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이해하지 못했던 형법판례가 있는데 민법판례를 읽다가 생각나서 써봅니다.
대상판례는 99도242입니다.
술집에 피고인과 술집 주인 두 사람밖에 없는 상황에서 술값의 지급을 요구하는 술집 주인을 살해하고 곧바로 피해자가 소지하던 현금을 탈취한 경우 강도살인죄가 성립한다. (출처 : 대법원 1999. 3. 9. 선고 99도242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 |
강도살인죄 성립하려면 강도범인이 강도의 기회에 살인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입니다.
강도범행의 실행중이거나 그 실행 직후 또는 실행의 범의를 포기한 직후로서 사회통념상 범죄행위가 완료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있는 단계에서 살인이 행하여짐을 요건으로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살인의 범죄행위가 이미 완료된 후의 일이라면, 살해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별도의 범의에 터잡아 이루어진 재물 취거행위를 그보다 앞선 살인행위와 합쳐서 강도살인죄로 처단할 수 없습니다.(2004도1098)
이 경우 살인죄 절도죄 경합범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99도242판례도 살인죄 절도죄 경합범으로 잘못 해석할 여지가 있긴 합니다.
위 판례 99도242에서는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강도살인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술값의 지급을 요구하는 술집 주인을 살해” 이 부분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민법 부당이득 판례를 하나 보겠습니다.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제741조). 이러한 부당이득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이익’을 얻은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 채무를 면하는 경우와 같이 어떠한 사실의 발생으로 당연히 발생하였을 손실을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재산의 소극적 증가도 이익에 해당한다.
(출처 : 대법원 2024. 3. 28. 선고 2023다308911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 |
민법 공부를 어느정도 한 사람이면 충분히 아는 내용이긴 합니다. 이 내용을 다른 판례랑 연결하는 것은 또 다른 부분이지요.
“채무를 면하는 경우와 같이 어떠한 사실의 발생으로 당연히 발생하였을 손실을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재산의 소극적 증가도 이익에 해당한다.” 이부분을 주목하고 싶습니다.
술값의 지급을 요구하는 술집 주인이라는 것을 보아서는 피고인이 술값채권의 채무자인 것으로 유추할 수 있으며, 그 채무를 면하기 위해 강도행위를 할 것이라 할 수 있지요.
한편 강도죄는 형법 제333조에서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거나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인의 행위는 강도라는 신분을 취득한 후 살해 해다고 해석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강도살인죄가 성립하는 것이 맞겠네요.
궁금해서 이유부분도 보았는데
피고인이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라 할 수 있고,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와 즉석에서 피해자가 소지하였던 현금을 탈취한 행위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살인행위를 이용하여 재물을 탈취한 행위라고 볼 수 있으니 원심이 피고인의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에 대하여 강도살인죄의 성립을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출처 : 대법원 1999. 3. 9. 선고 99도242 판결 | 사법정보공개포털 판례) |
생각했던 법리가 맞는 것 같습니다.
역시 모든 법들 특히 기본6법들은 정말 많이 돌고 돌고 그러네요.
첫댓글 조문달달님이 예리하시네요. 예리함이 있기 때문에 조문달달이 우선적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이에 중점을 둘 수 있었겠죠. 처음에 소개한 판례에서 언뜻 생각하면 살인 후 현금을 탈취했기 때문에 강도살인죄에 해당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알고보면 현금탈취가 없었다 하더라도, 채무면탈만으로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 되어 강도살인죄가 성립하겠군요.
(관련판례)
[1] 강도살인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강도죄의 성립이 인정되어야 하고,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영득(또는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형법 제333조 후단 소정의 이른바 강제이득죄의 성립요건인 ‘재산상 이익의 취득’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재산상 이익이 사실상 피해자에 대하여 불이익하게 범인 또는 제3자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볼 만한 상태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채무의 존재가 명백할 뿐만 아니라 채권자의 상속인이 존재하고 그 상속인에게 채권의 존재를 확인할 방법이 확보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록 그 채무를 면탈할 의사로 채권자를 살해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채권자측의 추급을 면한 것에 불과하여 재산상 이익의 지배가 채권자측으로부터 범인 앞으로 이전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할
수 없다.(출처 :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740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