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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낍니다. 병원 측이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에 끝까지 나서지 않는다면, 오는 10월, CMC 노조원들과 보건의료노조는 함께 총파업에 나설 것입니다.” 2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평화빌딩 앞에서 CMC(가톨릭중앙의료원)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이 열렸다. 해고 조합원 5명을 비롯한 CMC 노조원과 지부장,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이 참여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경영위기와 의료환경 악화를 빌미로 한 구조조정 위협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가톨릭 재단은 11년째 고통 받고 있는 5명의 해고자들과 조합원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나눔으로써 2002년 파업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야 한다”고 호소하며 “10년의 인내를 무시하고 단절을 이어간다면, 11년 전의 그날처럼 파업을 각오하고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해고자 5명을 중심으로 시작한 평화빌딩 앞 피켓 시위 100회째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들은 4월 8일부터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에 대해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호소하며 매일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촛불 시위를 열어왔다. 해고자들은 한결같이 단절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4,000일의 고통과 140여 일의 청원… 여전히 들어줄 수 없는 것인가 해고자이자 전 의정부성모병원지부장 박기우 씨는 “처음 시위를 시작할 때 너무나 추웠는데 이제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느낀다”면서 “우리는 다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황인덕 씨는 “11년 전 오늘, 우리는 강남성모병원 로비에서 지금처럼 ‘대화에 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며 “이만큼이면 벌 받을 만큼 받은 것이 아닌가. 용서와 화해를 이야기하는 교회라면, 이제는 대화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용문 씨는 “당시 책임자가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너무 편리한 태도 아닌가. 노사화합을 원한다면 해고자 복직이 그 첫 단추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저 번듯한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지금도 몇 백 명의 간호사들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일하고 있지만, 책임자들은 그런 현실을 파악하지도 해결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2002년 당시처럼, 해고자 복직을 빌미로 다른 노조원들의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한다면, 복직을 포기하고서라도 그들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관한 보건의료노조 측은 “얼마 전 보건의료노조 대의원대회를 통해, CMC 해고자 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며 “아직 기회와 시간은 있지만, 끝내 병원 측이 응하지 않는다면 10월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CMC 노조는 9월 11일, 서울성모병원에서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10월 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할 예정이다. 쟁의행위가 중단되는 15일의 조정기간이 끝날 때까지 병원 측이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10월 16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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