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촛불시위 후기

[ⓧ드림썬]

스무번째 촛불집회 참가 후기 낙서장

2008/05/28 02:27

http://blog.naver.com/redist96/51363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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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글이라 좀 두서가 없습니다..

1. 발레 수업이 끝나니 벌써 9시. --;;;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으녕이가 춥다고 가디건 같은 거 들고 오라고 해서 겸사겸사 시내 쪽으로 갔다. 전철타고 가는 도중에도 행진이 계속되어서 내릴 역이 광화문 ->시청 -> 명동으로 바뀌었다. 내리니 이미 촛불문화제는 끝나고 귀가하는 사람들이 역으로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나가 보니 남은 사람도 엄청 많았다. 사람 많고 분위기 좋고.. 고시철회 협상무효, 연행자를 석방하라, 라는 구호와 함께 이명박은 물러나라,라는 구호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 구호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퇴계로 쪽으로 행진했다가 전경에 가로막혀서 명동으로 다시 유턴했다. 참가자들은 정말 삼삼오오 모인 가족, 친구, 연인 등등.

2. 경찰과 사소한 시비가 붙기도 했다. 괜한 길을 막고 있는 경찰 보면 짜증나지만, 욕은 하지 말자는 생각.... 우리의 분노는 이명박정권의 윗대가리들에게 직접 향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3. 지도부가 없어서 정말로 자유스러운 반면 상당히 산만했다. 중간중간 섞인 알바들이 해산하자거나 이쪽 방향이 아니라 저쪽 방향이라든가 하는 말로 사람들을 동요시키는 듯 했다.  지도부는 집회는 딱딱 조가 짜여져 있어서 몇시까지 어디로 이동하고 이 때쯤이면 진압이 시작되니까 어디로 피하고, 같은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전달이 되었는데...  이 사람들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 큰 남자분들이 이렇게 합시다.... 하면 순간적으로 그렇게 움직였다가 또 우왕좌왕...

왜 단체가 안 나서고 있지? '운동권'이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시민을 호위하고 엄호하는 것이다. 집회 나와서는 이런 동선이 안전하고, 만일 연행되면 이러이러하게 처신하라는 등의 '실용정보'를 제공하는 것...

아무튼 결국 서울시청 앞까지 왔다. 잔디밭 안에서 수백 명이 고립되었고 전경은 사방에서 밀려들어 빽빽하게 우리를 둘러쌌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정보를 서로서로 주고받고 있었다. 차도 말고 인도에 있으면 연행 안 된대요, 플라자호텔로 도망치면 외국인들도 많고 하니 잡혀가지 않을 거래요. 등등.

4. 플라자호텔 앞 인도에서, 고립되어 있는 저쪽 시위대를 바라보면서 정말 이거 어째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지금 이쪽 인도에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 중 어떤 사람들은 저쪽 시위대를 도와야 한다고 길을 건너 가자고 했다. 하지만 전경 숫자와 어느 정도 대등해야 가능한 일이지, 그건 다같이 잡혀가자는 이야기밖에 안 되었다. 자살택이긴 자살택인데, 자살택인 줄 모르고 하는 자살택.

전경은 점점 밀려들고, 동대문경찰서장이 전원 연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소식이 전해졌다. 경찰이  젊은 사람 셋이 탄 오토바이를 밀어서 쓰러뜨리는 것을 목격했다. 또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서 저쪽 전경들 쪽으로 건너가서 서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차가 서 있는 사람을 들이받았다. 너무나 놀라운 광경이었다.

다들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쳤는데...  그 와중에 고립된 100여명이 자발적으로 연행되겠다고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등학생 두 명도 끼어 있다고 한다. 이건 또 무슨 소리??? 내가 연행될까봐 겁내는 사이 고립된 시민들은 뭔가 결의를 한 모양이었다. 아직까지는 어떤 과정인지 모르겠다.

5, 프락치가 시위대에 확실히 끼어 있는 것 같다. 이들을 가려내려면 시위 참가자들이 서로서로 좀 알 필요가 있다.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고.. 그래야 이상한 사람이 가려진다. 그리고 명망가든 어떤 정당이든 어떤 단체든 대책위든 좋으니 끝까지 남아서 시민들을 엄호했으면 좋겠다. 이대로는 너무 위험하다. 연행되어 겪게 되는 과정이 결코 유쾌하지 않고 -특히 여성은- 벌금 200만원도 만만하지 않다..

이 자발적이고 거대한 흐름이 유지되고 증폭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 확실히 연행과 처벌의 공포는 (명박이 입장에서) 효과적이긴 하다. 처음에 그렇게 많던 10대들이 팍 줄어든 것을 보라.. 연행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있어야 연행에 대한 공포가 해결될 것 같다. 불구속으로 벌금 때린다고 해도 개인 부담이 아니라고 한다면, 즉 십시일반 벌금을 모금해준다는 보장이 있다면 훨 낫겠지. 이대로 계속 잡아들이면 연행자가 1000명은 나오겠다. 10만명의 대중이 1000명을 지원한다고 하면, 100명이 1명 지원하는 꼴이니까 벌금은 얼추 모일 듯.

아예 서로서로 '나도 연행하라'라는 시위를 하는 건 어떨까? 너무 연행자가 많아지면 넣을 공간도 없어지게 된다. 그야말로 밀어내기.

연행자가 천 명까지 간다고 하면, 그 땐 정말 대규모 항쟁으로 번질 것 같다. 

[블루바라]

오늘 수고하셧네요... 근데 너무 시민들 힘빼는것같지않아요? 전 힘들어서 뒤쳐져 가다가 시청에 못들어갔어요... 다행인지 뭔진 모르겟구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도 인도에 잇으면 연행을 못한다고 아는데 오늘은 그것도 무시하더라구요....개..들...이...

[ⓧ드림썬]

인도에 있는 사람도 연행했어요???

[정일환]

오토바이 세명 전데요 사고난 동영상 증거가 없어서 경찰서 가서 아무말 못하고 나왓습니다 도와주세요 친구는 병원까지 실려갓어요 01 0 5551 4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