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0월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을 내놓았습니다. 이 개선안은 2007년 고교 신입생부터 교과별 독서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하는 ‘독서이력철’제도를 시행하고, 이를 위해 독서매뉴얼을 개발하겠다는 내용이였습니다. 발표가 있은 뒤 다음 해 3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독서지도자료집을 발간하였습니다.
또한 부산시교육청에서는 2004년 3월부터 강원대학교와 연계하여 독서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이를 주목하고 나섰습니다. 바야흐로 교육인적자원부의 주관아래 독서를 학습과 평가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제도들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위기에 처해있었지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9년 2월 23일, 부산시교육청은 부산대학 본관 3층 다목적홀에서 부산, 경남, 울산에 있는 19개 대학과 중,고등학교의 독서활동을 대입에 반영하는 협약식을 체결하고 공동선언을 했습니다.
부산시교육청에서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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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대학 및 기관
경남대, 경상대, 경성대, 고신대, 동명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부산대, 부산카톨릭대, 부산교육대, 부산외국어대, 신라대, 영산대, 울산과학기술대, 울산대, 인제대, 한국해양대(가나다순) /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은 중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학생 개인의 독서, 동아리의 독서토론, 독서능력경진대회, 독서토론대회 등 독서활동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그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이러한 결과물에 대한 반영방법이나 반영시기 등은 대학별 전형위원회의 계획에 따른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대학은 부산시교육청 독서지원시스템에 의해 독서활동 결과물을 대입전형에 활용하면서 부산시교육청과 협력하여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은 지난 2003년 학생들의 독서흥미 부여 및 독서습관 정착을 위하여 개발에 착수하여 교육과학기술부(교육인적자원부)의 특별교부금 14억 5천만원을 지원받아 전국 학생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확충하였으며 매년 지속적으로 현장 지원단 교사와 전문교수들이 업그레이드 해 왔다.
한편, 부산교육청은 이 시스템을 초, 중, 고 학교별 자유롭게 활용한 다양한 독후활동 결과(독후감, 독서논술 등)를 오프라인에서 수행한 다양한 독후활동과 함께 웹상에서 개인 문집 만들기 등이 가능해 대입전형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학교나 학생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수정, 보완이 가능해지고 대학이 요구하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로 변화, 제출할 수 있도록 대학과 공동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부산대는 2009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여 수시모집의 ‘효원인재전형’에서 독서활동을 매개로 학생들의 지적호기심과 교양, 대학에서의 수학능력, 가치관인성 등을 파악하는 전형방식을 부분적으로 도입하였다.
[학생의 시스템 활용 방법]
부산광역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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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자율의 자기계획에 의한 독서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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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독후활동 관리를 위한 독서후 독교육지원시스템 접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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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선택 및 다양한 독후활동 (독서퀴즈, 감상문쓰기, 교과독서활동, 편지쓰기, 일기쓰기,개요짜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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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활동 후 담임에게 지도 및 추천 요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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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 학생들의 독후활동을 지도하고 우수독후활동 공유를 위한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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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독서포트폴리오로 독후활동 저장 - 문집 발행, - 대학별 맞춤형 대입전형 증빙자료로 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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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05년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독서이력철 반대 거리 선전전 및 집회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시민들에게 나누어주었던 자료에 독서이력철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 독서이력철이란 무엇인가요?
독서이력철을 간단히 설명하면 독서에 관한 개인 기록부입니다.
즉. 학생 개인의 교과별 독서활동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하자는 것입니다. 읽은 책의 권수와 목록, 독서 행사에서의 수상 경력 및 각종 독서 시험에서 받은 점수, 독서인증제를 통한 인증등급 모두 기록됩니다.
그러므로 내신이나 입시, 취업에 반영되어 평생 따라다니게 될 여지가 있는 거지요.
2. 독서인증시험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독서인증제는 시험으로 책읽기를 평가해서 급수를 인증하겠다는 것입니다.
시험이란 누구나 인정하는 답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독서가 과연 다른 인증시헙과 같은 객관적 검증이 가능할까요?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라 했는데 개인의 마음을 평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람마다 책을 읽으면서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며 겪는 감장도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지요.
시험을 위한 단순 암기식 책읽기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교과목의 짐을 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동화책을 읽고 등장인물의 이름, 사건, 배경을 외워야 하고, 역사책에서는 시대와 인물을, 과학책에선 명칭과 구조를 달달 외워야 한다면 아무리 좋은 책도 교과서와 다를 게 없다는 것입니다. 교과 시험으로도 부족해 교과서 외 지문을 학습해야 하는 결과가 되겠지요.
공교육이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서 시험을 대비한 학원과 과외가 늘어날 것이며, 학부모들에게는 사교육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또 시험목록에 정해진 책만 읽자니 수많은 책이 설 자리가 없어질 테지요. 다른 인증 시험과 비교할 수 없는 여파를 불러오는 정책을 공공기관에서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3. 그렇게라도 책을 많이 읽으면 좋지 않나요?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단 한 권을 읽더라도 감동이 있는 책읽기가 되어야 합니다. 책을 읽는 그 자체로 기쁨이자 즐거움이여야 진정한 삶의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강제된 시험으로 몇 권의 책을 더 읽을 수는 있겠지만, 과연 아이들이 감동하는 진정한 책읽기가 될까요? 아마 책을 읽으면서도 이 책에서 어떤 시험문제가 나올까 고민하며 읽게 될 것입니다. 정해진 학습목표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책을 읽고 정해진 한 가지 답으로 평가하게 되면, 한 가지만을 생각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됩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책을 읽을 권리를 제한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지적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라면 결코 몇 권의 책에 현혹될 일이 아닌 것이지요.
4.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학생들이 여러 책을 찾아 읽을 수 있게 풍부한 장서를 갖춘 도서관과 전문 사서 교사가 꼭 필요합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학교 도서관의 독서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전문교사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학교 교사들의 교육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독서가 오직 학습과 평가의 도구로면 여겨지고, 학생들은 필독서만 맹신해서 책을 읽게 되는 독서이력철은 절대 시행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우리는 몇 권의 책과 얼마의 점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이들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되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부산시교육청이 부산, 경남, 울산에 있는 19개 대학과 맺은 독후활동 대입반영 협약식을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