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함께 사용ㆍ수소로…'친환경' 미래형 차
지구의 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자동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₂)가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높은 연료 효율과 저공해의 친환경 차량 개발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현대자동차가 전기와 휘발유를 함께 사용해 연비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배출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보였다.
현재 사용하는 자동차는 내연기관에서 생산하는 동력을 이용해 구동된다. 자동차가 가속된 후에 신호등을 만나거나, 내리막길을 주행할 때는 자동차가 갖고 있는 운동에너지를 브레이크를 이용해 열에너지로 변환한 뒤, 공기 중으로 버려야 하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동차 제동시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대신 발전기를 사용해 자동차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함으로써 축전기 등에 임시로 저장해 둔다. 임시로 저장된 전기에너지는 자동차를 다시 가속할 때, 전동기에 공급해 동력을 얻게 해 연료 사용량을 줄여준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휘발유를 일반 자동차에 비해 15~50%까지 절감할 수 있고 차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도 훨씬 적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는 2010년에는 하이브리드차가 전체 자동차의 25%, 연료전지 자동차는 4.5~11%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 이후에는 휘발유 자동차가 아예 지구촌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 마저 내놓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 차량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관측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재 하이브리드 차량 부문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매우 앞서가고 있다. 지난 1997년 도요타자동차와 혼다는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는 지금까지 모두 20만대가 시판됐을 정도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는 대개 시속 40㎞ 이상 속도로 달리면 휘발유 엔진만 사용하기 때문에 고속으로 장거리를 운전할 때는 별다른 장점이 없다. 또 같은 성능의 휘발유차 보다 값이 비싸 아직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머지않아 하이브리드 차가 세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도요타는 내년부터 10개 모델의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해 1년에 30만대 이상씩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혼다는 곧 중형차인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 차가 새로 내놓는 차량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미국 자동차 회사인 GM은 연료전지차를 2010년까지 시장에 내놓는다는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도 미국, 일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5년 제1회 서울모터쇼에 최초의 하이브리드차인 `FGV―1'을 선보였고, 1999년부터 아반떼ㆍ 베르나ㆍ 클릭 등 현대차에서 생산하는 차들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10월에 시범적으로 `클릭하이브리드' 50대를 환경부에 납품했고, 내년 말부터 하이브리드차를 대량 생산하기로 해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차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또 다른 친환경 자동차로 연료전지자동차를 들 수 있다. 연료전지의 에너지원인 연료에는 수소, 메탄올, 가솔린 등이 이용될 수 있지만 메탄올 가솔린의 경우에는 수소발생 장치가 추가돼야 하는 기술적 난제와 고비용 문제 때문에 단순히 수소를 연료로 주입한 자동차가 현재의 모델이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나오며 이러한 과정을 역으로,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가 발생하는데, 이 때 발생한 전기를 이용해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의 차량이 바로 수소 연료전지자동차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만 공급하면 전기에너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반면 물 이 외에는 전혀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성과 대체에너지의 조건을 완벽하게 만족시킨다. 세계 각국이 수소 연료전지자동차를 환경친화적 미래형자동차의 최종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연료전지 자동차는 수소연료 공급 기반이 구축되지 않아 당장 실용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우, 유럽내 수소 파이프라인의 설치가 완료되는 2030년 이후에야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