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회 꿈과 詩 여름문학캠프 후기

[김혜린♡]

  여름캠프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매일 이것저것 시키기만 하는 식당 사장님 밑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책을 읽거나 티브이를 보고,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고…… 큰선생님과 한선생님, 여러 작가 선생님들, 문우들과 함께했던 2박 3일 간의 캠프는 마치 먼 옛날의 일 같다.

  처음 캠프를 떠나던 날이 생각난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전날 챙겨둔 짐을 확인했다. 여름문학캠프에 참여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지만, 처음 가는 것마냥 마음이 새로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이것이 혹시 꿈이나 환상은 아닐까? 내가 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이 맞나? 오전 열한 시 쯤 회관에 들어서서 고창수 선생님을 뵈었을 때에야 비로소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펜션에 도착하고 나서부터 3일 동안은 정말 낯선 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평소처럼 알바를 하지도 않았고, 집에서 동생과 티격태격 싸우지도 않았다. 문단의 거목이신 작가 선생님들과 함께 있었고, 회관의 선후배들, 동기 문우들과 지내고 있었다. 아마 문학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다는 것, 그리고 일상을 잠시 탈출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큰 의미가 되지 않았나 싶다.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에 요 몇주 동안 아침 아홉 시부터 밤 열두 시까지, 하루 종일 알바를 하다보니 글을 쓸 시간이 적어졌다. 한 문장도 제대로 쓰지 못했던 때도 있었고, 책 한 페이지도 읽지 못했던 날도 있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한 줄이라도 써보려고 하기도 했지만 피곤해서 다시 잠들기 일쑤였다. 그럴수록 더욱 간절히 글을 쓰고 싶어졌다. 매일매일 쓸 수 있었던 때가 그리웠다. 그런 내게 있어 캠프에 오신 작가 선생님들의 말씀은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것이었다.

  맨 처음 강연해주신 민용태 선생님께선 삶을 너무 계획해서만 살지는 말라고 하셨다. 젊음을 사랑하고, 무언가에 미쳐보라고. 미쳐서 사는 게 진정 사는 것이라고 말이다. 매우 인상적인 말씀이었다. 선생님께선 정말 삶 자체를 즐기고, 하고 싶은 것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분인 것 같았다. 또 오세영 선생님께서는 언어의 시적 기능에 대해 강연하시면서, 인간은 목적이 없다, 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다,라고 하셨다. 위에 쓰여있는 것들을 보면 알 수 있듯, 나는 이제껏 시간에 쫓겨 살아왔다. 때문에 계획해서 살지 않으면 해야 하는 일들을 다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두 분의 말씀을 듣고 생각해봤다. 내가 그동안 꼭 해야 하는 일들을 하느라 하고 싶은 것들, 보고 듣고 느끼고 싶었던 것들을 너무 뒤로 제껴놓지는 않았나, 또 내 삶 자체를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지 않았나 하고.

  소설가이신 윤후명 선생님과 전상국 선생님, 그리고 이혜경 선생님께선 서로 다르면서도 약간은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우선 윤후명 선생님과 이혜경 선생님께선 내 마음대로, 쓰로 싶은대로 개성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또 전상국 선생님께선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어야 하고, 초심을 유지하며 글을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문학은 아무래도 언어로 만들어진 예술이니만큼, 개개인의 장점과 개성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론 자기 자신의 아픈 기억들을 녹여서 쓰는 것이 좋다는 윤후명 선생님의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밖에도 고창수 선생님께서는 ‘영미 시의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셨고 지성찬 선생님께서는 현대에 와서 흔치 않아진 시조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다. 두 분은 같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시나 시조를 소리내서 읽고 외우라는 것이었다. 왜 꼭 소리를 내어 읽어야 하는지는 제대로 말씀해주시지 않으셨다. 아마 운문이란 것이 운율과 음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여운 있고 울림이 있게 각인이 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여름캠프가 좋았던 건 훌륭하신 시인, 작가 선생님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러 문우들과 함께하며 각자의 좋은 점들을 배우고, 어색했던 사람들과는 좀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특히 정규반의 주우와는 동갑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존댓말을 쓰던 사이였는데, 캠프를 통해 정말 많이 친해졌다.

  캠프를 주최하시고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위해 정말 많이 고생하신 큰선생님과 한선생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하나하나 다 신경써서 힘들게 준비해주신 작은 선생님께 무척 감사하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와주셔서 우릴 위해 강연해주신 고창수 선생님, 윤후명 선생님, 전상국 선생님, 지성찬 선생님, 이혜경 선생님, 민용태 선생님, 오세영 선생님께는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더 열심히, 치열하게 글을 쓰는 수밖에. 정규반과 새내기 대학생들을 이끌어주신 선배님들, 함께 공부하고 웃고 즐긴 동기들, 그리고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도 않는데(혹은 동갑이거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도) 깍듯이 예의 갖추며 선배 대접을 해준 후배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ㅁㅁㅁㅁ]

하...혜린아... 나와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하다니 영광이다ㅋㅋㅋ 짜식.....감동감동 근데 여기 문학행사 후기 올리는데야..ㅋㅋㅋ

[김혜린♡]

어디다 올려야 할지ㅋㅋㅋㅋ

[이화연]

자유게시판 아니었나?

[김혜린♡]

몰라ㅎㅎ 어쨌든 후기 올리는 카테고린 여기니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