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 8막66장 (1부-2)
부리나케 달려온 인생.
자식들 부양하고 가정을 꾸리며 성실히 산 인생.
무엇이 인생인지 알지 못한채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
그러다 나도 모르게 늙은이들이라 칭하는 만65세가 되였다.
후손들이 "할아버지"하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되였고 후손들 성장에 내나이 지팡이처럼 썩어 뭉개지얼정
마냥 즐겁기만 하였다.
지하철의 노인석을 서슴없이 앉게 되고 심지어는 젊은이가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더구다나 정부에서는 어르신교통카드를 주어 지하철을 무료로 승차하게 되였고 일반 고궁이나 유적지는 무료로 입장하거나 65세 노인들에 상응하는 할인혜택을 부여하였다.
나는 비로소 내가 늙은이가 되였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어르신교통카드를 들고 지하철을 무한대로 공짜로 탈수 있다니 더할나위 없는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즐겁지 않았다.
즐거워 하기에는 내가 갈곳이 별로 없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점점 횟수가 줄어들었고 늙은이가 술냄새 푹푹 풍기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볼쌍 사나웠다.
종로3가 어르신들의 성지인 파고다 공원을 가게 되다니.
세운상가의 1000원 짜리 국밥을 먹고 나무그늘에서 쉬던 어르신이 내가 되다니...
세월의 흐름이 이리도 빨리 갈줄은 상상도 못하였다.
내가 65세가 된것이다.
드디어 어르신들의 세상에 첫발을 디디게 되니 죽음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 지는것 같아 잠을 설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