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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청초의언덕 원문보기 글쓴이: 구름밭(김정묵)
김동환(金東煥, 1901년 9월 27일 ~ 1958년) 임원식(林元植.1919.6.24∼2002.8.26)
가곡으로 널리 불리우고 있는 파인 김동환(1901-1950?)의 시 <아무도 모르라고>를 1942년에 나온 파인의 빛 바랜 서정시집 <해당화(海棠花)>(대동아사 출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실상은 원시(原詩)를 보기위해 원본 시집을 찾은 것이지요. 페이지를 열자 당시의 표기대로 쓴 시 제목 <아모도 몰르라고>가 왠지 낯선 글자처럼 눈에 크게 들어왔습니다.
진실로 소중하고 귀한 것을 얻게 되면 나도 모르게 비밀로 간직하게 된다. 그리곤 믿을 수 없어서, 그리고 믿기지 않아서 살짝 들여다보곤 도로 감춰 놓는다.
가곡 '아무도 모르라고'는 작곡가 임원식이 23세 청년이었던 1942년, 일본 도쿄고등음악학교에 유학중이던 시절에 지은 곡이다.
그 당시는 일제 치하였기 때문에 우리나라 시인의 시를 접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임원식씨도 마찬가지였지만 그 가운데서 파인 김동환의 시를 몇 편 발견하고서는 곧 작곡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아무도 모르라고'도 그 곡들 중의 하나이다.
임원식에게는 파인의 시가 마치 아무도 모르는 샘물'을 발견한 것처럼 기쁘고 귀하게 가슴속에 다가왔던 것이다.
떡갈나무 숲속에는 나만이 아는 샘물이 있고, 나는 아무도 모르라고 도로 덮고 내려온다. 노래 선율은 순하고 단순하여 나만의 비밀을 간직하는 조심스러움을 안겨준다.
노래 가운데 "아무도 모르라고"라고 노래하기 전에 반 박자를 살짝 쉬고 나오는 것 또한 무척 효과적이다.
피아노 반주는 전주와 비슷한 형태로 계속되고 가끔씩 섞이는 불협화음은 가장 행복한 마음일 때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약간의 불안감을 나타내듯 한다.
가곡 '아무도 모르라고'는 간결하면서도 서정성이 돋보이는 파인의 시를 무리 없이 깊이 음미하도록 이끌어 준다.
그리고 1940년대의 작품이기에 나올 수 있었던 그윽함과 은근함이 이 노래에는 깃들어 잇다. 오늘날처럼 급하고 겉도는 세상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깊이와 무게가 느껴지는 소중한 우리들의 옛 정서가 담겨져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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