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단원미술제 행사에서 처음 그를 만났다 작지만 슈트발이 멋지고 짝 펴진 어깨위의 당당함과 중절모에서 느껴지는 중후함으로 행사의 중심이 되어 카리스마가 작열이었던 그였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은것은 본인이 서양화 작가이면서 어려운 한국화 작가의 작품을 그자리에서 현금을 주고 사주던 모습이다
그는 행사의 중심이지만 나는 시골어서 올라온 애숭이 작가의 촌티가 덕지 덕지 했을것이다
이후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와 자주 만나게 되었다
지인의 산속 작업실 가는데 동행하자 그러면 그집 부부와 밤새 술과 대화로 시간을 보내면 나는 그집 사모님과 절친되어 같이자고..
그 인연으로 여기저기 전시행사에 초대가 되어 참여하였고 그때마다 늘 그는 그 중심에서 빛을 발하는 동갑네기 돌싱남 이었다
멋지다 연모는 하지만 한번도 그분의 초대나 연락을 사심으로 가진적은 없엇다
전국에 깔린 작가중 혼자사는 여자의 한명일뿐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을거라 여겼으며 나역시도 그남자를 진중하게 본적이 없었다
그러다 나는 후광이 비치는 남자와 결혼했고 그가 사망하여 미망인이 되어 울면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회 할때도 그남자가 도와주었고 뒷풀이에 그남자의 옆에 꽤 젊은 여자가 앉아 둘이서 오래동안 나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그여자는 남자보다 15살 어린 돌싱녀 였고 짧은기간 연애하다 임신이 되니 혼인신고만 하고 같이 살았단다 현재 남자는 65 여자는 50 딸은 8살
그분들은 결혼하여 아이낳고 잘살고 남자는 붓을놓고 가장이 되어 미술인 관련한 사업을 하며 꽤나 성공했고
자의이든 타의이든 내가 그림하고 있는 이상은 늘 그와 교류를 하게 되는 상황에 각자 의 삶에 열심히 살아왔다
지난주 그동안 수없이 식사나 한번 하자했지만 나는 그저 지나가는 인사려니 나역시도 굳이 같이 식사할 격식따위 마음에 두지 않았다가
지난주 어느날 작품관련으로 만나 유성에서 술을 한잔 같이 했다
15살 어린 여자만나 사랑에 빠지니 앞뒤없이 혼인신고 하고 아기도 낳았는데 그날부터 남자는 예술가가 아닌 가장이 되어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다 몇해뒤 여자의 전남편이 키우던 아들두명 못키우겠다 하니 현남편인 이분이 아들도 입적하여 그 뒷바라지를 해준다
십년 세월이 흐르니 겁이 난다 매월 꽤많은 돈을 벌어주어도 두아들 대학생 고등학생 아들 뒷바라지에 하루도 쉴틈없이 일만 했단다
새벽에 빈속으로 나와 밤늦게 들어가 겨우 한끼 먹고 각방에서 자고 아들들을 보면 본인이 뭔가 싶고 딸을 보면 불쌍하고
지금 나이 은퇴하고 정말 즐겨야 하지만 본인은 자식들위해 부인의 가치를 올려주는것만이 살길이라 생각되어 마치 마님을 추켜주는 마당쇠 처럼 죽어라 일만하니 폭삭늙어 십여년전의 그 카리스마와 멋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늙고 지친 꼰데 한명으로 보였고 참 안타까웠다 그분이 그랬다 15년전 나를 처음봤을때부터 좋아했었다 어느날 전화로 좋아한다 했더니 진실이 안보인다고 이젤이 받아들이니 절망해서 더이상 접근을 못했단다 그러다 현재부인을 만났다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 며칠뒤 내 남친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이 남자 역시도 같은남자로 안타까워하며
아무말 하지말고 100만원 현금 줄테니 아이 입학할때 필요한거 사라고 나보고 주라며 진심으로 안타까움에 공감하여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
첫댓글 세상사
위치와
연분에
꼬리표는 ᆢ ᆢ ᆢ
그래서 그 모든것들이
시가되고
수필이 되고
소설이되고
노래가사가되고
그림이되고
ㅎ ㅎ
이젤님 오늘 어떤 그림이
스케치될까 궁금합니다
좋은날 만드세 용
오늘은 전시회에 낼 가을 나무 그리고 있었어요
난로불 앞에 앉아 그림그리는게 좋으네요
비켜 지나간 인연이지만
마음은 좀 안좋겠네요..
밥잘사주는 남자는
참 마음결이 좋은분이시네요..
