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두번째 달 <두번째 달>
심사평 수완이 좋은 제작자였다면 아마도 2005년 현재의 한국 대중음악 상황에서 두번째 달의 앨범을 내놓는 것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두번째 달의 데뷔 앨범 <두번째 달>은 일곱 멤버로 구성된 대식구가, 생소하기 만한 캘틱 민요를 차용하여, 수록곡의 대부분을 연주곡으로 구성한 ‘상업적 자살’과도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앨범 <두번째 달>이, 분명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 한, 그 태생적 한계 상황을 넘어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 배경에 인기 TV 드라마의 유명세가 있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같은 사실이 이 앨범의 가치를 훼손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이런 음악이 잘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영리한 음악방송들이 외면한 인디 음악의 가능성을 TV 드라마가 대신 확인시켜주었다는 사실을 탄식해야 함이 옳을 것이다. 음악에 대한 그 태도의 측면에서 볼 때, 이 앨범은 2005년 한국 대중음악계가 배태한 가장 도발적이고 용감한 작품의 지위를 스스로 획득하였다고 할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
올해의 노래---
수상자 윤도현 <Difference> : 사랑했나봐
심사평 당당히 주류에 들어선 윤도현이 가장 대중적인 코드를 접목시켜 내놓은 작품. 값싸지 않은 멜로디 전개와 원숙한 보컬로 지난해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선정위원회는 최근 월드컵 응원가로 논란의 화두에 서 있는 윤도현의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음악적 잣대로 곡을 심사했다. `올해의 노래' 선정 특성상 이 곡에 대한 음악적 작품성과 대중성, 활동성이 모두 고려됐다. 이 부문은 드렁큰 타이거의 `소외된 모두, 왼발을 한보 앞으로'와 리쌍 `내가 웃는 게 아니야', 서울전자음악단 `꿈에 들어와', 연영석의 `코리아 드림'까지 다른 경쟁 후보와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문화일보 김고금평 기자)
올해의 가수, 남자솔로부문---
수상자 조규찬 <Guitology>
심사평 ‘올해의 남자 가수’로 조규찬을 꼽는 데 선정위원단 사이에서 이견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그는 지난 한해 동안 빛나는 활약상을 보여줬다. R&B 색채가 강했던 이전 앨범들과 달리 기타를 전면에 내세운 팝록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한 8집 앨범 <기톨로지>는, 10대 취향의 댄스팝과 한국식 R&B 발라드가 주류인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수준있는 어덜트 컨템퍼러리 음악에 대한 갈증을 충분히 풀어주고도 남을 만한 수작이다. 타이틀곡 ‘잠이 늘었어’말고도 ‘원숭이 사냥’, ‘돈트’ 등 전수록곡이 고르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보컬리스트로서뿐 아니라 창작자로서 조규찬의 위상을 도드라지게 한다. CBS 라디오 <꿈과 음악 사이> DJ로 활동하며 좋은 음악을 전하고 있고, 최근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로 임용돼 후배 양성에도 힘쓰게 될 그가 한국대중음악 발전에 계속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겨레 서정민 기자)
올해의 가수-- 여자 솔로
수상자 이상은 <Romantopia>
심사평 2005년 한국 대중음악계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여성 솔로 싱어들의 부진이었다. 이런 가운데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은 제1회 시상식에서 해당 부문 수상자이기도 한 이상은의 12번째 앨범 였다. 다른 후보들과 상당히 격차가 있는 심사위원 투표 결과가 있었고 최근 <왕의 남자>의 주제곡으로 다시 한 번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는 이선희에 이어 네티즌 투표에서도 2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다시 한 번 올해의 여성 가수 부문에서 수상하게 되었다. 프로모션 트랙이 조금 약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심사위원도 있었지만 대중 친화적이면서도 발전적인 모습에 높은 평가를 얻어낸 것이 수상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대중음악평론가 조원희)
올해의 가수-- 그룹
수상자 W <Where The Story Ends>
심사평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부문 중 하나가 올해의 그룹이 아닌가 한다. 특히 장르별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밴드들, ‘2006 한국 대중음악상의 올스타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그룹들이 모인 이 부문은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과 재투표 등이 벌어진 부문이다. 1차 투표 결과 3개 밴드가 동률을 이뤄 이미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것임을 예고했는데 결국 영광을 얻은 그룹은 일렉트로니카와 보컬 팝의 산뜻한 절충안이었던 W가 차지했다. 특히 아시아 정상권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구현한 W의 음악적 신선함과 그룹 ‘코나’ 시절부터 언제나 독특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선보였던 리더 배영준에 대한 ‘오래된 애정’으로 표를 던진 심사위원들이 많았다.
