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전하러 왔다고 하니 입 막고 끌어내”
경찰 “퇴거불응 혐의…아직 수사 중”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지난 1일 분당서울대병원 행사장에서 대통령경호처 직원에게 입이 틀어 막힌 채 끌려나가는 모습.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서 반대 의견을 전달하려다 경호원들에게 입이 틀어 막힌 채 끌려나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1일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을 퇴거불응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임 회장은 지난 1일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장에 찾아가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에 관해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려다 행사장 앞에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이 틀어 막힌 채 퇴장당했다.
이 토론회는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 필수의료 붕괴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과 의료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윤 대통령의 8번째 민생 토론회다.
임 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토론회 전날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자료를 보고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해 관련 의견을 전하려고 토론회장에 찾아갔다”며 “‘의료 현장 전문가로서 대통령께 의사를 전달하려고 왔다’고 하니 경호원들이 입을 막고 끌어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당시 실랑이가 벌어진 곳이 외부인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택배기사도 왔다 갔다 하고, 병원 직원들도 수시로 지나다니는 공간에서 (경호원이) 나갈 것을 요구했다”며 “(경호원이) 경호 구역이라고 하길래 밖으로 나가기 위해 경호 구역이 어디까지인지 경호원에게 물어봤으나, 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갑자기 입을 막고 강제로 연행했다”고 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행사장 주변은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상 경호구역이라며 퇴장 조치의 근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필수의료 정책에 대해 관련된 사람들에게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제대로 의견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무너진 소아 의료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해 절박하게 대통령께 전할 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날 민생토론회 참석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임 회장은 경찰에 의해 분당경찰서로 이송된 뒤 9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일 입건해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에도 카이스트 졸업생이자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인 신민기씨가 윤 대통령이 참석한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다 경호원들에게 입을 틀어 막힌 채 강제 퇴장당한 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