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는 사랑을 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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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은 켜서 함지 속에 숨겨 두지 않고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하여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비춘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 마태오 복음 5장 15~16절
살다 보면 어떤 날은 하늘이 아주 가까이 내려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한 걸음을 이끌고, 절망의 문 앞에서 다시 희망을 열어 주시는 분이 계심을 분명히 알게 되는 날이다.
오늘 내가 적는 이야기는 그런 날의 기록이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우리보다 먼저 길을 걸으시며 사랑을 준비하시는 하느님의 발자국을 따라 적어 내려간 작은 증언이다.
센터를 통해 만난 형제 가운데 깊은 우울 속에 살아가는 이○○ 씨가 있었다.
남편 디에고는 그와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친형처럼 마음을 나누었다. 말이 거의 없던 그는 어느 날 아주 짧은 메세지를 보내왔다.
"어금니가 없어서 음식을 씹을 수가 없습니다."
그 한마디에는 오랜 세월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했던 삶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마침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는 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젊은 원장님의 성품을 믿었기에 '이 형제도 한번 진료를 받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발걸음이 이렇게 긴 여정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약속한 날, 또 다른 형제도 함께 치과에 동행했다.
김○○ 씨.
쉰넷의 나이였지만 그의 삶은 너무 일찍 겨울을 맞은 사람 같았다.
네 살 무렵 버려져 글도 배우지 못했고, 거리에서 살아오다 명의 도용까지 당해 억울하게 교도소 생활을 해야 했다.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노숙인들에게 조차도 밀려나 갈 곳이 없던 겨울밤에는 버려진 하수관 속에서 길고양이들의 체온으로 추위를 견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사람의 삶이 이렇게까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 앞에서 오래 말을 잃었다.
두 사람의 입속은 오랜 세월 방치되어 있었다.
어금니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고, 김치조차 제대로 씹을 수 없었다.
몸무게는 40 킬로그램도 되지 않았다.
깡마른 그와 주눅들어 말을 잃은 형제를 바라보는 순간, 마음 한쪽이 무너져 내렸다.
'주님,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치료 계획은 길었다.
신경치료.
발치.
그리고 틀니.
견적서는 칠백만 원이 넘었다.
종이 한 장이었지만, 우리에게는 커다란 산처럼 느껴졌다.
이미 다른 청년의 부러진 앞니 치료도 함께 돕고 있었기에 계산기를 두드릴수록 현실은 더욱 무거워졌다.
그런데 이상했다.
막막했지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주님께서 길을 만드실 것이라는 설명하기 어려운 믿음이 마음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으로 두 형제의 사연을 전하기 직전이었다.
노숙인센터 문을 나서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 강사비가 들어왔는데 소금창고에 후원하고 싶습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주님께서 먼저 시작하고 계셨구나.'
그 뒤로는 사랑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한 분이 오십만 원을 보내셨고,
또 한 분이 십만 원을,
또 다른 분이 삼십만 원을 보내셨다.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어느새 백삼십만 원이 되었다.
돈보다 더 큰 것이 있었다.
'나도 함께하겠습니다.'
그 말 없는 고백들이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목사님의 후원금은 치료 때문에 끼니를 놓친 두 형제의 따뜻한 밥이 되었고, 치료 후 먹을 죽이 되었다.
비는 며칠째 그칠 줄 몰랐다.
병원은 멀었고, 두 사람은 혼자 다닐 수 없었다.
우리는 치료비만 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의 보호자가 되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함께 병원으로 가고, 함께 기다리고, 함께 돌아왔다.
말을 걸어야 겨우 대답하는 사람들.
오랜 상처는 치아만 썩게 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언어까지 닫아 버리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왜 저 사람들만 특별히 챙기느냐는 말도 들렸다.
하지만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다.
우리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그 말은 그들에게 한 약속이면서 동시에 하느님께 드린 약속이었다.
오늘은 치료를 시작한 지 꼭 두 달이 되는 날이다.
신경치료가 끝나고 이제 틀니 제작이 시작된다고 한다.
전체 치료비는 737만 원.
주민센터 지원금과 후원금을 합해도 아직 사백여만 원이 부족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디에고는 짧게 기도했다.
"하느님, 아시지요."
나는 속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부족하면 내가 카드 할부를 하면 되지.'
이상하게도 그 순간 마음은 아주 가벼워졌다.
맡겨 드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느님은 귀도 밝으시다.
남편 디에고의 탄식하는 말도 기도로 받으셨나?
"하느님, 아시죠?"
아니면 '카드 할부처리로라도 잔액을 치르려는 내 맘의 소리를 들으셨나?'
그날 저녁.
디에고가 착한 치과 원장님과 치료비 잔액 문제로 통화 한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두 분을 끝까지 돌보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감동했기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나머지는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흘렀다.
사랑은 사랑을 부른다.
하느님의 마음은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며칠 전부터 우리는 약속을 하나 했다.
치료가 끝나면 꼭 고등어구이를 먹으러 가자고.
먹고싶은 메뉴는 그들이 똑같이 선택했다.
'고등어 구이'
하지만 치료 후 두 시간 동안은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약속은 몇 번이나 미뤄졌다.
오늘만큼은 꼭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디에고는 치료가 시작되기 전 실장님과 요셉 원장님께 조용히 부탁했다.
"오늘은 동생들이 식사 할 수 있도록 조금만 배려?해 주세요."
치료가 끝난 뒤 실장님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드셔도 된답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작은 봉투 하나를 디에고 손에 쥐여 주었다.
그날 점심에는 넘 더운 날씨 .
고등어구이가 아닌 냉면으로 대신했다.
함께한 분이 식사비를 내겠다고 하셨지만 나는 사양하고 내 카드로 계산했다.
집에 돌아와 디에고가 내민 봉투를 받아 드는 순간 알았다. 주님은 우리의 계산보다 훨씬 앞서 일하고 계셨다는 것을.
그 봉투 안에는 돈보다 더 큰 위로가 담겨 있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다." 그 말씀 같았다.
오늘 나는 이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등경 위에 올려놓는다. 우리를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요셉 원장님 고맙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통해 지금도 살아 역사하신다는 사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이다.
세상은 여전히 어둡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둠은 언제나 빛 하나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오늘도 누군가는 자신의 것을 내어놓고,
누군가는 손을 잡아 주고,
누군가는 끝까지 곁에 머문다.
그 작은 사랑들이 모여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
그리고 그 등불의 빛은 결국 사람을 향하지 않는다.
모든 빛은 하늘을 향한다.
그 사랑의 시작도,
그 사랑의 끝도,
모두 하느님이셨다.
아멘. 할렐루야.
ㅠㅠ. ㅠㅠ. 2026. 8. 7일(금)
글쓴이 : 소금지기 김경순막달레나.
이미지 : ChatGPT .코파일럿
오늘의 2026. 8. 8일 (토) 말씀입니다.
■ 믿음은 어둠도 □ 이렇게 밝게 만듭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ㅡ필리 4. 13 ㅡ
#소금창고1004 #디에고 #막달레나 #,AI 미술협회
첫댓글 하느님 아시죠!
그래도 저는 세상에 결산서를 내어 놓습니다.
ㅡ 두 명의 틀니 비급여 자기 부담금 ㅡ
총액 : 737만원
1. 용답동 주민센터 200만원
2. 소금창고 후원자 성금 130만원
3. 늘바른 이치과 요셉원장님 40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