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냄(貪), 성냄(瞋), 어리석음(癡), 집착, 증오, 아상(我相)과 같이 깨달음에 방해가 되는 장애를 말한다. 번뇌장은 곧 아집(我執)이니, 나에 대한 이기적인 집착이다. 인간의 몸은 오온(五蘊)이 화합한 존재에 불과한 것인데, 실체가 있는 ‘나(我)’ 라고 집착하는 번뇌이다. 번뇌장은 마음(또는 一心)을 가려서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게 하고, 업을 지어 생을 받아, 다섯 길에 윤회하게 한다.
남회근 선생은 「무엇이 번뇌장일까요. 예를 들면 우리가 정좌(靜坐)를 하는 동안 마음속에서는 잡념이 어지러워 고요해질 수가 없습니다. 혹은 다리가 아프고 땅깁니다. 이런 것은 번뇌장, 곧 사장(事障)입니다.」 라고 하였다. 원효대사는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에서 번뇌장이 중생의 근본고(根本苦)이므로, 번뇌장의 극복이야말로 불성(佛性)의 첩경이라고 보았다.
소지장(所知障) :
이전부터 알고 있는 지식이나 알음알이가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편견, 증상만(增上慢), 지적(知的) 교만, 분별심(分別心), 차별심(差別心) 등이 해당된다. 소지장은 혜(慧)를 가려 혜해탈(慧解脫)을 못하게 하고, 제 마음을 훤히 알지 못하게 하며, 제법의 실상(實相)을 사무치게 알지 못하게 함으로써 비록 삼계에 나고서도 이승(二乘 : 성문과 벽지불)에 걸려 성불하지 못하게 한다. 소지장은 곧 법집(法執)이자 지장(智障)에 해당한다.
정공법사는 「상등(上等)으로 왕생하는 사람은 이일심불난(理一心不亂)이다. 중등(中等)으로 왕생하는 사람은 번뇌장은 이미 깨트렸지만 소지장은 아직 깨뜨리지 못하였다. 하등(下等)으로 왕생하는 사람은 번뇌장과 소지장 둘 다 아직 깨뜨리지는 못했지만 조절할 수는 있다. 비록 장애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작용을 일으키지 못한다. 이는 마치 돌이 풀을 누르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로, 그 상태로 업을 가지고 왕생할 수 있다.」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