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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리그 토론방 원문보기 글쓴이: Young_세상속으로
2. 불친절한 스포츠, 축구... 기본도 안갖춰진 관전의 환경
앞서 1편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1편은 여기서... http://toworld3.blog.me/30146895326
박지성 선수의 하위팀 이적으로 이른바 빅리그 중하위권팀들의 경기력, 그들 리그의 평균적인 수준을 접할 기회가 늘어남으로 인해 그간 실력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인색했던 K리그에 대한 시선이 우호적으로 바뀔수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인정 받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 vs 인정받지 못하는 K리그
거기에 더해 이번 올림픽 경기를 기점으로 많은 축구팬의 시선이 더욱 우호적으로 변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맨유의 전설 스콜스를 이을 후계자란 친구도, 세계최고의 공격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브라질의 신성도, 유럽이적시장의 큰 화두로 떠올랐던 선수도 한국의 떠오르는 신예들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넘사벽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에는 압도감이 부족했습니다. 그냥 장점이 꽤 있는 괜찮은 선수 정도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반면에 "저런 친구가 어디서 튀어나왔지?" 하는 평가를 받는 K리그에서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에 대한 시선은 이제 최소한 "K리그가 그간 많은 성장을 해서 왠만한 유럽리그 이상의 경기력을 갖추었구나"하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요늠 올대3인방 마케팅 잘하구 있답니다.
사진은 부산아이돌파크 홈피에서.. 아이돌 원조 임상협은 얼루가구..ㅋㅋ~
하지만, 이런 국제대회에서의 한국선수와 빅리그 선수의 비교 평가에 비해서 빅리그와 K리그의 리그에 대한 평가는 하늘과 땅차이라고 할 정도로 별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일부 K리그 선수들의 경기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K리그는 볼만하지 않고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평이 대체적인 평가인 듯 합니다.
불친절한 스포츠.. 축구
이는 어쩌면 관전에 있어서 상당히 불친절한 스포츠인 축구의 특성에서 기인하는지 모릅니다.
모든 스포츠가 선수의 장점과 습성, 단점, 매치업에서의 잇점, 전술 등을 알고 볼 때와 모르고 볼때의 재미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하지만, 축구는 거기에 더해서 공격과 수비가 공존하고, 전술적인 활용에 따라서 경기의 양태와 똑같은 선수의 활용까지도 확연히 달라질수 있는 살아움직이는 유기체와 같은 스포츠입니다. 축구에 있어서 기껏해야 아는 선수 한두명에 의존하는 관전으로는 축구의 묘미를 전혀 느낄수 없게 됩니다.
아주 단순한 룰만이 존재하지만, 공격과 수비가 혼재한 상황은 도대체 공격을 잘해서 밀어 붙이는건지, 수비가 병맛인지 알아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공격과 수비가 명확히 나눠져 뻔히 대척의 지점이 보이고, 던지는 친구의 방어율과 치는 친구의 타율과 좌투수, 우투수에 대한 강점, 득점권 타율.. 야구는 정말 친절해 마지 않습니다.
게다가 웬만하면 그냥 딴짓하다가 우와~ 하고 분위기가 달아오를 정도면 집중해서 가장 중요한 지점을 봐도 무리가 없는 쉬운 관전 환경과 쳤으면 잘한거고 아니면 못했다의 대척의 지점과 우위가 분명하고 쉽게 갈리는 야구와 비교하면 그 간단한 룰의 축구가 얼마나 불친절한 스포츠인지를 비교해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쪽에서 골이 났지만 반대편에서 주구장창 수비를 흔들어데고 수비를 긁어 모아준 친구의 공이 더 크다고 하고.. 공격수로 하루 종일 볼도 몇번 못 잡아본 수비형 윙어가 상대편 에이스를 지워서 잘했다고 수훈갑이라고도 합니다.
