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한 듯 조리 안 한 요리 같은 음식이야말로 귀차니스트인 갑판장이 지향하는 귀차니푸드입니다. 그래서 갑판장이 집에서 손수 만들어 먹는 갑판장표 귀차니푸드 2종(산베두부, 두부백숙)을 소개했더니만 제법 호응이 있습니다. 다만 덜 떨어진 인물이 거푸 두부요리를 올린 것에 대해 뒷담화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귀찮으니 그냥 무시하고 오늘도 또 다른 두부요리를 만들어 먹을까 했는데 집에 사다놓은 두부가 없습니다. 분하지만 오늘은 두부 대신 잔뜩 있는 토마토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밖에요.
토마토샐러드라고 하니 뭔가 있어 보입니다만 별 것 아닙니다. 그냥 토마토 2~3개를 한 입 크기로 뚝뚝 썰어서(크기에 따라 4~8분할) 대접(국그릇)에 담고...
플레인요거트를 콸콸 부어...
숟가락으로 마구 퍼먹으면 됩니다. 라고 써놓으니 참 없어 보입니다.
토마토는 완숙된 빨간 토마토가 영양도 맛도 있습니다. 요즘 보이는 방울토마토는 별 맛도 없이 싱거우면서 껍질만 질겨 이빨에 끼기 십상이니 비교적 맛이 진한 대저토마토(짭짤이토마토로도 불림)를 추천합니다. 일반 토마토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그 값을 합니다.
플레인요거트는 집에서 손수 제조한 것이라면 더 좋겠지만 귀찮으니 시판용 대용량제품을 그냥 사용해도 됩니다. 플레인요거트를 각종 채소(특히 양배추)샐러드의 드레싱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별도로 가미를 하지 않으면 닝닝 니기리한 것이 참 맛이 없습니다. 한 마디로 각종 채소+플레인요거트의 조합은 1+1=2가 아닌 -1의 맛을 보여주기에 시도할수록 손해입니다. 각각을 따로 먹느니만 못한데 굳이 왜 섞어 먹습니까. 하지만 많은 채소중에서도 토마토+플레인요거트의 조합은 1+1=2가 아닌 3~4 이상의 값을 보여줍니다. 이럴 때 보면 토마토는 채소가 아닌 과일이지 싶기도 합니다. 채소와는 달리 대부분의 과일과 플레인요거트의 조합은 상당히 괜찮거든요.
플레인요거트 드레싱의 토마토샐러드는 맛있긴 한데 야참이나 간식으로 딱 그것만 먹으면 2%쯤 부족합니다. 한 대접 분량의 토마토와 플레인요거트이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르긴 한데 왠지 속이 헛헛한 것이 고기나 밥류를 먹었을 때의 기분 좋은 포만감은 들지 않습니다.
그럴 때 시리얼을 한 줌 넣어주면 와작와작하는 소리와 함께 먹는 재미가 배가 되며 탄수화물을 섭취했다는 기대감에 실제 먹은량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 탄수화물 중독증이 심한 분들은 격하게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암튼 일상음주를 일삼으며 장이 민감한 갑판장류에겐 요거트나 청국장, 낫또 같은 유산균이나 바실러스균이 풍부하게 든 음식이야말로 산삼, 녹용보다도 훨씬 윗길의 기사회생의 명약이지 싶습니다. 그 효과는 화장실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일단 황금빛이 감....비단 구렁이 같...따봉!
시리얼이 없다면 새우깡이든 자갈치든 스낵류를 넣어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마저도 없다면 땅콩이든 아몬드든 견과류를 넣어도 되고, 또 그마저도 없다면 그냥 네 마음대로 하세요. 귀찮게 시리...
고딩입맛인 딸아이는 토마토샐러드에 꿀이나 올리고당을 주욱 짜넣습니다. 당연히 칼로리도 쭈욱 올라갑니다. 그럴 바에 차라리 밥을 실컷 먹든지 고기를 한 번 더 먹겠습니다.
<갑판장>
첫댓글 저는 칼로 두드린 오이를 함께 넣고
소금간을 조금만 더한후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둘러 먹습니다.
여유되어 강구막회 문어나 골뱅이를 더하고 레몬즙을 짜넣으면
훌륭한 지중해식 샐러드가 되지요.
그냥 사먹을랍니다. ㅋ~
대저토마토라고 하니 대저 인근 갈미조개가 땡기네요 ^6^
부산구경도 함 해야하는디..
갈미조개가 뭔가 했더니만 명주조개로구만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