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사의 표명
허정무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
허감독은 올림픽 8강 진출이 좌절된 21일, 숙소인 애들레이드 힐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올림픽 8강 진출에 실패해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호텔로비에 나타난 허감독은 "감독을 맡은 이래 항상 책임질 각오로 일해왔다"며 "올림픽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그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허감독은 그러나 "축구협회라는 공식기구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며 본인이 직접 사퇴의사를 발표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볼 때 허감독은 귀국 비행기 안에서 조중연 전무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협회가 귀국하자마자 사퇴를 공식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허감독은 그동안 친선경기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정작 중요한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는 실패를 거듭해왔다. 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코리아컵, 골드컵, 시드니 올림픽 등 `메인이벤트'에서 번번히 `쓴잔'을 들이켰다.
허감독이 물러나게되면서 정해성 코치, 김현태 GK코치, 최진한 트레이너 등 코칭스태프도 동반사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그를 대표감독으로 선임한 조중연 전무의 거취도 주목된다.
조전무는 애들레이드에 머무는 동안 여러차례 허감독의 거취와 자신의 책임을 연관지어 말했다. "허감독은 내가 발탁한 사람"이라며 "허감독이 책임질 일이 생기면 그 전에 내가 먼저 사퇴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해왔다.
한편 허감독의 사퇴로 후임 감독 선임이 핫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애들레이드에 왔던 한 축구인은 "국제적인 감각과 선진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 2002월드컵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들레이드=장원구 특파원 play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