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록의 완곡한 선이 아름답고 유장한..
[팔공산~천상데미산/ 전북 장수]
2014. 5. 11 [일]
평택 종주산악회 48명
수분재 - [신무산] - 자고개 - 1013봉 - [팔공산] - 서구리재 - 985봉 -
데미샘 갈림길 - [천상데미산] - 갈림길 - 와룡 자연휴양림 [6시간 30분]
[1]
이르게 내려앉은 새벽잿빛은 고단한 시간을 한발 뒤로하게끔 적요하며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즉 5월의 소소함속에 수수히 묻어나는 봄의 戀情 같은 것이다. 그 속에서 알량하는 시기의 초침은 빠르게 달아오르며 깊은 5월의 적막감이 되어간다. 그리고서 눅눅한 운기를 쏟아낸다. 천천히 변해가다 이르게 사라지는 하얀 해무처럼.
“시간의 틈새에 끼여졌던 四月愛에 마음이 깊어진다. 조용히 그 시간을 생각해낸다.
그리고서 그 사월의 이름을 생각한다.“
사월의 시간은..
연분홍 꽃불이 치맛자락 흩날리듯 봄바람에 큰 물결이 인다. 일시에 피어난 참꽃은 추억의 저편을 간직한 상상화를 연상케 한다. 바람 따라 흐르는 연분홍 물결로 흐드러지게 마음을 채우고 떨어진 꽃잎에 마음을 앗아가는 것은 참꽃의 진리가 아닌 듯싶다. 진달래꽃을 담아본 4월의 사연이었다.
지내온 사월의 진달래꽃은 心難함을 상징하였다. 유난했던 고기온과 일조량의 편중으로 사월 愛의 연정이 묻어나지 못하였다. 목련이 필 즈음, 유난히 봄의 행차가 더디었던 것은 사실. 평소 꽃들이 화려한 옷을 갈아입을 사월이지만 대자연의 불순으로 산야의 꽃들은 오히려 시간을 뒤로한 채 몸을 움츠려버렸다.
또한 사월의 생은 소소한 시간을 벗어나 짙은 물질을 토해내며 그 특유의 잔인한 달 같이 남김없이 스러지게 했다. 다음 순간, 그 모든 걸 순식간에 삼켜버린 흔적을 지우려 서쪽으로 기운 노을을 짓밟으려 했다. 아득한 황갈색을 띠면서 주어진 시간을 삼키려 했고, 그것에 어느 작은 틈이 보이지 않도록 완전하게 무장을 했으며, 검붉은 어둠에 쌓이도록 했다. 아! 잔인함이여…. 그 순간은 또 다른 시간을 맞이하기 위한 잉태된 행위인 것인가?
[2]
이제는 그 시기도 지나갔다. 꽃망울을 머금고 있던 초목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순간이 도래되었다. 저마다 솜털을 벗지 못했던 시간은 사라지고 봄의 향연이 넘실대는 5월의 시간이 온 것이다. 조용히 짙어져만 가는 봄의 향기가 온 산정곳곳에 배여 들어 평화로운 잎 새의 풀잎 같은 사랑이 완성되어가는 중이다.
화사한 꽃으로 치장을 한다. 참사랑을 몰고 온다. 막 드러낸 채 지금이라도 구름 꽃처럼 꽃잎을 터뜨릴 듯 앞 다투어 너도나도 피워대며 선연한 봄을 맞이한다. 찬란한 5월의 사랑이다. 온후한 기온과 가슴 깊이 스며드는 촉촉한 그 시간대의 5월의 양기는 가는 봄을 더디게 만들었다. 장유하게 흐르기를 바랄뿐이다.
“어머, 저 진한 연분홍 철쭉꽃 좀 보세요. 너무 예쁘지 않나요.” 이르게 왔다 맥없이 사라진 꽃잎들 속에 진한 향음을 내고 있는 개념 없는 철부지 꽃들이다. 「ㄱ 」의 독백이다. 시들다 만 꽃들 같은데 왜 이리 화들짝 놀라긴…
황무지 속 숲의 변신이 검푸르다. 흐린 하늘 아래 마른 풀들만 바람에 흔들리는 쓸쓸한 정취에서 마음을 이는 푸른 호수로 대조된다. 광활하게 펼쳐지는 그 모습엔 자연속의 고요가 생성되어진다. 한 올 한 올 수목들에게 피어드는 봄빛과 생기 있는 운기는 자연의 품이며, 너른 마음이다. 고요히 잎 새가 봄의 긴 긴 터널을 안내한다.
깊은 산중은 말없이 산바람을 맞고 있다. 그 바람의 알갱이는 지난 차디찬 냉기를 안고 연둣빛 색소를 발산시키며 제 몸을 불사르고 있다. 녹음 밭을 일구는 봄의 시간은 자신에게로 눈을 돌려버린 듯 … 그 어느새 농후하게 익어가는 화염을 더 채찍하고 있다. 사월의 아픔을 삭이려는 듯.
