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학교생활이 순조롭지 못해서 걱정입니다.
초3여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작년 2학년 때 학교생활적응이 순조롭지 못하여 거의 1년 동안 사건과 사고가 있었고 다른 곳으로 전학을 와서 지금은 작년보다 나아졌지만 학교에서 수업활동을 거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실 수업뿐아니라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수업참여 미미하고 과제수행이 힘듭니다. 감정조절 잘 안 되고 시간개념이 없습니다. 옆의 친구를 짜증나게 하고 장난이 심하고, 규칙지키기를 어려워 합니다. 기차를 너무 좋아하고 친구를 미는 행동을 합니다. 말이 많고 쓸데없는 불필요한 말들을 합니다.
이아이의 장점은 독서를 많이 하였고, 요즘은 게임에 빠져있습니다. 지식의양과 질이 또래보다 높습니다. 관찰력이 뛰어나고 예리합니다. 기차박사입니다. 영재가 아닐까하고 주위에서 많이 말합니다.
일단 사회성이 부족한건 맞는 것 같고 학교생활 하는데 담임선생님이 많이 힘들다고 하십니다.
순조롭고 평범하게 조화로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집단 사회성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싶고 상담도 받아보고 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학교생활 적응이 어려워서 고민이시군요. 알려주신 아이의 증상에서 감정조절, 주의력, 상황 인지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신의 관심사 분야에서는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언어성 지능은 다른 영역의 지능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사회성에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는 대개 정서와 인지 발달 영역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상황 인지나 조직화의 어려움(우뇌의 기능)이 있을 경우 자기조절, 주의지속, 시간 관리, 규칙 지키기 등에서 문제가 나타납니다. 치료 개입 방향은 초기상담과 종합심리평가를 토대로 구체적으로 논의될 수 있습니다. 본 센터는 화요일~토요일에 오픈합니다. 시간 되실 때 전화주셔서 초기 상담 안내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우리아이를 위한 TIP!>
사회성을 이야기할 때 주대상은 단연 어머니입니다. 초기애착과 대상 관계가 사회성의 주요 골자이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이라는 학자는 엄마의 영향을 강조한 학자입니다. 아이는 어머니와의 관계성을 통해 자아(ego)를 형성하며 특별한 존재로 성장한다고 보았습니다.
위니콧은 아이가 초기에 자아를 하나의 통합된 존재가 아닌 부분적인 자아로 인식한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그는 부분적으로 인식하는 자아를 온전한 자아로 인식하기 위해 엄마의 따뜻하고 온정적인 돌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울면 엄마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즉각적 반응은 엄마와의 교감이 이루어졌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그래야 울음이라는 아이의 언어가 엄마로 하여금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태어나서 엄마의 즉각적이고 민감한 돌봄으로 마치 엄마와 자신이 한몸인 것처럼 느낍니다. 위니콧은 이러한 상태를 일차모성몰입(primary maternal preoccupation)이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상태의 양육의 몰입은 아이가 잘 성장하고 발달하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이때 아이는 엄마와 자신이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아이는 엄마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확인하고 충족하고 만족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때 아이는 엄마의 표정과 기분이 곧 자신의 표정과 기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엄마와의 이러한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타인과 감정을 잘 공유하지도 못할 것이며, 타인과 잘 소통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사회성을 위한 아버지의 필요성을 살펴보면 아버지는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건강하게 분리되도록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입니다. 아버지가 등장하지 않으면 아이는 엄마와 더욱 밀착해 떨어지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엄마와의 안정적 애착을 통해 자아(ego)가 생기게 되면서 아이는 아버지라는 제3의 인물과의 삼자관계에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는지 어려운 고비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이는 아버지의 등장으로 엄마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불안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아이라면 아버지의 등장으로 자신과 어머니와의 관계 사이에 누군가가 끼어든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엄마에게 집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한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가 친한 친구와의 관계에서 새로운 친구가 한두 명 더해진다고 해서 이전의 친구와 관계가 소홀해지지 않을 것을 미리 경험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통해서 가정 내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관계의 확장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의 연습 상대의 역할을 통해 아이가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중요한 디딤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헌출처: 사회성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초등사회성수업’(이향숙,김경 은, 서보라 공저(2020)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