이젤님 복이지요..^^
저는 사업이 잘되니
참 책임감있게 잘사는구나 싶었는데
들어보니 정말 답이 없더군요
2023년의 한해가 시작되어 설명절을 앞두고
있네요. 몇해전 어느 겨울날 전시회에서 만나
한잔했던 추억이 있는데, 조만간 그런 추억이
또 만들어질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_^)
올 한해도 늘 건강하시기를...화이팅~!!
1월 말부터 2월에도 몇몇 전시회 있으니 기회봐서 꺼리를 만들지요
늘 지금처럼 건강하게 행복합시다
연모까지나
그 사랑이
이뤄지지 않길
참 잘했네요
지금
그이와의 아름다운 사랑이
파투 날 뻔했잖아요
가정이나 사회나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출렁거릴 수밖에
없지요
창밖의 햇살이
너무 따사로운 겨울 아침에
가슴에 파고드는 감동적인
에세이 한편
잘 읽었음
햇살 좋은날
춥다고 웅크리더라도
그 정자에서 따끈한 커피를 마시고 싶네요
아..진짜..
마음에 있던사람과 몽땅 같이 살아
볼 수도 없고.....
세월이 흘러봐야 진가를 알게되고..
그래도 안이루어 진것은 그때의 안될
이유가 꼭 있었을 거라는....
억지로 말고 순리대로 살아야 할듯해요~~
그러다 보니 지금 현재 밥잘사주는 그분과
지나온 시간을 이야기하며 함께 마음을
나눌 수있으니..얼마나 좋아요~~
갑자기 내가 거부했던 어느 분들은
지금 얼마나 잘 살고 계실까?...
급 궁금해졌어요 ㅎㅎㅎㅎ
저는 그분이 정말 그렇게 일반인 처럼 살게될거라 상상을 못했어요
그런데 나름 그 애환을 묻고
현실에 충실하네요
그냥 궁금해 하는걸로 만족하기
에고 참 인생이 몬지 그때 만났더라면 얼마나 멋진화가부부가 됬을까 하다가 남친의 넓은마음에 그래도 참잘만났다고 박수를 ㅉ ㅉ
화가 부부는 무조건 싫었어요
어쩌면 성실한 저를 믿고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을수도
그때~
그 분의 프로포즈에 이젤님이 받아 주었드라면..
지금 어찌 살고 있을까요?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할때가 누구에게나 찾아오죠.
그 선택에 따라 살아가는 모습도 달라지니...우린 그걸~
운명이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그 분도...이젤님도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지금이 제인생의 종착역이라 해도
정말 만족해요
아직 그림그릴수 있고
발뻗고 편히 살수있고..,
그분은 아슬아슬해요
무엇보다도 나이차가 심하니
부부가 남보다 더 못한 거리두기로 그런삶이 언제까지 견뎌낼지 걱정되었어요
네~~감격입니다.
네
금년에도 건강하세요
남친분이 정말 대인 이십니다~~
아무리 흘러간 세월속 이야기라 해도 ......
연인이 연모했던 사람 이야기에 그렇게 반응할수 있다는것.......
글쎄요 제가 속이 좁은가요 ? ^^ ㅎ
그정도 이야기는 서슴없이 들어주고 공감하는데 100 만원 봉투에 넣어주라는데는 저도 좀 놀랐어요
뼈속깊이 기독교 인인데
그런사랑의 마음 같았어요
식사하러 가면 저혼자 소주 마십니다 ㅋ
사랑은
타이밍.
인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15살이나 어린 여인을 취했으니
그만한 댓가를 치르는 것이 아닐까요.
제가 보기엔 완전 발목잡힌거 같아요
살기싫어도 어린딸이 있으니
살겠다 싶어도 너무 힘들다네요
불쌍한 남자를 본거 같아요
그 남자는 그 남자고 이젤 옆에 계신 그 분이 진짜 남자 중에 남자요 진짜 싸나이로 보입니다
이젤님 제대로 잘 만나셨요
좋은 인연 따로 있으니 이렇게 잘 되었잖어요 행복하셔요~
네
그 남자는 처음부터 전혀
잠시 연정은 갔으나 삶의 동반은 아니다 생각했구요
이 남자는 내이야기 듣고
정말 측은하다는 마음으로
이젤이 주는것으로 하고 100 만원 얘기할때 저도 좀 놀랐어요
좋은 사람 옆의 또 좋은 사람...
보기 좋습니다.
좋은 사람 옆에 좋게 봐주는 또 한사람
다~아름다운 이야기네요~
희생과 헌신에서 오는 사랑~
두 아들은 그분의 희생과 사랑으로 세상 살아가는 힘을 얻을거야요~
잘 성장하면~그것으로 위안이 될것같아요....
그러긴한데 지금 남들 다 퇴직하는 시기에 더 일을 많이 해야하니
화가로서 꿈을 접고 자식들 뒷바라지 하는 삶이 쉽지는 않지요
윗글이 실화 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