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나는 나무에서 시작해 바람, 바다, 고래, 사슴 등 많은 것이 되어 봤어요.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연결되어서 이 세상을 풍성하게 채우고 있어요. 과연 ‘나’는 정말로 누구이고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출판사 리뷰
상상할 수 있다면 사랑할 수 있어!
상상력의 크기만큼
무한히 확장하는 사랑의 힘
여러분은 어디까지 상상해 봤나요? 나중에 커서 귀여운 강아지가 되겠다며 부모님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은 없나요? 장래 희망이 소방관이 아닌 ‘소방차’여서 어른들을 난감하게 했던 순간은요? 동심이 무럭무럭 자라는 시기에는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고는 하지요. 이 책의 주인공도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휘해 우리를 지구의 이곳저곳으로 데려가요. 알록달록 다양한 장소에서 반복되는 ‘내가 만일…’이라는 가정법(假定法)에는 마법 같은 힘이 있어서 우리는 직접 나무가, 바다가, 고래가, 새가 되어 볼 수 있어요.
『내가 만일 나무라면』은 그렇게 인간 외에도 다양한 존재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우치며, 그들과 오래오래 함께하려면 우리 자신과 전혀 다른 무언가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상상력과 기꺼이 보살필 줄 아는 사랑의 힘이 중요하다고 잔잔하면서도 분명하게 말하고 있어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생각과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그림책
『내가 만일 나무라면』은 앞에 나오는 단어를 뒤의 문장이 받는 형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되고 있어요. 그렇게 모든 문장이 연결되어 돌고 도는 이야기 구조를 통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그 무엇도 홀로 오롯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지요. ‘나’는 사실 나무도, 사막도, 이슬도 아니지만 나 역시 그 관계 속에 있거든요. 책의 결말에 다다르는 순간 독자들은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자신의 책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될 거예요. 더 나아가 기후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 가장 중요한 화두인 지속 가능성에 관해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인지 대화의 계기를 제공하는 책이에요.
처음으로 번역에 도전한
오은 시인의 참되고 선명한 언어
『내가 만일 나무라면』에 나오는 문장은 어린아이도 쉽게 따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해서 출발어뿐 아니라 도착어에 특히 예민하고 충실할 수 있는 번역가가 필요했어요. 우리말을 가장 탁월하게 다루는 부류가 있다면 아마 시인들이겠지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중, 외국어에 능숙하고 남다른 언어적 감각과 활발한 활동으로 대중성까지 갖춘 오은 시인이 『내가 만일 나무라면』으로 새로운 분야에 용감하게 도전했어요.
「만약이라는 약」이라는 시를 쓰면서 무수한 만약들을 만났’다고 이 책에서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는 오은 시인은 이번엔 창작이 아닌 번역의 과정에서 다시 한번 가정법이 가진 또 다른 힘에 집중했어요. 앞 문장과 뒤 문장이 단어를 주고받으며 반복하면서도 변주하는 글의 틀 속에서 말놀이를 즐기는 시인이 어떤 작업을 해냈을지 궁금하다면 『내가 만일 나무라면』을 꼭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