(대중음악평론가 조원희)
올해의 신인--
수상자 두번째 달 <두번째 달 >
심사평 볼 수록 불가사의하고 들을 수록 매력적인 팀이다. 노래가 아니면 명맥을 유지할 수 없는 세상에 연주곡 팀으로 승부를 걸다니 그렇다고 해서 뛰어난 카리스마를 갖춘 연주자가 엄청난 솔로를 들려주는 것도 아니다. 무대를 내려오면 객석의 평범한 청중과 다를 바 없는 수수한 외모를 지닌 올망졸망한 7명의 연주자의 협연은 세계 여러나라의 민속음악을 탁월한 창작력으로 연금술사처럼 새롭게 빚어내는 그들의 음악은 ‘에스닉퓨전’이라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모자란다. 그들의 음악은 너무 가벼우면 배경음악으로 날아가 버릴 지점과 너무 무거우면 소수의 매니아 음악으로 전락할 지점의 중간지대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소규모 아카시아밴드와 경합을 벌인 재투표에서 동율의 결과로 심사위원들의 지지를 확인했던 ‘두번째 달’은 올해에 발굴된 가장 개성있는 팀으로 한국대중음악계에서 ‘연주’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할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김형찬)
수상자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소규모아카시아밴드 >
심사평 김민홍과 송은지로 구성된 소규모아카시아밴드는 말 그대로 작지만 아 카시아 향기처럼 매혹적이고 인상적인 음악을 들려준다. 귀를 기울이고 들어야만 그 깊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이들의 1집은 담백한 사운드와 명징한 이미지의 노랫말, 그리고 감각적인 멜로디가 잘 어울어진 수작이다. 신인다운 풋풋함과 함께 신인답지 않은 절제가 돋보이며, 수록곡들이 모두 일정한 완성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예민하고 정적인 감수성과 실험성을 적절하게 배합해 밀도 높은 음반을 만들어 냈다는 점도 이 밴드의 미래를 믿음직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최근 몇 가지의 트랜드로 균일해지는 듯한 인디씬의 음악들 속에서 소규모아카시아밴드 같은 팀의 존재는 인디씬의 역동을 만들어가는 동력임이 분명하다. 무릇 신인의 역할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 아니겠는가.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
올해의 연주---
수상자 Triologue <Speak Low>
심사평 멤버들의 연주력과 앨범의 완성도 측면에서 지난 한해 나온 연주 앨범 중 최고작으로 선정된 트리오로그는 기타리스트 김민석, 베이시스트 김창현, 그리고 드러머 오종대로 이루어진 기타 트리오이다. 트리오로그는 연주 앨범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서정미가 깃든 작곡과 연주로 승화시켜 고경천의 키보드가 빛을 발한 ‘오메가 3’와 연주곡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두번째달’을 근소한 차로 따돌리며 ‘올해의 연주’ 수상자가 되었다. 연주 앨범은 작곡(선율)과 솔로(즉흥연주)의 적당한 수위 조절로 대중성과 음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트리오로그는 한국 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할 정도로 두 요소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광현)
최우수 모던록---
싱글부문:
서울전자음악단 <서울전자음악단> : 꿈에 들어와
심사평 어쩌면 한국록계의 가장 묻혀진 인재일 수도 있는 신윤철은 이 노래를 통해 자신의 재능이 지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멜로디와 연주의 조화, 단지 이 정도로는 끝낼 수 없는 관록과 절실함, 그리고 녹슬지 않은 뮤지션의 욕구만이 던지는 울림을 내포하는 노래. 서울전자음악단은 이 노래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윤철의 느린 걸음을 이어나가게 하는 교두보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
앨범:
수상자 몽구스 <Dancing Zoo>
심사평 2005년의 발견. 기타없이도 얼마나 코링한 사운드를 만들 수 있는지 증명한 몽구스는 분명 넥스트빅싱이 될 것이다.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에 묻어드는 그루브. 거기에 시적인 가사가 얹혀 20대 초반의 나이에 만든 음악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완성도를 선사한다. 소녀취향음악이 범람했던 2005년 모던록계의 유일한 보석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
