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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고병권 지음. 그린비
얇지만 명확하고 깊이가 느껴지는 책이다. 지은이는 민주주의의 정의를 플라톤이 민주주의에 대해 부정적으로 비아냥거리며 한 말을 역이용해 멋지게 내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것은 곧 아나키즘이다. 즉 권력의 없음이 그 하나이다. 왕정, 귀족정을 나누는 기준이 권력의 개인독점이나 집단독점이냐에 의한 것이라면, 민주주의는 앞의 정체들에 비해 권력이 없는 상태와 같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데모스 즉 민중이 실체 없음이다. 그리고 그 실체 없는 민중의 평등이 바로 민주주의 생명이다. 그리고 지은이는 우리가 믿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민주주의가 아니라, 계몽철학들의 주권개념과 함께 탄생한 정체라는 것을 강조한다. 왕정과 귀족정의 국가들에서 주권이 왕과 귀족에 있다면, 민주주의 국가는 주권을 국민에게서 찾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기반해 절대왕정이나 공화정을 택하는 것은 국가의 사정에 따라 다른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간접민주주의를 곧 민주주의로 오해하는 것은 분명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민주정체에 대한 언급 부분은 다시 한번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차례 =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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