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 구 소련이 낳은 천재', '현대의 모차르트'
그가 남긴 15개의 교향곡과 15개 현악사중주는 현재 현대음악의 최고봉을 이루고 있다.
위대한 작곡가에게 '9번교향곡'은 마지막이라는 징크스가 있어서
'베토벤'도 '드보르작'도 '브루크너'도 9번교향곡을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했고,
이를 감지한 '말러'도 자신의 교향곡에 10번이라는 제목을 붙이는것을 두려워했다.
그 마의 9번벽을 넘어선 위대한 10번 교향곡이 탄생했으니
바로 '쇼스타코비치'의 위대한 10번이다.
'쇼스타코비치'는 9번교향곡을 만들고 당국으로 부터 심한 비난을 받았다.
구 소련의 당국은 1945년 2차세계대전의 승전을 기념 할 만한
장엄하고 웅대한 멋진 교향곡을 기대했 건만
웬일인지 '쇼스타코비치'의 9번교향곡은 아주 심플하고 경쾌한,
어떻게 보면 단촐한 교향곡이어서,
이듬해 1946년
'쇼스타코비치'는 악명높은 '즈다노프 비판'으로 형식주의자로 낙인찍히고
자아비판을 감수해야했다.
그로부터 8년뒤 '스탈린'이 사망하자 '쇼스타코비치'는 소련에 부는 해빙이 분위기를 감지하고 작업에 착수하여 1953년 '제 10번교향곡'을 발표하였다.
이곡은 1953.12.17일 '레닌그라드'에서
'에프게니 므라빈스키'가 지휘한 '레닌그라드 필'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이 교향곡에는 은밀한 코드가 숨겨져있는데
2악장은 '스탈린'의 '음악적 초상화'로
악마의 풍자처럼 가혹하고 냉혹한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하는것과
3악장에서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D-S-C-H(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음형과
자신이 사랑한 제자 '엘미라'(E-La-Mi-Re-A)의 음형을 음악속에 숨겨놓았다고 한다.
'쇼스타코비치' 5번교향곡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이 10번교향곡은
자칫 처음에는 따분하게 느낄수도 있지만 꾹 참고 끝까지 들어본다면
인간의 내면에서의 갈등과 번뇌를 생각나게하는 우울함과 또한 활기찬 선율과 리듬으로 밝은 분위기를 물씬 느낄수있는 멋진 교향곡이다.
이 교향곡을 초연했던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는 '레닌그라드 필'의 'SAGA'반의 자켓에는 검정색 바탕에 흰 글씨로 '쇼스타코비치'의 10번 교향곡임을 나타내는 글자 밖에 없다.
단순하면서도 웬지 포스가 느껴지는 자켓이 아닐수 없다.
'므라빈스키'의 분신같은 '레닌그라드필'은 가장 길며 무게감 있고 복잡한 감정을 잡아가는 1악장의 변화무쌍한 리듬들을 능숙하게 잘 이끌어간다.
2악장 '스케르쪼'같은 '알레그로'에서
관악은 관악대로 현악은 현악대로 어지럽게 따로 놀고 북은 마구 난타하며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서도 잘 훈련된 '레닌그라드 필'은
주변 불협화음에 휘둘리지 않고 일사분란한 연주를 들려주며,
3,4악장도 현악과 관악의 조화로운 산뜻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들려준다.
아주 멋진 음반이다.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필의 도이치그라마폰반 1982년 녹음의 자켓에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약자 'DS'가 크게 붉은 하늘위에 떠있는 사진이 마치 위대한 구 소련의 작곡가를 추앙하는듯 하다.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로 베를린필을 이끌었던 '카라얀'이건만,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만큼은 15개 교향곡중 이 10번 교향곡만 녹음을 남겼다.
러시아의 걸출한 지휘자 '므라빈스키'보다 잘할 자신이 없어서 일수도 있고,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아서 일수도 있는데 전자가 아무래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런데 이 유일한 녹음 10번을 들어보면 참으로 명작을 대하는 느낌이다.
1악장부터 찰지고 깊은 현악들이 인간의 복잡한 심경을 표현하듯 다채롭게 펼쳐지며,
타악과 관악도 웅장한 사운드를 뿜어낸다.
3악장에서 밝게 연주하는 중간부분의 오케스트레이션에서는
특유의 화사하고 풍성한 사운드가 참 멋지게 들린다.