최우수 록:
싱글
수상자 블랙홀 <Hero> : 삶
심사평 정통 헤비메탈 밴드로는 몇 팀 안 되는 대중적인 인기의 히트 곡을 지니고 있는 팀인 블랙 홀은 ‘깊은 밤의 서정곡’ 하나로도 충분히 기억되는 우리 록계의 고참 밴드이다. 20년이 되어가는 역사 속에서 이들은 언제나 성실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록 음악에 임해왔고 기본적인 헤비메탈 사운드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라이브 앨범 이후 거의 3년여 만에 선을 보인 공식 8집 앨범 [Hero] 중 첫 번째 홍보용 곡이기도 했던 ‘삶’은 그간 많은 시도와 문젯거리로 대두됐던 한국적인 헤비메탈, 그리고 국악과 록 사운드의 접목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해낸 역작이다. 마치 이들의 초지일관된 어려웠던 록 뮤지션으로서의 ‘삶’이 반영된 듯한 내용에는 윤회와 무상이 댓구를 이루고 그 해탈의 이르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기도 하다. 스피드 메탈 사운드와 국악기의 묘한 어울림은 듣는 순간 묘한 이질감과 함께 강한 호기심까지 자극하는데, 특히 외국 팬들에게는 더욱 그런 면이 부각될 것 같다. 이 곡의 충실한 라이브 표현을 위해서 굳이 녹음 테입이 아닌 실 국악 연주자들을 동원해 방송과 라이브 등을 하느라 나름대로 고생(?!)하기도 했다는데, 주상균의 묘한 꺾임이 있는 우리네 창을 하듯 소화해낸 보컬 표현은 특히 귀에 남는 편이다.
(선정위원 성우진)
앨범
수상자 블랙홀 <Hero>
심사평 오랫동안 작업을 한다는 소문이 있고나서 아주 오래간만에 공개된 블랙 홀의 공식 8집 앨범 [Hero]는 오랜 기다림을 불식시키고 이들을 일약 대한민국 정통 록계의 큰형 밴드임을 인정케 했고 앨범 타이틀 그대로 이들이 ‘영웅(Hero)'가 될 수 있는 시도와 완성도를 지니고 있었다. 심지어 과거 그 어느 블랙 홀의 앨범 보다 훌륭하고 짜임새와 사운드 퀄리티가 탁월했다고 인정되는데, 획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진보된 프로듀싱과 밴드의 연주력과 조화는 정말 그것을 실감케 한다. 나름대로 몇 번을 시도했었던 이들의 국악과의 시도는 ‘삶’이라는 곡에서 정점에 올라 완성을 했다 볼 수 있는데, 작위적이거나 어색함 없이 보컬에서도 무리 없는 소화를 해낸 편이다. 다만 곡의 전개에 있어 이전과 같이 색이 하나다... 라고 하는 부류도 있지만 이 계통의 밴드들은 외국 밴드라도 겪는 딜레마이기에 크게 부각될 단점은 아닌 듯싶다. 나름대로 대중적인 친화를 유지하려는 작법이 보이는 곡 ‘처음 쓰는 편지’은 이들이 추구하는 메탈 발라드를 유지하고 있고, ‘이 몸이 죽고 죽어’도 블랙 홀이 추구하는 가사의 일관성이나 ‘한국적’ 정서의 발로이다. 게다가 미국 대통령 부시와 오사마 빈 라덴을 암시하는 ‘Ugly Hero'도 자세히 들어봐도 좋을 트랙이기도 하다. 몇 년 전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을 통해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독일 밴드 Rage의 러시아계 멤버인 빅토르 스몰스키(기타, 키보드)가 그 당시의 친분이 인연이 되어 이 앨범의 프로듀스를 해준 점이 이전까지와는 다른 작업과 사운드 퀄리티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 소개됐던 미국 시장에서의 좋은 반응도 다 그런 전체적인 업그레이드와 진짜 한국적인 ‘퓨전 메탈 사운드(?!)’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선정위원 성우진)
최우수 힙합---
싱글
수상자 가리온 <무투> : 무투(武鬪)
심사평 ‘무투’가 힙합 싱글 부문에서 상을 타게 된 데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있다. 그들의 전작은 한국 힙합의 태동기, 당시의 실험적인 분위기와 테크니컬한 센스를 조합한 수작이었고, 이러한 이미지는 가리온을 신뢰하게 만드는 요인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팝퓰러한 힙합이 대세를 이룬 지금 그들은 어떤 식으로 시대에 부흥할 것인가? 가리온은 ‘무투’로 해답을 제시했다. 진중함을 유지한 채 버거움을 걷어낸 사운드와 여전히 칼날 선 실험적 성향은 오히려 그들을 대중적인 밴드로 만들었다. 이렇게 품위 있게 자신들의 대중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파티 힙합만이 대중성을 위한 길이다.’라는 생각에 대안과 모범을 제시하였다.