고개 숙인 잎 새 위에 봄빛은 하염없이 눈물을 터트린다. 봇물처럼 터지는 그 빛은 산상의 어깨를 싸매며 주렁주렁 녹음을 짓밟는다. 그 속에서 낙타 등처럼 높낮이가 가물대며 드러나는 불분명한 산봉은 저쪽처럼 아득하다. 솨아아~ 솨아아~ 5월의 바람, 끊임이 없듯 줄기찬 고성을 질러가며 산중에 퍼붓는 바람의 탄성. 소리가 끝이 없다.
연분홍과 백분홍의 철쭉은 홍과 선으로 피어난 채 자연적인 시간에 몸을 맡기고 있다. 이스러지며 낙화한 꽃들은 스스로의 본능을 억제시키며 순순한 감정을 품어보지도 못한 비애적인 삶을 마감했고, 생동생동 바람을 맞으며 꽃봉오리를 매단 연한 잎 순들은 오월의 시간 속에 단아한 꽃 채비를 하는 듯 활짝 피어올라 있다. 이질적인 생명체의 본성이 퍽 대조적이다.
[3]
“5월의 상징인 연둣빛 산록과 철쭉꽃, 그 속에 비친 삶과 시기가 이중의 잣대를 느끼게 해주는군요.
더 들여다보면 무언가의 고뇌가 깔려 있습니다.” 「ㅂ」의 어조는 강한 느낌이 들지 않는
연약한 구어처럼 들린다. 음, 혹시 ‘새로움’ 아닐까.
잔잔한 산면위로 실버들 가지처럼 늘어난 연둣 잎 새들이 세심한 고요를 안고 있다. 잿빛그늘 속에 죽죽 내뱉는 5월의 봄빛은 혼탁한 시간과 가뭄을 탕감시키려는 단오한 배려였다. 이른 시기에 찾아와 씁쓸함만 남겨두고 홀연히 떠나는 듯한 봄의 서정은 서걱거리는 바람이었기에 기대를 저버린지 오래다. 아무튼 기약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사월은 잔인한 달. 오월은 그에 심오한 생각을 갖게 하는 달. 계절의 아픔보다는 시기의 찬 시련이라 볼 수 있다. 자연의 생성도 멈춰진지 꽤 시간이 흘러갔다. 피었다 만 꽃순들이 찬 시기에 그냥 시들어 버렸다. 산정은 말이 없다. 그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날들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 서서히 잊혀져가는 마음속의 상처로 남을 것이다.
“5월의 산정은 새로운 이미지의 빛을 발산하는 집약체이기도 합니다.” 「ㄴ」의 점잖은 말은
귀와 혹은 눈을 부르기도 한다. 그것은 곧 스스로의 모습, 자신만의 향기를 뜻하는 것이 아닐까.
자꾸 뒤로 뒤로 흘러가는 산맥들은 봄을 멀리하는 듯 봄의 축적을 잃은 듯하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했던가. 그 모습이 없다. 우울해져가는 산정도 자기 본능을 잊은 듯하다. 지난날의 시간 속 산록은 풍요하며 아름답고 유장하였는데… 가슴 깊은 미려한 색채는 어디쯤 오는 것일까. 다 지나간 것일까. 봄, 그립다.
높고 낮은 산들을 휘감아 돌고 도는 강처럼 비춰지는 저 풍경에 심오한 마음만이 앞을 가린다. 산야 위에 낮게 깔린 안개도 그 시간의 시련을 알았는지 떠날 줄을 모른다. 텅 빈 시간의 축적이 낯선 땅에서부터 산중까지 파고든다. 동시에 적요함이 흐른다. 황토빛 광채가 산 전체를 휘감는다.
시선을 따라 도는 산정의 푸른 풍모가 우리를 올려다본다. 잿빛구름을 잘게 부숴내며 비 구슬을 만드는 운기가 너무 흐릿하다. 서서히 멀어지며 급격하게 사라진다. 차마 지울 수 없는 산정의 흔적인가. 길고 긴 터널을 지나 청초한 5월의 맥이 다시 떠오르기를 바랄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시간의 여백, 비 개인 것처럼 구름 되어 높아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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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운 흙길과 연둣빛 색감에 취해진 능선을 걸으며 봄의 연한 느낌을 안은 장시간. 함께 해주신 고문님, 회장님, 사무국장님, 감사님, 대장님 이하 회원님과 산우님들, 장거리 산행이었지만 걷기 좋은 봄의 숲길이라 편안하였고 마음 또한 수수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무국장님께서 정성껏 준비하여 주신 부대찌개 후(後) 식(食) 잘 먹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늘 한결같이 애써주시는 이년헌 고문님과 사모님, 여성 회원님들께 진정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014. 5. 12 오전.








































첫댓글 오래만에 장거리산행에 도움주시고 수고하셨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종주의 대장님!!
정말 멋있습니다.
연초록잎새와 어우러진 연핑크빛 철쭉은 사월의신부와도
같았답니다
싱그런 5월을 너무도기나긴 시간속에눈으로 마음으로느끼며 했던 산행이었습니다
영상속에 꽃들과 실록은 우울한마음을 치유하게 할것같습니다 고생많이하셨습니다
산행도 힘드실텐데 멋진 영상 많이담아오셨네요
좋은 글과 영상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