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점입가경
서울 한강변 전경. 큰 건물 옥상에서 군인이 큰 망원경으로 하늘을 살폈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역시 오물풍선같아"
"김정은인지 김여정인지가 또 발작인지 생리시작했구만"
터져서 파편들이 흩어지는데 멀리서 사람들이 한가하게 구경하는 중이었다.
"가만, 한참 상공에서 터지다니 저건 뭔가 이상한걸?"
아래 사람들 흩날리는 쓰레기?를 보다가
"이,이건 뭔가 이상한 냄새..구린것 같기도 하고.."
"어억" 비틀비틀
"커허헉" 코를 막고 경련하고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군중들.
[애애애애앵~~] 사이렌이 울려퍼지고
[따르르르릉] 공습경보에 사람들 쓰러지고 도망가고 난리도가니다.
<동작구에 화학가스와 방사능폐기물이 섞인 풍선 폭발!>
<수십명이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일대주민들 천수백명이 고통을 호소>
<비상계엄령 선포! 강남 5분지1 통행금지 구역으로 선포!>
<분석결과 브이에프 계열 신경가스와 우라늄238등 고준위 핵물질이 포함되어 북한에 강력한 규탄>
<북한은 자기들 짓이 아니라고 모든 혐의 부인! 미군이나 중국과 일본으로 혐의를 전가>
<사망자는 없으나 치료에 엄청난 비용이 들며 오염제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듯>
<미국은..일본은..유엔은...>
<압구정 상가 원인불명 화재로 15층 건물 전소! 1급 통행금지구역이라 소방차진입이 불가>
<여러 국제회의 취소. 서울 모임 취소. 여행금지 확산, 대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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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풍경, 과수원에서 포크레인이 나무를 묶어 밖으로 뽑아내 한곳으로 치우자. 청년둘이 달라붙어 통나무로 굴려 치웠다.
"서울이 불탄다는 네 예언이 또 들어맞은 셈인데 정말 시끄러워지겠다"
멍구와 영생이였다.
"서울이 아니라 일개 상가건물이잖냐"
"얘가 세상 모르네, 그 사진이 세계각지로 퍼져봐라 당연히 서울이 불타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더있냐?"
"그리 따지면 모든 아궁이 렌지가 불구덩이지"
"진짜 이번보다 더한 불바다란 말야? 언제?"
"내가 그걸 알면 진작에 운명철학관 열었다"
또 나무가 뽑혀오자 둘이서 보조했다.
"근데 이번에 출판사 인수해서 벌이는 고인 추모 공모전말이다. 얼마나 응모해올 것 같냐?"
"열명정도는 하지않을까?"
"겨우 열명? 허이구야"
"다음주엔 수백명이 응모할지 몰라. 등수없이 무조건 모두에게 천만원씩 상금으로 주면"
"다,다음주에 또? 아참, 그보다 무조건...천만원이라고?"
"그래"
"여,영생아..열명이면 일억 백명이면 십억인데.."
"돈 닿는대로지 뭐"
"네돈 네맘대로 쓴다는데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만"
"내돈이 아니란다. 나를 믿는 사람들 마음이란다"
"그, 그렇게 해서"
"최소..글을 쓰는 시간엔 고인을 생각할 수밖에 없겠지"
"나처럼 글도 모르는 사람은 그런 공돈도 못챙기겠다?"
"아참, 그도 그렇다...음..녹음으로 응모해도 된다고 광고해야겠다"
"...영생아, 황당아, 내가 졌다!"
한밤중, 허름한 해장국집 내실에서
신기원과 군수가 마주앉아 해장국을 먹고 있었다.
"사실 서울은 오래전부터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권 안이었네. 수천발의 포탄이 날아와 폭발할 수도 있었어. 그런데 국민들은 무조건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턱없는 낙관에 오랜동안 젖어있었다고"
"이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까요?"
"현실을 알고는 제일 먼저 부자들이 서울을 떠나기 시작하겠지. 내 벌써 잠실에 사는 처남에게 빨리 손털고 뜨라고 연락했지만 점점 부동산값이 떨어질거고 서울은 점점 쇠락해갈거네. 누가 폭탄 떨어지는 곳에서 살고 싶겠나?"
"...머지않아 서해시 근방 땅값이 오르겠네요"
"장기적으로 보아 틀림없이"
술한잔을 들이킨 신기원의 표정이 망연해졌다.
"산다는게 뭔지 정말 모르겠어요..."
"오래전부터 죽음을 생각하고 유산이든 인간관계든 모두 정리하며 털어왔는데, 이번에 막상 죽는다는 영생이말을 듣고 다시 돌아보니 정리할게 아직 많이 남아있지 뭔가요. 부모님건이나 할머니도 그렇고 작고한지 오래이신 할아버지까지도 미진하고..참, 이번에 만난 미진이라는 꼬맹이도 배려해야되니..."
"살게! 악착같이 살아내어 모두 털고가라고"
"예, 자살은 비겁한 도망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지요만, 최선을 다한후 내가 죽어도 과연 누가 나를 얼마나 기억해줄까 생각해보니...하루..기껏 며칠후에는 까마득히.."
"결국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유사이래 죽지않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나?"
"사실인지 몰라도 예수만 부활해서 영생했다지요..흐흐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