(튜브뮤직 이호영 기자)
앨범
수상자 다이나믹듀오 <Double Dynamite>
심사평 다이나믹 듀오 [Double Dynamite]는 1집의 대대적 성공으로 2집이 서포 모어 징크스에 걸려들지는 않을까하는 기우를 시원하게 날려버린 음반이다. Urban이라는 옷이 무척 잘 어울렸던 그들은 [Double Dynamite]를 통해 ‘Funk’라는 새로운 옷을 아주 근사하게 소화해 냈다. 이것이 다이나믹 듀오가 다른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친 결정적 계기이다. 자신들의 새로운 아우라를 거부감없이 친근하게 안내해 주었으며, 훵크가 가진 특유의 즐거움을 여러 가지의 형태로 힙합과 조합하여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일관성과 아이디어가 적정한 비율로 조절된 앨범이다.
(튜브뮤직 이호영 기자)
최우수 알앤비, 소울:
싱글
수상자 윈디시티 <Love Record: Love, Power And Unity> : Love Supreme
심사평 70년대 소울과 펑크에 대한 경외심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Love Supreme'은 이들 윈디 시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테마(사랑과 힘 그리고 일체감) 가운데 한 축을 형성하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사실 음반 후반부로 갈수록 음악성 혹은 완성도 면에서 충분히 칭송받아 마땅한 트랙들은 더더욱 많다. 그럼에도 이 곡은 분명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장르별 ‘싱글’ 부문에서 각별히 주목 받아야 할 절대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 ‘No No No’ 같이 확연하게 뚜렷한 정치적인 노선을 드러낸 곡도 아니면서, 가사가 참 좋다. 질질 짜고 죽어 넘어가는 뻔한 사랑 노래와는 차원이 다른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의 사랑 고백이자 ‘희망가’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이들이 주장하는 ‘수유 3동 소울’에 가장 근접한 트랙이라는 점도 높이 사고 싶다. 바꾸어 말하면, 버릴 곡 하나 없이 훌륭한 트랙들로 채워졌음에도, 왠지 한글 가사로 노래한 라이선스 음반 같다는 인상이 짙었던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된다는 의미다. 올해 유독 불황이 심했던 한국 흑인 음악계에 보기 드문 성공 사례로 우뚝 섰다.
(오이뮤직 양중석 기자)
앨범
수상자 윈디시티 <Love Record: Love, Power And Unity>
심사평 아소토 유니온의 김반장(드럼 & 보컬)과 윤갑렬(기타)이 갑작스러운 팀 해체 이후 새롭게 선보인 윈디 시티는 우리네 대중 가요계에서 일찍이 예를 찾기 힘들었던 신선함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전신인 아소토 유니온이 대즈(댄서블 재즈)와 펑크를 근간으로 삼되, 무언가 한국적인 상황에 어필할 첨가물들을 곁들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들은 전혀 달랐다. 이들은 어쓰 윈드 앤 파이어나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 같은 대규모 펑크 소울 그룹을 5인조 밴드 포맷에 맞게 구현해내는 작업을 성공리에 완수한 혁혁한 공로를 가지고 있다. 베이스 김태국, 건반 조명진 그리고 퍼커션 정상권이 이루는 거칠지만 밝고 즐겁고 더불어 ‘날 것’의 느낌까지 적당한 음의 향연들에는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살포시 감지되는 레개와 라틴 팝 적인 요소들도 빼놓고 갈 수 없는 멋진 양념들이다. 오직 “소울이 세계 평화를 구현한다”는 믿음 하나로, 볕조차 들지 않는 산동네 지하 연습실에서 아프리카의 훈풍을 구현해냈고, 심지어 이를 전국 방방곳곳에 전파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오이뮤직 양중석 기자)
최우수 팝:
싱글
수상자 루시드 폴 <오, 사랑> : 오, 사랑
심사평 현란한 악기 조합이나 값비싼 사운드 장치를 쓰지 않아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역작이란 평가가 나왔다. 루시드폴의 `오, 사랑'은 가벼운 듯 말랑하지만 포크적 음악에 감싸인 깊은 선율의 묘미를 여러가지 각도에서 느끼게 해 준 작품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서정성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진지한 음악적 해석, 평범한 보컬과 단출한 기타 사운드가 엮는 야릇한 감성까지 작품에 대한 손때 묻은 흔적들은 분명 새로운 `발견'임에 틀림없다. 다른 경쟁작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단점(?)을 제외하곤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수작이었다.
