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미생활 (권혁진 이사)

[이경미]

나의 취미생활

- 그림 그리기로 노년에 풍요로운 삶 전개 -

취운(吹雲) 권혁진 이사

인생은 60부터라고 한다. 이 말은 요즘 직장생활에서 은퇴한 60대 노인들이 세상을 보다 새롭게 그리고 보람 있게 살아간다는 뜻일 게다. 지금까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하여 동분서주하며 직장생활에 얽매여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다. 이제 지난날의 모든 속박과 일상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한 자유로운 삶을 살아보자. 화려한 백수의 생활……. 즉, 아름다운 화백의 꿈을 꾸며 힘차게 자유로운 창공을 훨훨 날아보자. 이렇게 해서 나의 제2의 인생 즉 화려한 백수(화백)의 생활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나는 2005년 12월말 약 39년간의 공직생활을 대과없이 무사히 마치고 마지막 직장인 광주과학기술원에서 퇴직했다. 지난날을 돌이켜볼 때 너무도 감사하고 감사한 나날이었다. 천학비재한 내 자신이 그동안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위하여 과연 무엇을 얼마나 봉사하였는가 생각할 때 그저 부끄러움과 아쉬움이 앞설 뿐이다.

나는 정년퇴임 3년 전부터 은퇴 후에 무엇을 하면서 앞으로 여생을 어떻게 보람 있게 보낼 것인가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과연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내 자신에 대하여 오래동안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나 자신은 그저 특별한 재능도 특별한 취미도 없이 평범한 둔재에 불과했다. 이런 상념에 잠겨있을때 20여 년 전 돌아가신 선친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다. 교육자로서 40여 년간 영광스러운 교직생활을 마치시고 은퇴하신 후 서재에서 묵묵히 난을 치시고, 대나무를 그리시던 고고한 선친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그 모습이 너무도 좋아보였고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바로 이것이야. 나는 선친의 길을 따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003년 3월 내가 마지막 직장생활을 했던 예향의 도시 전남 광주에서 나의 재능과 소질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동양화반에 등록하여 약 3년 동안 현재 국전심사위원인 丁山 白賢虎 선생에게서 사군자 기초를 공부하였다.

평생 붓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않은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무작정 그림 세계에 뛰어 들어가 보니, 밖에서 보던 아름다운 환상과는 달리 참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몇 번인가 중도 포기할까 망설이다가 오늘날까지 왔다. 사내가 한번 시작한일인데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는가? 나 자신에게 반문하며 은퇴 후에 아무런 계획과 취미생활도 없이 그저무위도식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에 힘들었지만 그만둘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해서 어설프게나마 자의반 타의반으로 고난의 화백의 길이 시작되었다.

2005년 12월 말 나는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마지막 직장생활을 마치고 가족들이 있는 과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2006년 3월부터 「과천문화원 문인화교실」에 용감하게 다시 등록했다. 혼자 외로울 것 같아서 죽마고우인 조예행 교장선생님과 노홍길 형을 끌어 들였다. 참으로 고맙게도 여성들이 대부분인 10여명의 기존 수강생들이 별다른 텃세 없이 우리를 친절하게 잘 대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다시 과천에서 화백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홍익대 미술대에서 文人畵를 전공한 우리나라 중진화백이신 素凈 金在善 선생님으로부터 열심히 지도를 받았다.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화실에 들어앉아 붓을 들고 무엇인가 열심히 표현해보고자 하는 내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자못 진지해 보이기도 했다. 또 동료 수강생들과 어울려 각종 미술전시회도 관람하고, 그림 소재를 찾아 야외 스케치여행을 떠나는 것도 그런대로 꽤나 재미가 있었다. 뒤늦게 시작한

아마추어 화백생활이 나의 노후 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

나는 김재선선생님의 열성적인 지도덕분에 각종 공모전시회에 응모하여 지금까지 문인화부문에서 5회 입선하는 영광도 누렸다. 또 지난해에는 서울미술협회가 주최한 「서울미술대상전」에서 처음으로 특선하는 영예도 있었다.

그리고 2007년부터는 문인화를 사랑하는 과천사람들의 동호인모임인「문소회」를 만들어 나는 회장이 되었고 작년까지 2회에 걸친 「문인화 회원전」을 과천에서 개최하였다. 처음 15명으로 발족한 동호회가 지금은 50명으로 회원이 늘어나 더욱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옛날 선비들이 즐겨 그리던 전통 文人畵에는 그림과 詩가 항상 조화롭게 그려져 있다. 즉 畵中有詩(화중유시)요, 詩中有畵(시중유화)라. 그것이 문인화의 정신이다. 비록 내가 시 한줄 쓸 줄 모르고 그림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둔재가 감히 문인화를 배우고 그린다는 것이 오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할 수 있을 때 까지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문인화를 그리며 풍요로운 노년의 생활을 보내고 싶다. 이렇게 나의 즐거운 제2의 인생이 새롭게 시작된 걸 나는 너무도 하나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 모두가 지금까지 나의 인생길을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총일 것이다.

[lbj499]

권혁진님 글 잘읽었습니다. 그저 윗대로부터 전해온 타고난 소질이거니 생각했는데 그런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니 존경스럽습니다. 노후를 아름답게 보내려는 의지와 소질과 노력이 훌륭한 화백으로의 길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될것입니다. 글도 잘쓰시는데 겸손을 잃지않으신 권형! 좋은글도 자주 선뵈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봉재.

[김창진]

좋은 취미로 시작하여 제2의 인생을 아름답게 펼쳐가시는 권혁진님의 모습이 부럽습니다. 글도 멋지게 쓰셨군요 자주 올려주세요.

[박병진]

권혁진님 글을 잘 읽었습니다 타고난 재질과 잠재된 능력을 힘껏 펼치세요 그리고 아름답게 남은 인생을 맛보며 즐기세요

[방울]

멋있게 노후의 삶을 설계하시고 실천하시는 모습이 너무 부럽습니다.

[란초]

'품위 있는노후'? 가 바로 이런 투자의 결과 가 아닌가 싶습니다. 넘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석포]

노년 훌륭한 취미생활 무척 부럽습니다. 더욱 노력하시고 큰 발전있으시기 바랍니다.

[변명섭]

아름다운 노후생활을 즐기기위하여 참 좋은 길을 택하셨읍니다 문소회를 만드신것은 참 잘하신겁니다 과천동호인들의 발전의 큰 터전이 될것이며 취운의 든든한 활동무대가 될것입니다 이왕 내친김에 정진하시어 공모전에도 많이 참가하시고 한국미술협회 회원이 되시도록 하십시요 기대하겠읍니다 건강하세요

[한공수]

선배님 글 잘읽엇습니다.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권혁진]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후회없이산사람]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시는 선배님의 모습에 진 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