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 김경빈
빨알가니 수줍던 볼 빛
축 늘어진 얼굴을 받쳐주네
또랑또랑 힘 서린 목소리
느린 걸음으로 귓가에 도달하네
오물오몰 말해도 음식을 먹어도 예쁘기만 했던 그 입술
빛바랜 풀잎이요 골 패인 나무껍질이네.
사랑을 꿈꾸던 촉촉한 눈망울
삶을 헤쳐 나오느라 분위기 만들어내던 촉촉한 눈망울 어디로 갔는가?
살짝 미소를 보여도 가지런하게 드러나고
옥수수처럼 하얗게 줄서던 고른 치아도 나날이 변해가네
발그스름하던 빛 사라지고 축 늘어진 볼 따귀
늘어지고 쉰 소리 쳐진 입 꼬리
노여움에 불나는 눈빛에 얼기설기 뒤틀어지는 치아들의 몸부림
육십을 훌쩍 넘긴 세월의 흔적
감추려 해도 입을 다물어도 드러나는 나의 노년.
첫댓글 자화상들을 올려보셔요. 지금의 삶이 아주 소중하고 감사해지네요.
네 세월의 힘은 인정하고
육체적 정신적 변화를 긍정적 마인드로 받아 드릴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음 갈등이 심화로 많이 힘들어 지더군요
인정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클 때 갖는 갈등은 너무 이겨 나가기 힘들어요
Evergreen님, 가지런하던 이가 좀 흐트러졌지만 전원생활과 긴 문학 활동을 통해 성취한 원숙미가 은은한 미소에 가득합니다.
저의
이야기 인가요?ㅎ
세월을 인정하자는 풋볼님의 말씀 맞아요, 항상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봐주시는 서주님 고맙습니다. 은혜님의 말슴 맞아요. 우리 모두 늙어가는 모습의 아쉬움을 담아낸 것이지요. 오늘도 당당하게 걸어가는 우리 노년들 화이팅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