(문화일보 김고금평 기자)
앨범
수상자 W <Where The Story Ends>
심사평 난해한 일렉트로니카의 세계를 가벼운 팝 음악으로 탈바꿈시킨 `변모'와 `일탈'이 눈에 띄었다. 리더 배영준이 펼쳐놓은 주옥같은 멜로디 라인에 한시도 한눈 팔지 않는 그루브(groove - 가락의 흥겨움)감이 더해져 일렉트로니카 신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다. 깨끗한 사운드 음질과 리듬에 대한 탁월한 해석, 전 곡의 타이틀화를 지향하는 곡들의 완성도 등이 수록곡 제목처럼 `쇼킹'했다.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아니 `한번 듣고 두번 듣고 자꾸만 듣고 싶네'는 순전히 W의 독차지다. 팝 신의 새로운 감각과 실험성을 선보인 이들에게 선정위원회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문화일보 김고금평 기자)
최우수 재즈 앤드 크로스오버:
싱글
수상자 Triologue <Speak Low> : It Rains
심사평 데뷔작 로 ‘올해의 연주’ 부문을 수상한 트리오로그는 ‘It Rains’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싱글’ 부문까지 수상하여 2개의 트로피를 차지한다. 기타, 어쿠스틱 베이스, 드럼 세 가지 악기로 연주된 ‘It Rains’는 노랫말을 붙여 노래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인상적인 곡으로 기타의 아르페지오 연주가 제법 굵은 빗방울을 연상시킨다. 90년대 후반 퓨전 그룹 ‘인터플레이’에서 팻 메스니에 비견되는 작, 편곡력을 보여준 기타리스트 김민석의 작곡으로 그의 뛰어난 감수성은 재즈는 물론 소프라노 신영옥, 팝페라 임형주, 피아니스트 박종훈 등과 함께 한 크로스오버 음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광현)
앨범
수상자 두번째 달 <두번째 달>
심사평 압도적인 표차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앨범’에 수상작으로 결정된 두번째달의 <두번째달>은 2005년 한국 음악 시장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올해의 앨범’과 데뷔 앨범을 발표한 음악인이라면 가장 받고 싶은 ‘올해의 신인’ 상을 받으며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앨범’의 수상은 이미 예견된 듯하다. 월드뮤직은 한국에서 소외된 음악이라는 편견을 감각적인 작곡과 세련된 연주로 불식시키며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CF와 드라마 배경음악에 삽입되면서도 대중들의 기호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가는 두번째달의 이유있는 고집과 뛰어난 솜씨는 2005 한국 음악계의 최고 히트상품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 앨범이 무척 기대되는 팀이다.
(재즈 칼럼니스트 김광현)
올해의 영화드라마음악:
수상자 친절한 금자씨
심사평 압도적인 표 차이로 <친절한 금자씨> OST가 선정됐다. 영화/드라마 음악은 단순히 음반의 완성도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작품에서 얼마나 영상과 잘 어우러졌는가, 혹은 얼마나 뛰어난 영상과 동기화 됐는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자리잡았다. 처음으로 일본인 수상후보가 선정되기도 했던 <웰컴 투 동막골>과 지난해 가장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의 OST 앨범이 네티즌들에게는 큰 인기를 얻었지만 많은 심사위원들이 ‘새로 작곡된 오리지널 스코어와 기존 곡이 잘 어우러진데다 뛰어난 영상과 보조를 맞췄던’ <친절한 금자씨>에 표를 던졌다.