이건 마치 야구로 보면 공격첨병이 되어야 할 1번타자가 오늘은 공격 안하구 대신 우리 공격회에 방맹이 들구 상대편 아웃카운트 몇개 잡겠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수비수인 윙백이란 친구가 공격을 하는 것인지 수비를 하자는 것인지 하루 종일 공격을 하고 중앙선 위에서만 논다... 이건 마치 2루수가 상대 선수가 친 불규칙바운드의 볼을 쏜살같이 날라서.. 글러브를 끼고 쳐내서 홈런을 만들어 부렀다는 .. 구래서 수훈선수라 좋아라 하는 뭐 그런 요상한 그림세와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캐면 캘수록 상황에 따라, 팀에 따라, 변화무쌍하고 ...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이것이 박제화되지 않은 축구의 원초적 매력이겠습니다. 하지만, 축구의 기본적 구조와 전체적인 흐름을 어느 정도라도 알고 보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 힘든 참말 불친절하고 제대로 된 관전이 너무나 어려운 스포츠가 축구 입니다.
친절한 언론씨
이번에 박지성 선수가 QPR로 이적하면서도 상당한 분석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의 보직이 미들일지, 미들에 좋은 선수를 영입했으니 다시 측면으로 이동하게 될지, 그러면 또 어떤 시너지가 날지 왜 그리 수비나 수비형 미들은 엉망인지.. 이적과 보강, 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친절하고 상세하게 펼쳐집니다. 그외에도 많은 팬들이 전문가 못지 않은 필력으로 이야기 봇다리를 풀어냅니다.
박지성 선수의 팀이 못하는 데 그게 왜 박지성의 잘못이냐 미들의 상생이 문제가 되고 어쩌고, 스쿼드에 무엇이 부족하고 어쩌고..~" 의 이야기는 새벽까지 자지 않고 축구를 보는 정성의 반에 반만 투자하면 팀의 스쿼드와 장단점, 매치업이 머릿속에 상세히 그려집니다.
아마 축구에 왠만하게 관심을 가지는 팬들은 이미 보싱와, 시세, 자모라, 박지성, 파비우다실바, 그라네로.. 이름만 똑같은 퍼디난드, 신예로 주목받는다는 누구더라.. 하여간.. 그리고, 브라질 국대출신 키퍼.. 대충 생각나는 대로 이름만 적어도 스쿼드를 다 채울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정도는 되야 축구를 보면서 누가 어떻고 박지성은 잘하고 있는 데 아무리 잘해도 어쩔수 없다던지, 상대가 잘한거라던지, 졌어도 선전했다던지.. '축구보다 더 재미난 씹는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정도는 돼야 검색질도 할맛이 납니다.
혹시나, 축구라고는 잘 모르고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공격수 박지성의 기특한 이름 정도 알고, 한번 경기 봐줘야 겠다고 QPR의 경기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하나 더 익숙한 이름 퍼디난드가 있어서 주목을 했더니 맨유의 그 친구가 아니라서 실망했다면? .. 게다가 혹시나 이름으로만 아는 박지성이 공격수여서 호날두 같은 모습을 기대했는 데 또 수비형 윙어의 모조리 지워주는 역할, 경기 내내 상대팀 에이스와 함께 자취를 감춰버린 '모기같은 녀석'의 역할만 했다면?.. 아무도 모르는 녀석들이 헐레벌떡 뜀박질만 하는 "이런 병맛같은 것이 축구로구나!!" 할것은 불보듯 뻔한 얘기입니다.
하지만, 친절한 언론매체환경은 혹시 몇시에 중계하나 인터넷으로 찾아보려 했는데, 박지성 팀의 스쿼드를 좔좔 외우게 하고 심지어 뒷 일화까지 소개해 줍니다. 사실, 새벽에 졸리는 눈을 비벼가며 축구를 보지 않아도 심지어 한번도 QPR의 경기를 본적이 없어도 팀이 어떤 상황인지 문제가 무엇인지 축구보다 더 재밌는 축구 뒷담화의 소재꺼리는 널렸고 그 재미난 이바구에 충분히 참여하고 축구를 즐길수 있습니다.
