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무르익다.
이맘때쯤이면 청명한 날씨를 벗 삼아 단풍놀이를 가는 분들이 많으
실 텐데요. 뜨겁게 물든 단풍이 매혹적인 가을입니다.
⌜제1회 대한체육회장배 전국바둑선수권대회」가 충남 예산 수덕사
에서 2017.10.28(토)~ 10.29(일) 열렸다.
수덕사 입구에 다다르니 ‘대한체육회장 배 전국바둑대회’ 현수막이
환영하고 있었다.
천년 고찰 수덕사를 오르는 길목에, 바둑대회 장소를 알리는 현수막
옆에 키를 뒤집어 쓴 ‘오줌싸게’ 조각상이 서 있다.
어릴 때, 오줌을 싸면 아침에 키에다 소금을 받아 오던 분들도 아마
계셨을 겁니다.
오후 1시40분.
대웅전 앞 법당에서 수덕사 정묵 주지스님, 서광사 도신 주지스님,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윤태현 대한 바둑협회 부회장, 아이콘 헬스 케
어 윤수로 회장, 예산군 김태호 부군수, 조훈현 국회의원 등 내빈들이
원년의 대회를 축하했다.
영원한 바둑황제 조훈현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수덕사는 1995년 유
창혁 9단과 왕위전 도전기를 두었던 추억의 장소인데, 이곳에서 대한
체육회장배가 열리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축사를 하는 조훈현 국회의원.
개회식이 끝난 2시부터 분야별 대회가 수덕사 경내 야외에서 펼쳐졌다.
충남 지역 어린이부와 일반부 단체전, 화합부(승려. 신부. 목사 등 8명)
는 서산 서광사에서 열리고, 지역 연구생 단체전, 초등 최강부(32명), 중.
고등부 최강부(32명), 주니어 최강부(상위 랭킹 32명), 시니어+여자 최강부
(시니어 상위랭킹 16명, 여자 상위랭킹 16명)는 예산 수덕사에서 진행됐다.
초등 최강부에서 우승한 김은지(오른 쪽)
초등 최강부와 중. 고등 최강부는 대웅전을 바라보는 야외에서 열리고,
주니어 최강부와 시니어+여자 최강부는 개회식을 치렀던 법당 앞마당
에 자리 잡았다.
시니어+ 여자 최강부에서 준우승한 서부길 아마7단 (아래 정면으로 보이는 왼쪽)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덕숭산 ‘색감의 바이러스’ 에 감염된 채.
울긋불긋 점령군같이 다가오는 단풍 말이다.
천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자연에서, 바둑 두는 일이 정말
이지 낭만적이지 않은가.
법당 앞 담장에 참가한 선수들의 면면들이 박힌 상황판이 세워져
있구나.
A7이 자랑하는 회심의 작품.
어느 대회건 ‘제1회’ 라고 이름 붙은 건, 원년의 기념비적인 것에 더하
여 계속해서 ‘제2회’, ‘제3회’로 이어갈 것이기 때문에 매우 상징적이다.
초청된 프로기사는 서봉수 9단, 서능욱 9단, 이민진8단, 김신영 초단.
친필로 바둑판에 싸인하는 서봉수 프로 9단.
서봉수 명인이 바둑판에 친필 싸인 하는 찰나, 초등 최강부, 중. 고등
최강부가 열리는 그 앞에서 대한 바둑협회 심우상 사무처장님과 송재
수 기획 이사님과 한 컷 찍었다.
(왼쪽부터) 송재수 대한 바둑협회 기획이사. 필자.
심우상 대한 바둑협회 사무처장
언제나 바둑현장에서 수고로운 분들이다.
지팡이를 짚은 스님이 저 아래 담장 밑에서 시합 두는 모습이 매우
신기한 듯, 오랫동안 유심히 내려다보신다.
“스님 바둑 어느 정도 두세요”
한참을 망설이던 스님이,
“오목은 둘 줄 알아요”
그리고선 먼 산 한 번 쳐다보고, 바둑 한번 내려다보고.
바둑삼매경이 따로 없다.
호서湖西의 금강金剛이라 불리는 수덕사修德寺에서 올해 첫 출범
한 ‘대한 체육회장 배 전국바둑대회’가 열리게 된 것은, 매우 뜻 깊
은 일이라 하겠다.
수덕사가 ‘덕숭 총림’이라 불리는 불교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오
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덕숭산 산 꼭대기 '정혜사' 에서 내려다 본 수덕사.
바둑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정회원 단체로 정식 승인을 받은지 9년 만에 ‘제1회 대한
체육회장 배 전국바둑대회’가 열리게 된 것은,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시작했
다는 증거의 다름 아니다.
그것은 바둑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한마음이 되어 지지해 주는데 힘입은 바 크다.
원년의 바둑대회를 주최. 주관한 대한바둑협회와 후원해 준 대한 체육회, 문화체육
관광부, 국민체육 진흥공단, 수덕사, 서광사에게 바둑 팬들의 일치된 마음을 담아
고마움을 전한다.
참 감사한 일이다.
☻ 지역 연구생 단체전
우승 : 전라남도
준우승 : 대전광역시A
3위 : 서울시, 경상북도
☺ 초등 최강부
우승 : 김은지
준우승 : 김승구
3위 : 정우진, 신동현
☻ 중. 고등 최강부
우승 : 김동희
준우승 : 심규보
3위 : 안용호, 최정관
☺ 시니어+여자 최강부
우승 : 조민수
준우승 : 서부길
3위 : 이학용, 김수영
☻ 주니어 최강부
우승 : 정찬호
준우승 : 오경래
3위 : 장현규, 허영락
첫댓글 활동이 대단하십니다.
옛날에는 바둑대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올라왔는데,
지금은 하루 정도 펜션이나 민박하고 둘러 본 다음, 여유 있게 올라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