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 치마폭에 숨어서
박근혜는 왜 몰락하였는가?
박근혜의 몰락은 한마디로 ‘소통의 부족’이다. 차라리 소통의 단절이라 해도 좋았다. 측근 비서들조차 얼굴을 보기 힘든 상황에서 소통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차갑고 매서운 눈빛은 누구라도 자기만의 세계의 ‘평화’를 깨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 결과 그에게 치명적인 ‘한방’이 되었던 세월호에 대한 보고도 대처도 모두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의 소통부재를 내가 눈으로 보고 가장 실망했던 장면은 대구 서문시장 화재였다.
화재현장에 가서 이재민을 위로하고 그 대책을 지시하기는커녕 두 손을 앞으로 잡고 시장통을 천천히 걸어서 나온 것이 전부였다. 화가 나고 어이없는 행동이었다.
전여옥의 말대로 책 한 권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 머리에 든 게 없으니 스스로 말할 원고도 작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고, 얼마나 상심하세요. 용기 잃지 마세요. 정부가 힘 닿는 데 까지 지원해 드릴께요.’ 이런 소리 한 마디도 할 줄 몰랐다. 불통의 극치였다.
대부분이 ‘박사모’인 그들에 대한 배신이었다.
사실 그는 그의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삽교호를 갔을 때 헬기소리에 놀라 사슴이 죽었고, 그날 밤 그의 측근에 의해 피살되었듯이, 그도 대선 3일을 앞두고 그의 최측근 비서가 강원도에서 블랙아이스 사고로 사망하였을 때 대꿘을 접었어야했다. ‘하늘이 나를 말리는구나’ 하고 알아차렸어야 했다.
그러나 그 시기는 너무 늦었고, 그의 욕심은 컸다.
그는 취임 초기 화려한 패션쇼만 빛났을 뿐, 점점 더 깊은 구중궁궐 속으로 빠져 들어갔고, 그것이 드디어는 세월호수습을 미봉으르 그치려다가 촛불 사태를 맞고 탄핵을 받아 가막소로 가는 불행한 대통령이 되고 말았다.
그는 가막소에 가서도 궁민에게 던지는 멧시지 하나도 없었다. 당에 내리는 당부도 없었다.
이렇게 무주공산이 된 터에 ‘무임승차’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문재인이다.
노무현 같은 실패도 고민도 고난의 세월도 없었다.
동서통합, 세대통합의 노력도 없었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요, 과정은 공정할 것이요,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그의 취임 일성(一聲)이다.
그리고 첫 번째로 달려간 현장이 인천공항이었다.
‘여러분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드리겠습니다’.
그의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었고 공허한 메아리로만 남았다.
그 동안 내외치에서 헛발짓한 것은 열거하기엔 너무 너저분하고 동네 쓰레기처럼 많아서 생략하련다.
그런데 이제는 헛발질에 더하여 박근혜의 대자뷔가 되려한다. 박근혜를 그대로 따라 한다. 망하려는가 보다.
일체의 소통을 거부한다. 전화나 문자로도 대답이 없다.
월성 1호기는요?
울산 선거 개입은요?
윤석렬 보고 흔들리지 말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하라 하더니요?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더니요?
조국 때린다고 삐쳤나요?
가덕공항이 나을까요, 영천공항이 나을까요?
김해공항은 사실 부산 공항 아닌가요?
성희롱으로 낙마한 서울, 부산 공천은 안한다 했잖아요?
태양광 사업으로 파헤쳐진 국토는 어찌하나요?
북핵과 우리의 핵무장은요?
산처럼 샇이는 쓰레기 대란과 플라스틱 대란은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리고 이제는 자기가 임명한 윤석렬이 원자력에 대한 적법한 감사를 해오자 자신이 그 목을 치지는 못하고 추미애에게 칼을 줘서 윤석렬을 치고 있다.
이를 차도살인(借刀殺人)이라고 하는 바, 남의 칼로써 또 다른 사람을 죽인다는 뜻이니, 즉 자기집에 들어온 강도를 자기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마누라 보고 나가 싸우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치사한 짓이다.
두 사람의 임명권자로서 명백한 책임회피다.
추미애는 누구인가?
그녀는 현 여권에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다. 원래부터 독한 성격탓에 추다르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거기에 그는 여권 내에서 노무현 탄핵에 앞장섰던 유일한 사람이다.
그래서 사과의 의미로 삼보일배도 했다. 그러나 부족하다.
노사모에게도 문빠(대깨문)에게도. 이번이 그에게는 탄핵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워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래야 이도 저도 못하는 문통의 짐도 덜어주고 노사모나 문빠들에게도 환심을 살 수 있다. 대꿘을 꿈구는 그녀의 앞날에 서광이 비칠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 대신 남편의 턱밑에 칼을 겨누는 강도와 맞서는 여장부로 나섰다.
그러나 나는 초법적인 칼날 위에서 춤사위에 빠져있는 추미애에게 이 사건은 또 다른 주홍글씨로 남을 것이고, 추미애의 치마 뒤에 숨은 문통은 영원한 졸장부로 남을 것이라 확신한다.
추미애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그녀의 남편이 점점 더 위대하게 생각된다. 그 눈빛을 봐라. 독한 입을 봐라.
어쩌다 옆에 가려다가 귀싸대기 얻어맞지나 않을까?
심히 염려되는 일이다.
문재인은 운전수를 자처하되 운전미숙자로 판단이 난 이상 내년 3월 1일에 조기 대선을 치루고 차임자에게 국정을 맡기고 김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답이다.
무고히 윤석렬을 치려다 조기 탄핵당하는 불행한 전철을 밟지 말고.
하나 잊지 말아야할 것은 퇴임 전에 두 전직대통령을 사면하는 일이다. 전두환도 사면한 터에 그 보다는 나은 대통령들이다. 박근혜의 운전미숙은 당신과 조금도 다를 바 없으니.
천망회회 소이불루(天網恢恢 疎而不漏) - 老子
하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성해 보여도 새는 법이 없다.
Heavenly net seems to be loose and wide, but nothing small can escape.
Where can I go from Your Spirit?
Where can I flee from Your Presence? (Psalm 139;7)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시편 139;7)
庚子年 小雪이 지난지
한 週가 되었네
豊 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