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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재인 변호사님을 사랑하는 모임. 원문보기 글쓴이: 불꽃
지난 금요일(11/27)
병점동 희망센터에서 성공회대학교 김수행교수님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위한 정치경제학 이야기-우리사회의 정치경제학적 대안은 무엇인가?'란 주제의 강연회에서 김교수님은 자본주의사회의 문제점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에 대한 사례를 들어주었습니다.
다음은 간략한 강연 내용 정리입니다.
1. '원시공산제-노예제-봉건제-자본주의-사회주의'로의 이행
대학시절 경제사를 공부한 분이라면(70년, 80년대 학번의 운동권출신이면 다들 경험이 계실 것이지만) 막스의 계급사적 측면으로 바라본 사회형태 변화는 학습이 되어 있을 것이고 확인과정 정도였습니다.
김 교수님의 전공이 '막스주의 공학'이어 이 부분에 대한 강연이 많은 시간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의 이행과정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는데 영국의 경우 엔크로저운동으로 인한 농노의 도시빈민화가 새로운 계급(임금노동자 계급)을 탄생시켰고 공장제 수공업에서 공장제 기계공업으로의 이행을 통해 자본주의가 확립됐습니다.
이를 '자본주의가 자기 발로 선다'라 표현하며 수공업하에서는 숙련 노동자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나 기계공업이 확립된 후에는 미숙련 노동자로 노동이 가능하기에 자본가가 우위를 차지, 확실한 계급적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막스가 '공황'을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 것은 주류 경제학에서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나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자원은 유한하다'라 말한 것에서 찾고 있습니다.
즉 자원이 유한하다면 '인적자원'이 실업상태에 있을 까닭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사회에서는 실업자가 생기고, 도산을 하고, 기계가 놀고 있습니다.
김교수님은 '자원은 잔뜩 있는데 자본가가 자기 이윤만을 추구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것은 자본가의 노동자 길들이기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2. 러시아혁명-봉건제에서 사회주의로...다시 자본주의로
러시아의 사례를 들 때 러시아는 자본주의가 미처 정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주의로 전환했습니다.
공장과 농장, 토지의 국유화가 진행됐지만 노동자계급의 경영능력이 없음으로 인해 레닌이 공장주인에게 다시 공장을 돌려줬습니다.
레닌 사망 후 스탈린은 계획경제를 통해 농업집단화와 국유화를 다시 시도했지만 공장에 파견할 적합한 인원이 적어 공장장이 모든 일을 다 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가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이로인해 소비에트는 관료층에 의해 체제를 유지하며 관료층의 지배계급화로 발생되는 문제가 노동자 해방의 실패를 낳게 돼 다시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3. 스웨덴의 복지제도
스웨덴은 1932년부터 2009년까지 거의 대부분의 기간동안 사회민주당이 장기집권을 했습니다.
사민당의 기본적 아이디어는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노동자, 서민 복지를 최대한 향상시킨다'는 것으로 복지제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란 것은 불문가지의 일입니다.
스웨덴의 사민당이 계속 집권할 수 있었던 발판에는 바로 '노조'가 있습니다. 또 강철산업과 자동차 등의 산업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제도를 실시함으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망하고 경쟁력이 높은 기업은 이윤률이 높을수록 초과이윤이 창출돼 '윈윈의 구조'를 만듭니다.
이렇게 발생한 초과이윤에 대해 기업이 세금을 내고, 이것이 복지제도 형성의 바탕이 됩니다.
노동자가 해고를 당하거나 기업이 파산하면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기술교육과 해고수당 등의 혜택이 주어지고 노동자, 서빈의 복지제도 활성화를 통해 평화와 평등, 연대를 강조하는 사회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런 스웨덴의 사민당이 집권에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1975년 '임노동자 기금법안'에 대해 자본가들이 반기를 든 때입니다.
임노동자 기금법안은 초과이윤의 5%를 노동자의 기금으로 설정, 이를 주요기업의 주식 구매에 사용하려 한 것입니다.
이런 상태로 10년이 흐르면 노동조합이 기업의 최대 주주가 될 것을 염려한 자본가들이 촛불시위를 하며 반대했습니다.
이것이 1976년 총선거에서 사민당 패배로 나타났고 '임노동자 기금법안'은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4. 베네쥬엘라의 사례
베네쥬엘라는 석유매장량 세계 4위, 수출량 5위인 나라입니다.
석유 수출 만으로도 전 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살 수 있는 국가이나 60~70%가 빈민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유는 뻔하지만 역대 정권이 보수당 두 곳이 서로 주거니받거니 집권하며 석유세입을 독점했기 때문입니다.
1998년 12월 차베스 현 대통령이 '빈민의 대변자'란 공약을 가지고 출마했습니다. 육군교관 출신인 그는 전국 빈민촌에 선거운동원(학생운동가 출신이었던 사회운동가들)을 보내 빈민들의 적극적 지지를 얻어내 59%의 득표율로 대통령이 됩니다.
그후 제헌국회를 통해 토지개혁법, 석유국유화법, 빈민보호법 등을 통과시켰습니다.
토지개혁법은 일정 연도 이상 토지를 사용하지 않은 지주의 땅을 몰수, 빈민에게 나눠주고 정착을 돕는 법안입니다.
