛰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 가슴에 이상이 있는 사람일 거예요 ㅋㅋ
이 곡은 '저녁의 하모니'라고도 하고 '밤의 선율'이라고도 하더군요. 저녁과 밤은 전혀 다르다고도 할 수 있는데 어떤 게 맞는 것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제가 느끼는 이 곡의 느낌은 저녁이었습니다. 그것도 너무나 강렬한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는 그런 저녁...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선연한 빛깔의 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면 처음엔 넋을 놓고 그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가 하나 둘 떠오르는 기억들로 가슴이 뛰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치겠지요...
하지만 이 세상을 모두 빨갛게 태워버릴 듯한 그 노을빛도 이내 저 하늘 너머로 사라져버리고 어느새 짙은 어둠이 내릴 것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숨막히게 차올랐던 감정의 회오리도 잔잔해지겠지요.
이 곡이 그랬습니다. 정원님이 연주한 이 곡을 들으면서 떠오른 저의 느낌은 그랬습니다. 실제 그런 느낌으로 리스트가 이곡을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ㅎㅎ
다음 연주된 곡은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렛토' 주제를 가지고 리스트가 만든 패러프레이즈였습니다.
빠르고 가볍게 연주되는 화음들로 시작되는 이 곡 역시 리스트답게 눈부시게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지요.
정원님의 연주?
화려한 테크닉에 대해서는 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
특히 곡의 도입부에서 나타나는 화려한 선율을 너무도 가볍고~ 명료하게 연주하여 마치 하프로 연주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아... 어떻게 피아노에서 그런 소리가 날 수 있을까?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정원님의 손가락을 보며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려하고도 완벽한 테크닉,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풍부하고 섬세한 감성,
폭발할 듯한 열정과 격렬하고 뜨거운 에너지!!
와......... 정말 너무도 멋진 연주였어요!!!
마침내... 쇼팽!!
넘치는 서정미와 눈물날만큼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한 녹턴 작품 27-2번 D플랫 장조와 C샾 단조가 연주되었습니다.
D플랫 장조의 곡은 정원님의 섬세한 터치를 통해 너무나 감미롭고 아름다운 선율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밤의 정취를 느끼게 했고,
바로 이어서 연주된 C샾 단조(이곡도 원래 프로그램에는 없었지요)는 슬픈 아름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정원님의 섬세한 터치와 풍부한 감성의 표현으로 두 곡을 듣는 내내 울컥울컥 하고 말았지요.
이날 마지막 프로그램...
이번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
'장송 행진곡'으로도 불리우는 무겁고 장중하며 비장함이 가득한 스케일이 큰 곡으로 전 악장이 다 음울한 분위기이지만
정원님의 연주로 이 곡을 다 듣고 났을 땐, 왠지 모를 가슴 벅참, 강한 에너지로 가슴이 뛰고 있었습니다.
정원님에게는 첫사랑과도 같다는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그가 피아니스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이 곡에서 그는 그런 피아노에 대한 사랑을 가슴 벅찬 감동으로 표현했습니다.
그의 진심은 그의 손끝에서 아름다운 소리로 변하여 그대로 저의 가슴 속 깊이까지 전해졌고,
깊은 울림과 표현할 수 없는 가슴벅참으로 가슴이 먹먹해져왔습니다...
다른 이들도 그랬는지 기립 박수로 그의 연주에 화답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저는... 마음으로만 기립박수를...^^;; 넘 부끄러워서~ㅋㅋㅋ
3번의 커튼콜 끝에 연주한 첫번째 앵콜곡은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소개된 리스트의 '사랑의 꿈'!!!
꺄오~~~~~~~~~~ 여기저기서 환호가!!! ㅋ
정원님의 연주로 듣게 될 줄이야. 정말 꿈인가 생시인가 싶었습니다. ㅋㅋ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선율이 가슴을 파고들었지요.
급기야 성남 공연에서는 눈에 눈물이 한가득 고여서 정원님의 손가락도, 정원님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ㅠ.ㅠ
보이지는 않았지만, 가슴으로 전해지는 그의 연주는
정말.............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여기저기서 환호가 쏟아져나왔고 다시 두번째 앵콜곡이 연주되었습니다.
화려하게 시작되는 스크라아빈의 에튀드~
화려한 테크닉과 열정적인 연주로 대미 장식를 장식했지요. ^^
결국 이곳저곳에서 기립박수가....ㅋㅋㅋ
(저는 그때도 결국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 다만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치며 크게 환호를 보냈을 뿐....)
피아니스트 김정원...
그의 연주에는 정말 '특별함'이 있습니다.
그의 손끝을 통해 하나하나 살아나는 음들을 통해 전해지는
음악의 아름다움과 뜨거운 열정, 풍부하고 섬세한 표현은
그의 연주를 듣는 이의 마음에 커다란 감동과 위로를 전하는
그런 '특별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의 연주를 너무너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그가 제게는...
'너무도 특별한 나의 피아니스트'일 수밖에 없습니다. ^^
올해도 너무 가슴 벅차도록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던 그의 연주...
다시 또 어떻게 1년을 기다릴지 걱정인데,
내년에는 전국 투어가 없다는 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 ㅠ
아......................... 이런!!!!!!!!!
하지만,
그의 연주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하기에
2년도 기다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1년에는 다시 전국투어 하실거죠? 꼭~ 하셔야 해요! 꼭이요~!! 그리고 수원... 꼭~ 수원에도 다시 와주세요1!!! ^^)
당연히 기다릴 수 있습니다.
아니,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
올해도 변함없이 가슴벅차도록 아름다운 감동을 전해준 정원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
(특히나... 성남 공연 싸인회 때 저를 보고 먼저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동했어요! ㅋ)
남은 연주회도 잘 마무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앞으로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연주로 저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시길...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내년에... 다시 뵐게요!! *^^*
첫댓글 저도 성남공연에 갔었는데 쇼팽의 피아노소나타는 각별했습니다. 렌토로 우아하고 차분하게 마무리되고 난 이후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이어지는 프레스토의 피날레. 연주자도 사실 어렵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기복이 심한 이 곡의 느낌. 그럼에도 너무나 멋진 연주였습니다. 저는 31일에 다시 예당연주회로 2009년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항상 정원씨 연주 들으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성남공연을 함께 하셨군요!^^ 정말 멋진 연주였지요? 특히 쇼팽 피아노 소나타... 아~ 생각하니 또 가슴이 뛰네요ㅎㅎ 이렇게 함께 감동을 나눌 사람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31일 예당 연주회 가세요? 와~ 정말 좋으시겠어요!!! 사실 올해 공연 중 그날 공연을 가장 가고 싶었는데..ㅠ 공연을 거듭할수록 더욱 곡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정원님의 어느 인터뷰 기사처럼 아마도 올해 최고의 공연이 되지 않을까요? 정원님의 더욱 멋진 연주 들으시며 2009년 멋지게 마무리하시고, 거짓말님께서도 항상 정원님의 연주 들으시며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Andante님 후기 덕분에 제가 다시 공연장에 있는듯 했어요. 감사합니다.^^ 예당에서 2009년 마무리를 멋지게 하실 거짓말님도 너무 너무 부럽구요.^^ 괜히 김정원님의 팬이란 이유로 두분이 너무 너무 좋아지는(?) ㅎㅎ 두분 모두 행복한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___^
하핫...부족한 후기를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저도 이렇게 정원님 공연의 감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두 분이 무척이나 가깝게 느껴지네요ㅎㅎ 모두모두 정원님 연주 들으며 행복하시길, 2010년에도 행복 가득하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