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봉에 오르는 길은 무료와 유료(5,000원)가 있다.
사람이 통제하는 구간이 있고, 계단도 오르내리막을 따로 두었다.
정상에 서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광치기해변도 또렷하지 않지만
우도는 제모습을 보인다.
김인환이 10월에 한달살기를 예약했다는 종달리를 지나
해녀박물관에 들어간다.
거친 자연 속에서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제주해녀들의 이야기를
조금 미안하고 부끄러운 맘으로 대충 지난다.
바닷가 명진전복에서 돌솥밥을 먹고 낚시도구를 산다.
난 낚시에는 관심도 없고 재주도 없지만 친구들 따라 해 보고도 싶다.
숙소에서 낚싯대를 실고 방파제로 나가 차를 세우고
바다로 내려간다.
푸르른 바다에 검은 바위와 하얀 모래 그리고
저만큼에서 돌다 머춰 선 풍차 바람개비까지 경치가 좋다.
지렁이를 손으로 잘라 낚시바늘에 끼는 일이 만만치 않다.
찌까지 달려있는 낚싯대를 들고 파도 출렁이는 곳에 던지니 금방
찌가 사라진다.
고기가 달려있는지도 모르고 들어올리니 작은 고기가 달려있다.
이미 두마리쨰 잡고 있는 경태조사 등이 축하 해준다.
낚시바늘은 빠지지 않는다.
아가미 일부를 뗴어내며 바늘을 꺼낸다.
물통 속으로 들어간 느 놈은 헤엄치지 못한다.
벌써 40여년 전 평일도에서 아이들은 아에 머리를 잘라 갯바위에 널었었다.
처음 몇 번 나오던 고기들은 이제 나타나지 않는다.
우린 지렁이만 잃고 빈 바늘만 올린다.
나도 시들해져 바위 사이에 고동을 주우러 다닌다.
할머니가 오토바이를 타고 와 끌같은 것으로 배위에서 성게를 딴다.
그 사이를 보니 작은 뿔소라가 보인다.
아직은 작지만 고동보다 크니 이제 고동은 두고 소라만 찾으러 다닌다.
경태는 지렁이가 떨어져 우리가 잡은 고기를 썰어 미끼로 쓴다.
내가 보아둔 통발에서 경태가 문어를 꺼내왔다.
우린 힘없는 작은 물고기들을 돌려보내주고 그래도 문어와 소라가 들어있는
통을 들고 올라온다.
바다에서 소주를 마시지 못하고 물에 빠지며 해루질만 했지만
우린 한나절을 바다에서 잘 놀았다.
저녁은 일미도에서 회로 먹는다.
의사소통이 안된 여주인이 뼈고시 하나만 준다.
우린 중 한접시를 더 주문해 술을 마시고 집에 와 우리가 잡아온 바닷것으로
술을 마신다. 경태조사가 요리를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