이렇게 보면 '카라얀'이 베를린 필 특유의 색채로 좀더 많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들의 녹음을 남겨두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마저 든다,
'예브게니 스베틀라노프'가 지휘하는 'USSR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MHS'사의 음반은
'멜로디아' 음원을 'MHS'사가 프린팅한 음반으로,
자켓에는 '쇼스타코비치'의 자화상이 깔끔하게 잘 그려져있고,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과 함께 커플링되어있어서
'쇼스타코비치'의 가장 유명한 교향곡 2곡을 담고있으며 음질또한 우수해서 가성비 높은 음반이다.
'스베틀라노프'는 모스크바 출신으로 모스크바 음악원 재학중에 이미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하여 데뷔한 실력가이다.
오랜기간동안 '볼쇼이' 극장에서 러시아 작곡가들의 발레와 오페라들을 지휘하면서 명성을 쌓았고 특히 USSR 심포니의 상임으로 취임하면서
호방하고 색채감 넘치는 지휘로 명성이 자자하다.
베이스로 빚은 음울한 기운이 흐르는 가운데 처연한 바이얼린의 물살로 이어가는 1악장
관현악의 색깔이 다채롭고,
호방한 2악장
콘트라베이스의 깊은 배음에 잘 어울리는 트럼펫 화음의 3악장
심연에서 우러나는듯한 오케스트레이션을 들려주는 4악장까지
매력이 철철 넘치는 연주이다.
꼭 들어보라고 적극 추천하는 음반이다.
'베르나르드 하이팅크'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1977년 녹음 데카반.
'하이팅크'는 1악장부터 느린 템포로 가져가서 런던필의 풍성한 관현악으로
대 서사시같이 연주한다.
이 복잡 미묘한 1악장을 다들 12분대에 주파하지만 '스베틀라노프'와 '하이팅크'는 2분 더 늘여서 14분에 연주하다보니
후반부로 가면 약간의 긴장감이 풀어져 버려 맥없이 들리기도 하기때문에
어떤때는 빠르면서 긴장감 넘치는 '페트렌코'의 연주가 좋다가,
한편 어떤때는 이 느릿한 그러면서 세부 악기들의 미세한 떨림도 들을수 있는 '하이팅크'의 미묘한 느낌이 좋기도 한다.
데카의 좋은 음질을 바탕으로 느린템포로 가져가는 이 '하이팅크'의 '쇼스타코비치 10번' 연주도 빼 놓을수 없는 멋진 연주이다.
프란츠 콘비츠니가 지휘하는 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의 1954년 녹음 스크리벤둠반은 콘비츠니의 연주 모음집이다.
체코출신 '콘비츠니'는 '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와 '드레스덴 국립오페라극장' 지휘자를 역임하면서 명성이 자자했던 아마도 동독 지휘계의 가장 큰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빠르게 질주하는 관현악의 향연으로 두툼한 현악과 전반적인 오케스트라의 호쾌한 맛은 분명 있으나,
템포조절에서 주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에서 맛, 미묘한 분위기가 없다.
각자 악기들이 불협화음인듯 하다가도 그것이 모아져서 새로운 느낌의 하모니를 창조해내야 멋진 연주인데,
각자 독주악기들의 기량들은 훌륭하나 조화의 아름다움이 없어서 아쉽다.
'바실리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로열리버풀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2009년 녹음 '낙소스'반은 젋은 신예 '페트렌코'의 잘생긴 모습을 전면에 실었는데,
검은 셔츠차림으로지휘봉을 든 모습이 아주 멋지다.
'페트렌코'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그' 출신으로 76년생이니 이제 만40세로 요즘 지휘계의 신성 유망주이다.
그동안 '낙소스'의 음반들은 저가음반이라고 무시당하는 경향도 있지만
이 음반을 들어보면 그런 생각은 자취를 감추고 '페트렌코'와 '로열 리버풀'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더블베이스의 장중하고 깊은 울림은 내 스피커가 그렇게 좋았나 하는 생각으로 다시한번 보게 만들고,
날렵한 바이얼린을 포함한 현악들, 관악기와 타악의 세련된 연주도 매력이 철철 넘치고,
이 음색들이 합쳐진 전체 오케스트라의 화음도 무척 조화롭고 웅장하다.
러시아의 유망주 '페트렌코'와 '로열 리버풀 오케스트라'의 고급스런 이 사운드!
적극 추천하고 싶은 음반이며 '나의 음반'이다.
'페트렌코'와 '리버풀'이 만들어내는
멋진 관현악의 조화, 스케로쪼 같은 2악장을 소개한다.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 2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