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칼럼니스트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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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명령으로 안 돼 … 한국 최대 경쟁 저해 사범은 정부"이정재 칼럼니스트가 만난 사람 김인호(75) 한국무역협회장은 ‘말이 거칠다’고 알려져 있다. 돌려 말하지 못하는 직설화법 때문이란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는 지난달 24일 전격 사임 발표를 했다. 기자들을 불러 “정부가 사임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파장이 컸다. 그는 “거창하게 간담회까지 한 건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다”고 말했다. 그런 그도 ‘누가, 어떻게 사임을 권했느냐’는 질문엔 조심스러워 했다. 인터뷰 중간중간 그는 “인사 문제는 가능한 한 언급을 말아 달라”고 몇 차례나 당부했다. 지난 2일 무역협회 회장실에서 김 회장은 사퇴 파문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열었다. 전격 사의 속내 밝힌 김인호 무협회장
김 회장은 스스로를 ‘언필칭 시장주의자’라고 했다. 행정고시 4회 출신으로 전두환 정부 때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장을 비롯해 한국소비자보호원장·공정거래위원장, 김영삼 대통령 경제수석(장관급)을 지냈다. 정부와 기업을 보는 시각도 뚜렷하다. ‘기업에 좋은 게 국가에 좋고, 국가에 좋은 게 기업에도 좋다’는 ‘기업가형 국가’를 줄곧 말해 왔다. ‘기업보다 노동’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아 경질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무협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뿌리가 깊다. 70여 년 동안 17명의 회장이 거쳐 갔지만 기업인은 고 박용학 대농그룹 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등 3명뿐이다. 김 회장도 선임 당시 최경환 전 부총리와의 인연으로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그는 노태우부터 문재인까지 7개 정부를 거치면서 늘 경제정책을 다루는 주요한 위치에 있었다. 명령도 해보고 통제도 해봤지만, 경제엔 자유시장과 경쟁만 한 게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최대의 경쟁 저해 사범은 정부”라고 말했다. “정부 기능의 3분의 1이 경쟁을 제한하는 기능”이라며 “기업 문제를 가지고 고민한 적이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문제”라는 말도 했다. 경쟁이나 시장보다 통제·배분을 말하는 문재인 정부의 방향에 그는 큰 틀에서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97년 외환위기 때 경제수석이었다.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에 대한 후각이 남달라졌다. 요즘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이 잘되는 것을 그는 되레 걱정했다. “잘될 때가 위기다. 체질이나 경쟁력 향상 없이 수치만 좋게 나올 때야말로 굉장한 위기다. 내려갈 때가 됐다는 얘기다”고 했다.
한국 경제를 오래 다루다 보면 필연코 외교·안보 그리고 정치와 만나게 된다. 그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인 한국을 많이 걱정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 중 일리 있는 것만 받아주면 된다”고 했다. 진짜 걱정은 협상 과정에서 벌어질 ‘반미 정서’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노리는 게 딱 그거다. 미국이 한국에서 손을 떼게 하는 것”이라며 “반미 정서가 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념적으로 같이 갈 나라고, 세계 최강의 국가이며, 그동안 우리가 어려울 때 도와준 나라다. 반면에 중국은 우리한테 아무것도 도움을 준 것이 없다. 지금처럼 양다리를 어정쩡하게 걸치면 중국이 오히려 우리를 우습게 볼 것이다.” 이정재 칼럼니스트 정리=이소아 기자 [조갑제TV] 김인호 무역협회장, "시장이 가장 능률적이고 공정하다"
게시일: 2017. 10. 25. 조갑제닷컴 조갑제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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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하늘나라 -2-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나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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