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에서 일어난 일을 그린 영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해서 참 흥미롭고 유쾌하게
때로는 슬프고 참혹하게
잘 보았습니다.
현재의 벨파스트 모습을 화려하게 컬러로 보여주다가
흑백으로 변하면서 과거로 전환됩니다.
우리네 그 시절처럼 이곳 사람들도 온 동네가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골목에서 뛰어놓고,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하나 둘 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 옛날 우리 모습과 똑같더라구요.
주인공 버디는 공부도 잘 하고 싶고 좋아하는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평범한 소년.
티비에서는 이 지역 분쟁에 대해 심각하게 보도하지만,
버디와 식구들은 하루하루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죠.
가끔 동네의 개신교도들이 천주교도를 타깃으로 무시무시한 일들을 벌이곤 하지만,
그 속에서 개신교도인 버디는 천주교가 어떤 건지 궁금할 뿐이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좋아하는 여자 친구를 생각할 뿐입니다.
엄마는 세금과 생계를 걱정하고,
아빠는 자신을 자꾸만 폭동에 끌어들이려는 친구를 피해, 벨파스트를 떠나는 것에 대해 고민합니다.
하지만 생활 터전이자 자신의 뿌리를 떠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그때 버디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결국 버디네는 영국으로 떠납니다.
감독은 물론 버디의 아빠 역 제이미 도넌, 할아버지 역 시아란 힌즈 등 다양한 배우들이 실제 벨파스트에서 태어난 이들이고, 주디 덴치(할머니 역) 역시 아일랜드 쪽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버디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낙관적이죠.
영화 속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대화를 듣고 있자면, 참 유쾌합니다.
종교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버디와 식구들은 벨파스트를 떠나고, 할머니는 벨파스트에 남습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자막에는 ‘떠난 사람, 남은 사람, 길 잃은 사람 모두를 위해'라는 글이 나오는데,
그러니까 이 영화는 '떠나온 곳에 대한 헌정사'라는 생각이 드네요.
무거운 주제인 듯한데도 잔잔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이 영화,
참 좋았습니다.
tip:
79회 골든 글로브, 94회 미국 아카데미, 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75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첫댓글 이번 여왕 죽음에 온세계가 난리였지만 아일랜드는 축하분위기였다죠.
생각해보면 영국이 전세계에 저지른 악행은 어마어마했지요.
신사의 나라니 뭐니 참 웃기는 이야기예요.
그러니까요. 난 대영박물관에서 가장 놀랐던 게, 이집트 미이라 전시해 놓은 거... 그거 보는데 참 슬프더라구요. 약탈도 참 심하구나.ㅠㅠ
영화는 좋았어요. 몰랐던 세계 역사를 영화로 배우고 있습니다.
@바람숲 혹시 넷플릭스 < 더 크라운 > 보셨어요? 몇부작인지 까먹었는데 영국 왕실 중심의 역사가 꽤 흥미있었어요
@산초 안 봤어요. 긴 건 보기가 힘들어서...일단 찜해 놓고 차분히 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