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용병시대의 개막 이후 본격적으로 불이 지펴진 ‘타고투저’ 현 상은 올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겨울 국내 최고의 에이스 정민태와 최강 마무리 구대성이 일본으로 건너간 뒤 이제 한국 마운드엔 타자들을 압도할 투수진이 마땅치 않다.
최근 몇년 사이 프로에서 웬만큼 기량을 인정받던 투수들이 줄줄이 해외로 빠져나갔고 아마추어 유망주들,특히 덩치 좋은 투수들의 해외 진출이 급물 살을 탄 터라 마운드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수입 용병의 효과로 타자들의 힘이 세진 것에 비해 투수들의 구질 개발 이 더딘 것도 타고투저의 중요한 이유다.투수들은 체인지업 이외에 이렇다할 주무기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구질이 단조로우면 마운드에서 오래 버틸수 없다.
반면 힘있는 외국인 타자들이 몰고온 방망이 열풍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 지고 있다.98시즌 두산의 타이론 우즈가 42홈런을 몰아치며 불멸의 신화로 여겨지던 한화 장종훈의 시즌최다홈런 기록(41개)을 갈아치운 이후 방망이 판도가 싹 바뀌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용병열풍의 상승효과로 국내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 졌다는 점이다.99시즌 54개의 홈런을 날린 이승엽과 2000시즌 포수 홈런왕 박경완에 이르기까지 국내 타자들은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웨이 트트레이닝과 타격기술 등을 새로 보고 배워 지속적인 고속성장이 가능했다.
타자들은 강도높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힘이 늘었고 배트 스피드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이제 야구계에서는 “홈런왕을 꿈꾸려면 최소 40개 이상을 넘 겨야 한다"는 정설이 생겼을 정도.
던질 투수들이 모자라다보니 2군에 있어야 할 수준 낮은 투수들이 1군에 올라와 난타당하는 것도 ‘타고투저’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해마다 시범경기는 각팀에 새로 들어온 외국인 타자의 기량을 테스트하는 시험장이 됐다.올해는 두산의 트로이 니일과 LG의 댄 로마이어,현대의 JR 필 립스 등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