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시청한 사극 가운데 "황진이"는
사극의 격조 높은 품격, 그 지존의 자리에 등극하였습니다.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황진이는
송도의 기방을 베경으로 박연폭포와 서경덕과 함께 송도삼절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2006년 방영된 24부작의 사극 황진이역에 열연한 하지원은
2003년 다모에서 시작하여 2006년 황진이를 비롯하여 2013년 기황후에 이르기까지
사극의 승승장구를 하였습니다.
황진이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하지원은
다모의 무협신에서 황진이의 미모와 재능, 그리고 송도삼절의 품격을
청산리 벽계수의 만공산하로 열연하였습니다.
또한 사극 기황후를 통하여 고려의 유민에서 원나라의 기황후가 되기까지
거친 황무지를 옥토로 개간하는 역정의 삶, 그 스펙타클한 대서정을 완성하였습니다.
하지원은 25세에 사극 다모의 무협 멜로에서 종사관과의 사랑으로 시작하여
28세에 송도의 기생으로 천하의 명월이 되어 왕을 감동시켜 옥루를 전두(纏頭)로 받아내고
35세에 고려왕과 원나라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멜로의 지존으로 승승장구하였습니다.
사극 황진이에 흐르는 문학적 서정과 절제된 영상미학은
사극의 격조높은 품격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실의 끈, 그 끝에 묻어나는 거문고와 가야금 현의 울림은
진실, 그 미완의 사랑을 완성해 가는 환상적인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예인의 도리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예인의 춤으로 심화를 풀어내고 풍유를 즐기는 양반네들의 기생문화를
삶의 애환으로 가득한 백성의 춤사위로 명월의 만공산하를 이루어
춤의 운율로 백성의 행복을 표현하는 무도를 완성하였습니다.
글과 소리와 춤의 영상 미학을 완성한 사극 황진이는
병자의 고통만 생각하는 허준과 먹는 이의 맛을 그리는 대장금을 뛰어넘는
문학적 감성과 기예의 절제된 영상미학으로
진실의 소통과 공유, 그 삶의 미학을 완성한 소셜 네크워크였습니다.
사극의 운율과 리듬으로 넘치는 수련과 경진과 진연의 절제된 시화적 영상미학은
사극 황진이의 작품을 사극의 정상에 올려 놓았습니다.
문학적 감성과 기예로 격조 높은 품격의 영상 미학을 완성한 사극 황진이는
진흙에서 피어나는 연꽃처럼 보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영상미학의 창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고의 기예와 무도, 그 진실을 찾아 가는 귀납법적 전개는
사계를 연주한 비발디의 환상적인 오케스트라처럼 사랑과 진실의 선율을 찾아
끝없이 연주하는 심화의 향연이었습니다.
죽는 사람이 가장 적은 사극으로 가장 많은 눈물을 가진 "황진이"는
수 천 번 지옥불을 오고가는 삶의 애환, 그 역정의 대서사시였습니다.
청산리 벽계수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가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여간들 엇더리
청산 속 시냇물아 쉽게 흘러감을 자랑마라
한번 넓은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밝은 달이 산에 가득 차 있으니 쉬어감이 어떠하냐
참으로 청산리 백계수에 투영된 황진이의 인생 미학은
진실한 사랑, 그 자유로운 심화의 갈증이었습니다.
사극의 대장정, 그 투어는
역적과 군주를 넘어 황진이를 시청하고
이제 구한말과 일제시대의 배경인 SBS의 사극 52부작의 "토지"를 감상하고 있습니다.
송도삼절의 하나인 서경덕이 황진이에게 소개한 스승은
마른 꽃잎이 차잔의 물에 생화처럼 피어나듯
시선의 향기와 그 맛을 가진 차의 신비였습니다.
사극을 통한 소통과 공유의 미학, 그 인생살이 공부는
청산리 벽계수, 그 삶의 미학을 완성해 가는 인간학의 연금술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