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어려움없이 쉽게 만날 수 있으리라 예상했던 원효봉 금샘과의 만남은
생각과는 달리 두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월관여심님'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세번째 만에 어렵게 대면할 수 있었다
몇년 전 월관여심님과 '내포문화숲길' 50km 종주 프로젝트를 실행하던 중
제 1코스인 '예산군 방문자 센터'에서 '둔리' 구간의
원효봉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산중턱에서 만났던 샘인데
시기가 가을쯤에 비가 내린 후라야 볼 수 있다는 희귀한 옹달샘으로
샘물은 마치 금물을 쏟아 부은 듯 수면이 황금빛으로 덮여 있어 신비함을 안겨준다
두번을 찾아 갔어도 아리송한 기억으로 헷갈리는 금샘의 위치가 답답하여
'월관여심님'에게 조언을 구하니 10월이 오기 전에 동행을 해보자고 혼쾌히 제의를 한다
약속한 9월 27일(금) 아침 '월관여심님'을 기다리며
앞마당가에서 긴 여름을 견딘 꽃들과 잠시 미팅을 해 본다
날씨가 바뀌니 봄인줄 알고 꽃을 피운 산앵두!
땅두룹꽃
해질녁이 돼야 은근한 향을 풍기며 슬며시 꽃술을 여는 분꽃은
아마 밤에만 찾아오는 '야메' 손님이 있었던 게다
아침 이슬이 걷혀야 기지개를 켜는 나팔꽃과는 자주 눈인사를 건네곤 한다
일부러 날을 잡아 길 안내는 물론 차량으로 픽업까지 해준
월관여심님의 차가 옥계저수지에 당도했다
오랜 산친구였던 '짱아찌님' 친정집 앞에 주차를 하고!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동네인 중개골로 진입한다
산행 들머리의 이정표
숲길로 약 300여m를 치고 올라와 손쉽게 만난 능선에는
'계너미쉼터' 이정표가 무언이지만 친절한 길 안내를 한다
"오른쪽으로 가세요"
요즘 자주 만나게 되는 솔길과 중간중간의 이정표들은 가차없이 생략하다가
통나무 쉼터 옆의 오형제 상수리 나무만 앵글에 또 담았다
여러번 지나 다녔는데도 양쪽으로 네활개를 펼친 노송은 새로운 만남이다
아일라뷰~!
원효암터 직전의 바위 전망대에서
오늘도 수암산과 용봉산 라인을 확인하고 시량리 일원의 들풍경도 담아봤다
원효봉의 미봉(尾峰)인 퇴뫼산 너머의 덕산 시내 풍경은 짙은 내가 끼어 단념해야 했고!
원효암터와 무명 암자터는 눈인사만 건네고 신속히 이동한다
쌍돌탑 전망바위도 대충 훑어 보며 사면(斜面)의 숲길을 부지런히 이어 가는건
금샘을 얼른 보고싶은 마음에서였을까
둔리 6.05km 지점의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오른쪽 언덕으로는 원효봉 정상으로 올라 가는 길이고
왼쪽의 내리막 돌계단길은 의상암터로 내려 가는 길이며
금샘은 바로 의상암터 옆에 숨어 있었다
지난번 첫번째 방문 때에도 여기까지 진행을 했었지만
아무래도 하산길 같아 부근을 맴돌다 뒤돌아 섰던 곳이다
불과 10여 m만 더 내려갔어도 어렵잖게 금샘을 만날 수 있었는데
시량리로 내려가는 하산길이라고 생각되어 직전에서 멈춰섰으니
바로 금샘을 코앞에 두고서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여 긴 시간 마음고생을 겪어야만 했구나!
원효암터의 은술샘과 쌍벽을 이루는 의상암터의 금술샘
안내문에는 의상대사의 전설과 '환쟁이 절터'라는 전설도 갖고 있다고 씌여 있다
비가 내린지 며칠이 지났기에 아주 샛노란 색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지없는 금빛을 띄고 있는 금술샘!
샘앞의 너럭 바위에서 시량리쪽의 마을들을 찍어보려 나뭇가지를 들추며 바위로 접근했다
중간에 군데군데 깨여져 나간 곳이 많아 험상궂은 표정이 된 샘 옆의 암벽은
더 이상 무너져 내리지 않아야 금샘이 온전할 것 같았다
금샘과의 해후(解逅)를 마치고 다시 계단길을 올라오는데
샛노란 '짚신나물꽃'이 걸음을 붙드누나!
쌍돌탑과도 작별했는데~~!
왔던 길로 되돌아 나오던 중에 내포문화숲길을 관리한다는 분을 만나
이 길에 얽힌 대화도 나누고 금샘 표식에 대한 의견도 전한 후
한참을 걸어 다시 정규 능선으로 들어섰을 즈음
사진 찍느라 모자에 얹어 두었던 안경이 달아난 걸 발견했으니...!
어렵지만 다시 돌아서 금샘까지 왕복 걸음을 해야만 했다 ㅉㅉ
천남성 열매
사진을 찍으려 바위턱에 올라서며 안경이 나뭇가지에 걸려 떨어진 걸 알아채지 못하여
의외잖게 금샘을 두번 만나는 해프닝을 벌렸다
내포문화숲길 프로젝트를 함께한 죄(?)로 금샘 길라잡이를 해야만 했던 월관여심님이
안경을 찾아주느라 쌍돌탑을 애먼스럽게 두번이나 지나가고 있다
지난번은 차치하고 오늘만 두번째 왕복 곱빼기로 만난 무명 암자터와 원효암터!
"그러다 정들라! ㅋ"
3시간여의 산행으로 목적 달성의 뿌듯함을 안고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중개골 마을의 숲길을 벗어난다
도랑가의 고마리꽃은 잎과 줄기에 가시를 가졌지만 꽃잎은 마냥 고운꽃이다
중개골 어느 농가 마당의 알밤은 따고싶은 욕심이 날 정도로 사뭇 탐스러웠고!
마을 초입의 이정목과 주소는 혹 다른 사람의 길 안내가 될까하여 캡쳐해 왔다
우여곡절 끝에 끝낸 금샘 탐방은 밀린 숙제를 마친 기분이라 홀가분하기는 하지만
일부러 길라잡이를 하러 먼 곳까지 달려와준 '월관여심님'에게는 미안하고 고마웁다
신세를 진 것은 분명하지만 언제 또 이런 산행을 같이 해볼 수가 있으랴 생각하면
인연은 참 소중하고 귀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 계기였다
첫댓글 아! 자주가근 원효봉인뎨 멋진 사진과 훌륭하신 글솜히씨로 다십느니 새롭습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