이정도는 되줘야 불친절한 스포츠 축구를 잘 감상할 수 있는 구조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크지않은 경기력의 차이 vs 엄청난 관전의 차이
하지만, K리그의 경우는 어떨까요? 혹시라도 한두명에 대한 엄청난 애정과 관심이 생겨도 팀과 선수의 정보, 선수구성, 감독의 전술 등등에 대해서 얻을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기껏 K리그의 넘사벽 경기력을 가졌다는 공격수를 보러 갔는데, 그날 운좋게 활약을 하면 모르겠는데.. 하루 종일 어슬렁거리며 소득없는 뜀박질만 하더라.. 정말 질 떨어진다.. 뭐 이런식이라면 어떨까요? 최고의 윙어라는 데.. 하루 종일 볼터치도 못하구 수비만 하구 자빠졌더라.. 돌파도 한번 안나오구.. 이건 뭐냐..?? 또 이런식이라면요.
그건, 그 잘한다는 공격수를 숨도 못쉬게 만들어 버리고, 상대 윙어를 공격선으로 올라가지도 못하게 만들고 급기야는 수비만 하게 만들어 버린 지금껏 부각되지 않은 더 뛰어난 수비수들 혹은 상대 감독의 전략전술적 승리라는 생각을 할 법도 한데.. 또는 해당팀 주요선수의 부진이나 조화의 문제가 생겨 경기력이 문제가 되서 그런것인데.. 기타 이런 저런 쪽으로도 볼 법한데, 그런 면에 대한 우호적이거나 고찰적 시선은 먹힐 틈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한두명 그것도 이름으로만 알고 있으니, 괜찮다고 봤는데 실제 보니 영 허접이구만... 역시 한번 오버한거 인가봐.. 역시 다 잘하는 게 아니라 일부만,, 그것도 어쩌다 잘하는 게 맞지.. 하는 '도루묵'을 만들어 버리는 일들이 무한 반복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항일투사가 된 박종우 선수나 윤석영 선수의 경기를 보러 갔다면 어떨까요?
자,, 이 선수가 들어와서 드디여 부산 안익수 감독의 트레이드바크인 질식수비 축구가 완성되었다는 김한윤 (엄청 노장이라 이름이라도 들어 보았을 법하지만..)의 역할이나, 우리나라 보다 FIFA 랭킹이 좀 더 높은 호주에서 리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유럽에서도 꽤 인지도 있는 클럽이며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레인저스를 거쳐온 맥카이와 올림픽 대표팀에 부름을 받기도 했던 이종원, 박종우의 조합은 어떻게 가동되는지, 파그너와 김창수가 우측에서 짝을 맞출 때 그 어느 팀도 부산의 우측을 넘보기 힘든 완성도가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들어보고 관전하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부산에 이범영 - 김창수 - 박종우 이외에 아는 선수가 혹시나 있을까요? 그런데, 김창수는 부상, 키퍼는 혹시 전상욱이 자리를 하고 있다면 달랑 박종우만 기대의 눈초리로 보게 생겼군요.
그나마 세명이나 올림픽대표로 포진되있는 부산은 괜찮겠죠.
구멍이 한번도 안생겼던 올대 좌측의 지배자 윤석영을 보러 전남의 경기를 보러갔다면? 코니, 안재준, 윤석영, 손설민, 김영욱, 이종호... 누군지나 알까요? 알수 있는 통로나 정보가 존재할까요? 그나마 이번에 이적한 정성훈 정도 혹시나 알까요? 그나마 예전 홍명보호에서 주목받았던 김영욱이나, 광양루니 이종호의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파괴력있는 움직임 정도는 알고 봐줘야 하겠지만.. 기대에 부풀어 경기장을 찾아봐야 "아무도 모르는 친구들이 헛힘 빼는 것만 같은 지루한 축구로군.. 역시나~"를 입에 달고 보고 올지 모르겠습니다.
