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깨금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시제時祭 지내러 갔다가 막걸리 두어 잔에 취해 콧노래 함께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틀걸음이 들어 있다
어린 형제들이랑 돌담 모퉁이에 기대어 서서 아버지가 가져오는 봉송封送 꾸러미를 기다리던 해 저물녘 한 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쉬고 있다
아니다 황토 흙 속에는 끼니 대신으로 어머니가 무쇠솥에 찌는 고구마의 구수한 내음새 아스므레 아지랑이가 스며 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계절은 낙엽 져 나무 밑동까지 드러나 보이는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다 그 솔직함과 청결함과 겸허를 못 견디게 사랑하는 것이다
#내가사랑하는계절 #나태주
[ 나태주 시인 프로필 ]
o 출생 : 1945년 3월 16일, 충남 서천군 o 나이 : 만 79세 o 데뷔 :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 등단 o 학력사항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졸업 ~1963. 공주사범학교 졸업 o 경력사항 2023.12.~충청남도의회 홍보대사 2020.~2021.제43대 한국시인협회 회장 2019.04.~대전경찰청 홍보대사 2009.~2017.06.공주문화원 원장 충남문인협회 회장 공주문인협회 회장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 o 수상내역 2020.09. 제31회 김달진문학상 시부문 2014.09. 제26회 정지용문학상 2009. 제41회 한국시인협회상 황조근정훈장 충청남도문화상 1979. 제3회 흙의 문학상
첫댓글 단미그린비님 감사합니다.
제가 제일로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님 이십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분이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추워진 날씨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
글을 읽다가 보면
푹 하고 동화되는 글이 있어요
괜시리 눈물도 핑 돌구요
나태주 시인님의 글속에
저의 어린추억도 담겨있네요 ..
글과 영상에 오늘도 마음 젖어 듭니다
하얀나라 구경을 하고 온 지금
오늘 하루는 마음이 부자가 되었네요
단미그린비 님이 주신 글도 영상도 ~~
넘 좋습니다 ..
고맙구요. 여기도 첫눈치고는 제법 많이 온 거 같아요... 조심 조심 돌아다녀야 할 듯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