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5. 2. 7. 금요일.
어제 저녁무렵에 갑짜기 휘날리던 눈보라는 오늘 아침에도 쏟아져 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베란다 문을 통해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안에는 흰눈이 허옇게 잔뜩 쌓여 있었다.
날씨는 흐리고 추워서 공연히 더 지치게 한다.
오늘 오전 10시 반을 넘어서 햇볕이 희미하게 나기 시작한다.
다행이다.
햇볕이 더욱 강하게, 맑게, 밝게, 환하게, 골고루 내비췄으면 싶다.
우울했던 기분이 밝아오는 햇살을 보니까 공연히 기운이 되살아난다.
어제는 2025. 2. 6. 목요일.
오전 11시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놀이마당 앞에서 대전 C고등학교 동창생 몇몇이 만나서 석촌호수 두 바퀴를 천천히 돈 뒤에 석촌호수 서호쉼터 길 건너편에 있는 음심점에 갔다.
점심으로 부대찌개를 먹고, 막걸리 양재기를 살짝 부딛친 뒤에 텁텁하고 시큼한 막걸리를 마셨다.
부대찌개(10,000원), 추가로 라면사리와 막걸리를 주문했으며, 이들 모두는 값이 허름하기에 서민용 음식물이다.
나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 있는 청사의 직원, 국가공직자였다가 정년퇴직한 지가 만16년도 더 넘었다.
퇴직한 연도를 따지면 내 친구들도 나와 거의 엇비슷할 것이다.
퇴직한 지가 오래되어서, 제2직장을 얻지 못한 사람들의 주머니가 자꾸만 가벼워지는 세월에 와 있다.
나 역시 그렇다. 퇴직한 뒤로는 동전 한 닢조차도 벌지 못한다.
더우기 내 연금통장은 아내가 가져서 나는 동전 한 닢조차도 쓰지 못한다.
나는 퇴직한 뒤 늙은 어머니가 혼자 사시는 충남 보령의 시골로 내려갔다.
수십년 만에 모자가 만나서 둘이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낡은 함석집을 에워싼 텃밭 세 자리에서 건달 농사, 엉터리 농사를 지었으며, 농산물 하나도 팔지 못했다.
호박, 오이, 양파, 파, 마늘, 감자, 고구마 등 작물의 수확량이 많으면 남한테 거저 선물하며 나눠주었다.
둘이서 함께 살던 어머니가 만95살이 된 지 며칠 뒤인 추운 2월 25밤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고향 서낭당 앞산 아버지 무덤에 합장해 드리고는 그참 서울로 올라와서, 지금껏 산다.
나는 서울에서는 정말로 무능력하다.
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서 동전 한닢, 1,000원짜리 지폐 한 장도 벌지 못한다.
이런 나이기에 내 주머니 속의 지갑 두께는 무척이나 얉고 가볍다.
나와 내 친구들한테는 위 부대찌개조차도 사서 먹기가 벅차다.
산책하기 좋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산책로를 천천히 돈 뒤에 남쪽 길 건너편에 있는 먹자골목에 들러서 점심밥을 주문했다.
우리는 부대찌개를 주문했고, 추가로 라면사리 몇 개를 더 주문하고, 맛이 시어꼬부라진 막걸리병을 기울여서 양은 양재기 따라서 마셨다.
주머니 지갑 두께가 얊은 서민한테는 아주 적절한 음식이다.
2.
주머니가 가난한 서민과는 달리 권력이 많고, 잘 살고 잘 먹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숱하게 보도된다.
2024. 12. 3. 밤부터 숱하게 연속적으로 집중되는 뉴스 속의 촛점 핵심자들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우리 서민들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권력과 부의 세상에서 사는 권력층 인사들의 행태가 이해가 안 된다.
국가 최고권력 통치권을 행사하는 대통령도 있고, 각부 장관도 수두룩하고, 국회의원도 엄청나게 많고, 군 장성들도 무지하게 많다.
이런 권력에 버금가는 준 권력자도 득실벅실거린다.
이들의 권력 주머니는 엄청나게 커서 주머니 속에 든 돈도 굉장히 많을 것이다.
이들이 먹고 마시는 음식물 종류와 양은 서민으로서는 상상을 못할 만큼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 왕(王) : 군주 국가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통치자.
단, 예전의 중국이나 로마 제국과 같은 제국(帝國)에서는 황제(皇帝)에게 임명을 받은 군주, 혹은 황족의 칭호로 쓰였다.
나를 포함한 서민들이 전국적으로 무척이나 많은 게 현실이다.
공짜밥 얻어먹으려고 아침 9시에 나와서 밥 무료로 제공하는 장소에 모여서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특히나 노숙자)의 사진이 이따금 뉴스에 보도된다
.
2025년 2월 4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 밥차 무료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점심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나중에 보탠다.
지친다.
그냥...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