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령’ 이름 듣고 오해 마세요
진부령 계곡 물줄기 향로봉 발원
진부리 휴양지 맑고 차가운 물 유명
소똥령 숲길 4.5㎞ 등산코스
참나무·소나무 울창 산림욕 만끽 가능
소똥령 옛 우마차 다니던 길 이름 유래
장신유원지 여름철 계곡 피서지 인기
민물어 다양 남녀노소 물놀이 안성맞춤
인근 진부령미술관서 작품 감상도
대한민국 최북단을 동서로 관통하는 46번 국도, 그 동쪽 끝에는 동해바다와 맞닿은 고성군이 자리 잡고 있다. 인천역에서 시작하는 46번 국도는 여의도를 경유하는 유일한 국도로 마포대교로 연결돼 서울의 한 복판을 관통한다. 이 길의 동쪽 끝에 위치한 고성군은 46번 국도의 종착지로 바다에 접해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험준한 3대 고갯길로 명성을 떨친 대관령, 추가령 그리고 진부령. 진부령 길은 기록에 의하면 1631년 간성현감 이식이 보부상과 소가 다니던 오솔길을 우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넓혔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비포장 도로로 확장했다. 왕복 2차선 도로로 확장 포장된 것은 지난 1987년으로 불과 36년 전의 일이었다. 고성군의 서쪽 관문인 해발고도 529m의 진부령 고개를 넘으면 금강산 가는 길과 합류하는 46번 국도가 종점을 향해 내달린다. 이 길의 우측에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울창한 산림 계곡을 따라 내달리는 맑고 시원한 물이 동해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다. 저 멀리 동해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진부령 정상, 이곳에서부터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해 줄 고성군 여행이 시작된다.
소똥령마을 장신유원지
■ 진부령미술관 ‘골프 인생 47년 신정무 전’
진부령 정상에 소재한 군립 진부령미술관은 4계절, 그 색에 어울리는 다양한 미술, 사진 등을 전시해 고성을 찾는 여행자들의 미적 감각을 충족시킨다. 7월 6일부터 8월 2일까지 ‘골프 인생 47년 신정무 전’이 열린다. 언론인 출신 서양화가 신정무씨는 동양방송, 스포츠서울, 문화일보 등에서 40여 년간 일하다 퇴임한 후 화가로 변신했다. 그의 그림 소재는 골프, 미국의 명문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장’ 등이다. 작가가 그동안 그려온 국내외 ‘골프장’을 소재로 한 수채화, 유화 40여 점이 진부령미술관에서 전시된다.
“40년간의 언론사 생활은 늘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잦은 출장은 여행이었고, 여행지의 인상을 스케치하는 형식을 통해 창작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켰다. 사실의 재현보다는 순간적으로 스치는 인상에 대한 표현에 주력했다.”
신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전석진 진부령미술관장은 “올 여름 고성을 찾는 여행자들의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녹색 잔디밭이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며 “이색적인 작가의 경력만큼 특이한 그림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시회를 소개했다.
진부2교에서 바라본 향로봉 물줄기. 향로봉 기슭에서 발원한 작은 물줄기가 진부령 계곡을 형성하고 있다.
■ 시원한 진부령 계곡
한여름의 불볕 더위를 식혀주는 깨끗하고 시원한 진부령 계곡의 물은 향로봉에서 시작된다. 해발고도 1296m의 백두대간 봉우리, 향로봉은 고성군 간성읍, 수동면과 인제군 서화면에 걸쳐있다. 향로봉은 민간인 통제선 북쪽에 있는 동부전선의 요충지다. 한국전쟁 때에는 향로봉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향로봉·건봉산 천연보호구역은 197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대한민국 육군 부대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육군 제12사단이 관할하는 향로봉은 해마다 가을에 본지와 고성군청이 주관해 ‘백두대간 향로봉 평화 트레킹대회’를 열기도 한다. 가을 단풍으로 울긋불긋 곱게 물든 진부령~향로봉 산기슭에 매료돼 매년 많은 참가자들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향로봉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동서로 나뉘어 여러 계곡을 형성하고 있는데 동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은 머내골, 제추골, 진부령계곡을 이루고 있다. 향로봉에서 지하 수로를 통해 흘러온 물줄기는 진부2교 위쪽 계곡에서 거센 물로 변해 진부령계곡을 따라 동해로 흘러간다.
소똥령 숲길 출렁다리
■ 진부리 휴양지
수온이 20도가 넘지 않고 산소가 풍부한 1급 청정수에서만 서식하는 토종 산천어가 살고있는 진부령 계곡의 물은 맑고 차가워 한여름 피서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진부리 마을관리휴양지는 산간, 계곡, 하천이 있는 자연 발생적 유원지로서 향로봉 기슭으로부터 내려오는 맑고 청정한 계곡이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맑고 얼음같이 차가운 물로 유명하고, 우거진 수목과 넓은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 소똥령 숲길
진부리 휴양지를 내려와 진부교, 제추교를 지나면 소똥령숲길 등산로 입구가 나타난다. 향로봉에서 발원한 진부령 계곡을 따라 진부리~장신리에 걸쳐있는 소똥령 숲길은 진부리 소똥령 숲길 입구~소똥령마을 장신유원지의 4.5㎞ 등산 코스다. 진부리 소똥령 숲길 입구에 들어서면 계곡을 건널 수 있는 하늘다리가 나타난다. 폭 1.5m, 길이 58m의 이 출렁다리를 건너면 진부령 계곡 건너편에 꼭꼭 숨겨졌던 피톤치드 가득한 숲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소똥령 숲길에는 향기롭고 그윽한 피톤치드를 내뿜는 수백년 된 참나무와 소나무 숲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순수하고 깨끗한 피톤치드 향이 온 몸의 혈관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진짜 삼림욕을 체험할 수 있다. 출렁 다리에서 소똥령 1봉까지의 거리는 1.1㎞, 이 숲길에서 수백년 된 참나무와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소똥령의 이름은 옛날 진부령 고갯길에 수북이 쌓인 소똥에서 유래됐다. 1631년 간성현감 이식은 간성과 원통을 잇는 오솔길을 넓혀 우마차가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길을 통해 고성 평야의 쌀과 동해의 해산물이 소가 끄는 우마차에 실려 영서 지방으로 이동했다. 길가에 수북이 쌓인 소똥으로 인해 사람들은 진부령 고갯길을 소똥령 길로 부르게 됐다.
수령이 수백년 된 소똥령 숲길 소나무
■ 계곡 물놀이 안전명소-소똥령마을 장신유원지
진부령에서 간성방향으로 굽잇길이 끝나갈 즈음 신평교를 지나 우측으로 장신유원지 입구가 나타난다. 이 유원지 주차장은 소똥령 숲길 등산 코스의 동쪽 지점이다. 지난 2018년 행안부의 물놀이 안전명소로 지정된 소똥령마을 장신유원지는 샤워장, 화장실, 카페, 특산품 매장, 캠핑 데크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여름철 계곡 피서지로 인기가 많다. 향로봉 기슭을 타고 내려온 깨끗하고 차가운 계곡물이 흐르는 소똥령유원지에는 산천어, 버들치 등 다양한 민물 어종의 천국이다. 유원지는 시멘트 대신 계곡에 즐비한 돌을 이용해 보를 만들어 남녀노소 물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장신리유원지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해변 대신 조금은 한적하고 시원한 계곡 피서지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