베네쥬엘라에서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부분 지주들이 농사에 관심이 없고 오직 석유에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빈민보호법은 도시빈만가구 2백~3백가구, 농촌 50가구 단위로 주민자치위를 구성, 동네에 필요한 것(탁아소, 목욕탕, 학교 등)을 분석해 사회발전부로 보냅니다. 그러면 직원이 직접 나와 주민자치위와 주민들과 토론을 해 국가 차원에서 지원되는 부분을 제외한 예산안을 다시 작성 사회발전부로 보냅니다.
그렇게 새로 작성된 예산안에 따른 집행 비용이 주민자치위 구좌로 직접 돈이 들어오고 이를 주민자치위에서 실시합니다.
석유세입의 50%를 이렇게 지출하기 때문에 빈민의 삶이 획기적으로 나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득권 세력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차베스 제거를 위한 군사쿠데타라 발생했습니다.
2002년 4월11일 발생한 쿠데타로 차베스는 대통령궁에 갇히고 상공회의소 회장을 임시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쿠데타의 배후가 CIA였다 합니다.
쿠데타 소식이 접해지자 빈민들이 대통령 궁을 에워싸고 싸움을 벌여 결국 차베스를 구출하고 4월 14일로 실패했습니다.
그해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자본가들의 파업이 발생했지만 차베스가 미숙련 노동자를 교육시키고 퇴임한 노동자들을 긴급 배치해 위기를 넘겼습니다.
04년 8월15일(남의 나라 해방절에...)에는 보수당이 차베스 탄핵에 나서(베네쥬엘라는 유권자의 20%가 탄핵에 나설 수 있고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합니다) 국민투표에서 차베스가 이겼습니다.
07년 8월 헌법개정안(대통령 연임제)을 놓고 국민투표가 있었으나 부결됐습니다. 하지만 올 2월 연임철폐 국민투표가 통과돼 차베스는 연임을 할 수 있게 됐다 합니다.
차베스의 부임기간 동안 미션메르칸(서민대상 상점으로 세금없는 국내산 제품 판매소)이 설치됐고 노동시간이 1일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차베스주의와 보수주의 간의 투쟁이 이뤄지고 있는데 재밌는 것은 그 나라의 거의 모든 방송과 언론을 보수주의자들이 쥐고 있어 '차베스를 죽이자'라고 노골적으로 광고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강의 내용이었습니다.
그 후 많은 질문이 쏟아져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질문을 미처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질문 중 '내년도 4.5% 성장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도 6~7%의 예산 증액만 있었던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직접적 예산 증액과 대기업 감세를 합해 23% 가량의 증액(쉽게 말해 돈을 찍어냈다는 것)을 이룬 점을 볼 때 일시적 성장일 가능성이 높다 하겠습니다. 아니 그 후 스테그플레이션이 예상된다고 봅니다.
김 교수님 역시 경기회복의 지표는 '실업률과 고용률을 봐야 한다'며 수출주도형 경제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이 기술력이 부족하고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오직 싼 가격을 내세워 물건을 팔 수 밖에 없기에 결국 국내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추는 방향으로 수출품의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는 내수시장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그 결과 다시 수출로 몰리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김교수님은 주가와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경기 회복의 지표로 삼는 것이 위험함을 경고했습니다.
경기부양책으로 돈을 풀어 갈 곳 없는 돈들이 주가와 아파트 가격으로 몰리게 되기에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정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차베스 정권에 대한 질문을 뒷풀이때 했습니다.
단지 빈민촌에 '빈민의 대변인'이란 주장만으로 선거혁명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들어 '베네쥬엘라 국민의 의식 수준'을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사모님이 대신 답해줬는데 국민의 의식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합니다.
결국 국민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했을 것이란 가정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차베스 정권 역시 '사람이 만든 조직'이기에 앞으로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 여겨집니다.
부디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바른 모습을 보여 연임 후 제대로 된 후계자를 키우고 이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를 바래 봅니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미국이 이라크며 아프가니스탄, 북한에 신경이 팔려 손 쓰지 못해서 아직 별 문제가 없지만, 언제고 미국이 베네쥬엘라를 손 보려 한다면 대통령 암살부터 용병 투입까지(바로 옆 콜롬비아에 미국 용병이 많다고 함) 험난한 일이 발생할까 하는 점입니다.
비록 남의 나라지만 정의가 세워지길 빌어 봅니다.
미국의 패권주의......남의 나라 망하길 빌어보기도 처음입니다.
김수행교수님의 '새로운 사회를 위한 경제이야기' 책에 저자 사인도 받았습니다. 이 책의 인세는 김교수님께로 가지 않고 모두 성공회대학교 '우이기금'에 기부된다고 합니다.
김교수님은 강연을 사모님과 함께 다니는데 사모님은 사고도 깨인 분이고 검소하고 소박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이다'라 말하시는 사모님을 뵈며 두 분 삶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일었습니다.
아래는 직접 사인받은 책...자랑입니다.
첫댓글 자국에는 자원이 없어서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을 해서 가공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수출.및 자국내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요.,
그럼 저희 대한민국에서는 그럼 어떤한 자원이 있을까요.. 그건 인재를 육성하고 키우는 방법뿐이 없다고 봅니다..
세계각국에서는 치열한 판촉전쟁과 자국내에 상품에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 무척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물며 한나라에 국가원수도 자국에 투자유치를 위해 무단히 애를 쓰시는 모습들을 자주 보곤합니다.. 무한경쟁속에서 사느냐 ~ 죽는냐...
그럼으로 이 나라에 기둥이 될 인재를 많이 육성하고 지원을 아낌없이 해야 먼 미래에서는 이들이 이나라를 이끌어갈 젊은 일꾼들이 많이 배출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