아는 선수도 없고, 그나마 아는 선수의 경기를 본다해도 대부분 정확한 '이름만!!'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니, 경기력에 대한 기대치나 움직임에 대한 예상, 예상되는 경기진행.. 왜 저리 옥신각신하는지.. 어떤 기대도 재미도 가지기 어렵습니다.
관전의 정석
예전 학창시절, 수학을 풀던 기억이 납니다.
아주 기초적인 개념만을 잡아도 아주 쉬운 문제는 소화를 해낼수 있을겝니다. 그리곤, 그 기초적 개념이 공식으로 만들어집니다.
(a b)²= a² 2ab b²
헤헤.. 별로 외우기 어렵지 않습니다. 아니 크게 외울것도 없어 보입니다. 좀 보이니깐.. 우쭐~
그런데, 뭐 서너개를 괄호를 씌웠다 벗겼다. 제곱에 어쩌고 하라고 하고.. 이건 무조건 외우라고 수십개의 공식이 빼곡히 쓰여진 뭘 거둬들이라는 지 '수확의 정석' 을 쩍 펴줍니다.
이걸 이해하는 선을 넘어서 숙지하고 달달 외우지 못하면 다음 한번 비틀어 출제되는 문제는 괄호안을 다 곱하고 더하는 요상한 짓거리를 해보다가 결국은.. "수학은 사회생활에는 거의 쓸모가 없는 거라구 하더라" 하면서 그걸 기초로 하는 미분이니 뭐니의 해결책도 아주 간단히 찾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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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굴리기 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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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거 간단히 해결하니, 수업시간도 시험시간도 수학은 시간도 널널하구.. 그럴 시간에 암기과목에서 점수따자~!!
축구에 있어서도 가장 기본적인 룰, 기본적인 역할.. 뭐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축구의 기본적인 관전의 환경을 '선수를 운동장에 풀어 놓는 것', 기껏 거기에 더해야 '한두편이라도 방송되게 하는것' 그 선에서 그치면 관전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 K리그는 인수분해의 공식도 제대로 찾아 볼수 없는 상황에서 3제곱을 마스터 하고 미분을 지나 적분의 응용편의 문제를 풀라는 꼴입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해외축구에만 '목을 메는!!' 많은 축구팬들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생활인으로 친절한 분석과 관전환경을 제공하는 해외축구를 제껴놓고 다른 수고를 할 이유를 도대체 찾을수 없는 수많은 팬들을 비난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K리그가 한국축구의 젖줄이니 뭐니 하는 식상한 얘기를 덧붙이는 친절함은 제발 사양하고 싶습니다.
인수분해 공식도 찾아보지 못하게 하면서 논리학의 기초인 수학이란 학문의 중요성, 위대함을 논해 봐야.. 결국 연필굴리기로 해결하고, 다른 것에 집중하겠다는 지극히 논리적이고 정상적인 정답만을 찾게될 뿐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의 관전 환경은 축구를 즐길수 있는 기본적 관전환경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느낌입니다.
소위 말하는 빅리그를 우리가 절대 넘을 수 없는 이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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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시선의 변화를 시작으로
즐길꺼리를 스스로 만들어 즐기고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간단하게 시작한 글이 너무 장황해져서
4편으로 나누어 쓰게 되었습니다.
K리그가 EPL을 절대 넘지 못하는 이유
1. 해외축구에 대한 일방적 애정공세
http://toworld3.blog.me/30146895326
2. 불친절한 스포츠, 축구... 기본도 안갖춰진 관전의 환경
http://toworld3.blog.me/30146978435
3. 스토리와 역사.. 손에 잡히는 하나의 이미지와 맛
4. 위태로움과 기회의 위기. 남 탓할 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