(대중음악평론가 조원희)
공로상:
수상자 조용필
심사평 그의 이름을 빼고는 한국대중음악사의 어느 한 페이지도 온전히 기록될 수 없다. 그의 음악적 자장은 전 시대에 걸쳐있고 그의 음악적 여정은 모든 장르를 넘나들며 그의 음악적 영향은 모든 세대를 포괄한다. 그는 세대와 계층을 넘어 사랑받은 유일한 국민가수이고 한국대중음악의 산업과 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음악인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이 그의 이름을 지나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선정위원장 김창남)
선정위원회 특별상:
수상자 연영석
심사평 아직도 민중가요가 있느냐고, 80년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잠시 불리우다 말았던 노래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연영석은 민중가요 30년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확인시켜주는 당당한 결과물이다. 1집에서부터 기존의 민중가요와는 다른 어법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단한 일상과 질기게 솟아나는 반역의 꿈을 간절히 노래한 연영석은 지난해 내놓은 3집에서도 신자유주의를 감내해야 하는 민중들의 식지 않는 분노와 절망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만인의 일상을 망가뜨리는 양극화와 비정규 노동의 참담한 오늘앞에 이처럼 정직하고 굽힘없는 노래의 감동이 존재한다는 것은 얼마나 역설적인 기쁨인가. 이처럼 노래의 사회성과 예술성을 꿋꿋이 일치시키며 권력과 자본과 매체로부터 독립해서 자기의 길을 가는 음악 창작자의 존재로 인해 한국 대중음악은 예술적 품위와 대안적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었다.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이 참으로 어려운 현실속에서도 진정성 넘치는 음악으로 미래를 일구어가고자 하는 연영석에게, 그리고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고 있는 음악인들에게 뜨거운 격려가 되기바란다.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
수상자 파스텔뮤직
심사평 이름만큼이나 화사하고, 마치 파스텔화 같은 음악들을 양산했던 레이블인 ‘파스텔 뮤직’은 이제 국내 음악 매니아들에게는 꽤나 사랑받는 이름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원래 그다지 눈에 띄는 적극성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던 파스텔 뮤직은 본 뮤직(Bon Music)이라는 레이블과 합체(?!)를 이루면서 지금의 자리에 이르게 된 듯싶다. 그간 서양권 뮤지션으로는 맥시밀리언 헤커, 아르코, 스완 다이브, 아케이드 파이어, 엘리엇 스미스, 디사운드, 투 톤 슈, 몬디알리토, 블리스에서 최근의 이페메라에 이르기까지 라이센스를 발매했고 전문 매장에 깔린 매니아용 수입 앨범도 역시 파스텔 뮤직의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일본의 보사노바, 라운지 계열 등의 뮤지션들로는 쿠룰리, 스윙잉 팝시클, 싱어 송어, 오사카 모노레일, 나오미 앤 고로 등을 소개해 왔다. 특히 2005년에는 국내 최대의 언더/인디 뮤지션의 산실로 불리며 싱어송라이터, 원맨 밴드, 수많은 개성의 모던 락 밴드들을 배출해 내는 특화된 전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간 속옷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 푸른새벽, 티어라이너, 올드피쉬, 해파리소년 등을 발매, 홍보 해왔는데 올 대중음악상 각 부문 후보에 오른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미스티 블루, 허밍 어번 스테레오, ‘친절한 금자씨’ O.S.T. 등도 모두 파스텔에서 관리하는 앨범들이었으니 굳이 인터넷상의 네티즌 투표뿐만이 아니더라도 선정위원들에게도 상당한 차의 지지를 얻어 올 해의 레이블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얼스, 러브 앤 팝 등의 선전을 기대하며...
(선정위원 성우진)
첫댓글 엔터 좀.... 읽기가 어려워열 ㅋㅋㅋ 그래도 감사~
엔터쳤어요 ^^ enjoy~
W가 코나였구나 @ㅁ@
아... 이글 읽고 있으니깐... 왜 이렇게 흐믓한지... 아직 우리음악계는 이들이 있기에 밝다...
두번째 달 앨범 정말 좋아요... 요새 이것만 듣고 있어요.... ㅠㅠ
루시드폴 너무너무 좋아요 상받아서 신난다!!!!
조규찬... 실력만큼 많은사람들이 잘모르고 과소평가 받는거 같아서 항상 안타까웠는데..ㅜㅜ 심사위원들의 거의 만장일치로 됬다니 너무 좋네여~~ㅠㅠ
진짜 가리온이 안받으면 말이 안되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