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도 초모리리 트레킹 원정에서 운행을 담당한 64기 이용진입니다.
이번 트레킹은 히말라야 인도 라닥의 럼체에서 초모리리 호수까지 6박 7일 동안 진행되었으며, 출발 고도는 4,240m, 최고 고도는 5,435m입니다. 총 고도 변화량은 상승 3,002m, 하강 2,690m입니다. 통신이 불가능한 지역 특성상 지프와 미리 도착지점 및 날짜를 정해두었고, 예기치 못한 변수를 대비하여 7박 8일의 일정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현장 상황에 따라 계획이 변경되었고, 각 일자별로 운행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식량, 가스, 대원들의 컨디션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6박 7일 안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으며, 초모리리에 도착한 후 지프에 연락하여 다음 날 바로 레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1일차 (7.31)
일정: 10.9km (Rumtse(4240m) - Kyamar(4538m))
지프를 타고 럼체까지 이동 후 트레킹을 시작하였습니다. 출발 30분 만에 도하 구간이 있었습니다. 물이 얕고 바위가 많아 신발을 벗지 않고 바위를 밟으며 이동했지만 일부 대원은 신발이 물에 빠지기도 하고 건너는 과정에서 숨이 차기도 하여 고산병 예방을 위해 휴식시간 겸 신발을 말리고 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고산에서의 산행은 익숙하지 않았고 목표거리였던 10.9km 중 7~8km 이동 후 박지를 찾고 첫날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추가로 일정 도중 박은송 대원의 발목이 삐었기에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2일 차 (8.1)
일정: 13.5km (Kyamar(4538m) - Kyamar la(5071m) - Mandalchan La(5206m) - Tisaling(4940m))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던 날이었습니다. 총 고도 상승량이 약 800m이며, 두 개의 패스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1일차에 지체된 거리로 인해 시간이 더 지체되었고, 첫 번째 패스인 Kyamar La 패스를 오르던 중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고, 옷이 젖어 체온이 떨어졌습니다. 적당한 장소를 찾아 텐트를 치고 휴식하였으나 비가 계속 강해져 체온 유지가 어려워져 휴식하던 장소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3일차 (8.2)
일정: 14.3km (Tisaling(4940m) - Shibuk La(5275m) - Pongunagu(4651m))
계획상 일정은 Shibuk La 패스를 건너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일정으로, 밀린 계획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날 넘지 못한 Mandalchan La 패스를 넘고 Shibuk La 패스를 오르는 과정에서 전날 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오지혁 대원이 고산병을 앓았습니다. 뒤편에서 비바람이 몰려와 서둘러 패스를 넘어 이동해야겠다고 결정을 하여 배낭을 이동훈 대장이 대신 매며 패스를 올라가였고, 호흡이 돌아온 오지혁 대원과 원상태로 이동하였습니다. 큰 부담이 없는 내리막길이였기에 다른 문제 없이 트레킹을 계속사였고, Pongunagu 근처 펌프가 있는 마을에서 박지를 찾았습니다.
4일차 (8.3)
일정: 17.8km (Pongunagu(4651m) - Nuruchan(4679m))
Tso Kar 호수 옆 루트로 고도 변화가 거의 없는 날이었습니다. 오르막길과 험한 길이 없어 아무런 문제 없이 수월하게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5일차 (8.4)
일정: 19.3km (Nuruchan(4679m) - Kyamayuri La(5416m) - Gyamar Barma(5195m))
아침에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도하 구간이 있었습니다. 폭이 넓고 물살이 세서 적당한 도하 지점을 찾는 데 시간이 소모되었으며, 신발을 벗고 건너야 했습니다. 강을 건너는 데 체력과 시간이 많이 소모되었고, 패스 통과에도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다음 패스의 시작 위치에 도착하였지만 패스를 넘기 전에 해가 지는 상황이 우려되었고, 대원들의 체력 저하와 고산병 및 부상 등을 고려하여 6일차로 일정을 미루기로 결정하였습니다.
6일차 (8.5)
일정: 5.7km (Gyamar Barma(5195m) - Kartse La(5384m) - Gyamar(5156m))
5일차 저녁부터 비가 아침까지 내렸습니다. 7일차에 긴 거리를 걸어야 했기 때문에 일찍 출발하려 했으나, 몸살이 있는 대원과 비로 인해 출발 시간을 지연하게 되었습니다. 물을 정수하는 도중 필터에 모래가 들어가 고장이 발생해 대체 정수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물을 끓여 정수를 하려고 하였지만 오스트리아 트레커들에게 정수 알약을 받을 수 있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Kyamayuri La 패스는 높고 경사가 심했습니다. 패스를 넘은 후 또 다른 패스를 넘어야 했기에 쉬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없었습니다. Karse La 패스를 넘을 때 비가 오기 시작했으며, 계속 내리는 비로 인해 체온이 떨어져 서둘러 박지로 이동했습니다.
7일차 (8.6)
일정: 16.3km (Gyamar(5157m) - Yalung Nyau La(5435m) - Tso moriri(4552m))
일정 중 가장 높은 Yalung Nyau La(5,435m)를 넘는 날이자, 목적지인 초모리리에 도착하는 날이었습니다. 트레킹 중에는 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아 지프에 연락하기 위해 일찍 출발했습니다. 마지막 패스를 가는 길은 가파르지 않았으나 강줄기를 따라가는 구간이어서 길이 길고 체력을 많이 소모했습니다. 올라가는 도중 박은송 대원에게 고산병이 왔으며,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가지며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고산의 지형에 많이 적응하여 속도는 많이 줄어들지 않았고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패스를 올라가고 무사히 목적지인 초모리리까지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총평: 고산 지역의 트래킹에 익숙하지 않아 초반에는 체력관리에 문제를 겪기도 하였으며, 한국과는 다른 걸음 속도, 고산병, 식수 정수 문제, 급작스럽게 변하는 날씨 등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날씨와 각 대원들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휴식시간과 일정을 조정하는게 중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여 계획에 맞춰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전 대원 부상 없이 도착 일정에 맞춰 트래킹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