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白頭山)<민족의 영산 백두산(靈山 白頭山)>
우리 한민족의 영산 백두산은 중국에서는 장바이샨(長白山)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도 이 백두산과 정상의 천지(天池)를 신성하게 여기는데 우루무치 천산 산록에도 또 다른 천지(天山天池)도 있다.
이 백두산은 우리 한민족의 성산(聖山)일뿐더러 이 지역의 소수민족인 여진족(女眞族), 말갈족(靺鞨族)들도 자기 민족의 성산이라고 한다며, 각각 개국신화(開國神話)들이 있다고 한다.
<1> 백두산 노천온천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는 장백폭포(長白瀑布) 앞 노천온천 입구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장백폭포는 천지에서 유일하게 바깥으로 나오는 물줄기(폭포)인데 중국으로 흐르는 송화강(松花江)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천지폭포(天池瀑布)라 하는데 우리나라와 중국의 국경을 흐르는 압록강과 두만강은 천지에서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샘으로 솟아 나와 강의 원류가 된다.
6월 초인데도 백두산은 골짜기마다 눈이 덮여있고 날씨도 제법 서늘하다. 버스에서 내려 골짜기로 올라가자 갑자기 유황(硫黃) 냄새가 나며 자욱이 안개가 서리는데 가까이 가면서 보니 넓은 바위 위로 물이 흘러넘치는데 수증기를 무럭무럭 뿜어대는 노천온천(露天溫泉)이다.
백두산 노천온천 / 오리알 삶아먹기 / 송화강(松花江)의 원류 장백폭포
너럭바위 위로 흘러넘치는 뜨거운 온천수가 얼마나 아까운지... 여기에다 호텔을 지으면 얼마나 좋을까?
버스에서 가이드가 봉지에 오리 알을 담아서 들고 나서기에 뭘 하려나 했더니 우리에게 두 개씩 나누어주며 온천물에 넣었다가 5분쯤 후 꺼내면 반숙(半熟)이 된다며 각자 해 보라고 한다.
바위 구멍에서 퐁퐁 솟아 나오는 온천수에 손을 넣으니 기절할 만큼 뜨겁다.
그 속에 오리 알을 넣었다가 나중 꺼내려고 손을 넣으니 너무 뜨거워 넣을 수가 없다. 이걸 어떻게 꺼내지?? ㅎㅎ
노천온천 조금 아래쪽에 허름한 온천욕장이 있는데 절로 헛웃음이 나온다. 입장료도 없고, 문도 없는 시멘트 가건물(假建物) 두 칸인데 한쪽은 남탕(男池), 한쪽은 여탕(女池)이라고 씌어있다.
그런데 두 칸 사이에 웬 창문을? 그런데 문도 달지 않아서 구멍이 휑하니 뚫려있다.
바위에서 흘러 내려온 물은 남탕과 여탕으로 들어가 욕탕을 채우고는 철철 흘러넘쳐서 다시 바깥으로 하염없이 흘러나온다. 아이구 아까워라....
장백폭포까지는 눈이 많아 가지는 못하고 멀리서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2> 백두산 오르는 길
지금은 백두산 정상의 천지(天池)까지 관광버스가 올라간다지만 당시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버스는 올라가지 못하고 별다른 교통편도 없었다.
가이드는 산 입구에 우리를 앉혀놓고 근처 공사장에서 트럭을 빌려와 우리를 태우고 올라가며 울화통을 터뜨린다.
‘저런 돼지 같이 멍청한 여진족 놈들 같으니라고... 쯧쯧’ 하며 혀를 찬다.
중국 돈 200위안에 흥정이 되었는데 외국인이 쓰는 중국 돈인 외환폐(外貨兌換券)를 주었더니 못 보던 돈이라며 내국민이 쓰는 인민폐(人民幣)를 달라고 했다고 한다. 같은 200위안이라도 외환폐가 인민폐보다 두 배는 더 가치가 있는데 무식한 사람들이다 보니 인민폐를 달라고 했던 모양이다.
눈 덮인 포장도 되지 않은 길을 중간쯤 올라가다가 차를 세우고 골짜기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하는데 이곳 이름이 풍구(風口)란다. 정말 골짜기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가는 통로다.
풍구(風口)에서 내려다보이는 장백폭포와 잔설(殘雪)이 쌓인 계곡 풍경이 넋을 잃게 한다.
이곳이 2,500m 이상 되는 곳이어서 그런지 제법 숨이 가쁘다.
다시 차에 올라 눈 덮인 비탈길을 트럭은 용케도 미끄러지지 않고 덜덜거리며 올라가는데 트럭 뒤, 짐 싣는 곳에 앉은 우리는 추워서, 무서워서 오들거리며... 얼마 쯤 올라왔는지 갑자기 눈이 병풍처럼 쌓여서 길이 반쯤 묻혀있는 곳까지 와서는 트럭 운전수는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주저앉는다.
가이드는 몇 번 실랑이하더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걸어가자고 한다.
눈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으며 10여 분 걷는데 고산증세인가 숨이 턱까지 찬다.
다행히 곧바로 눈에 덮여있는 기상대(氣象臺)가 보이고 바로 언덕 너머가 천지(天池)였다.
풍구(風口)에서 내려다보이는 장백폭포 / 백두산 입구
지금은 중국 쪽이나 북한 쪽에서 천지를 오르는 여러 갈래의 등산로(東坡, 南坡, 西坡, 北坡)가 있다지만 당시(1990년)에는 중국에서 오르는 주 등산로조차 공사가 겨우 끝난 후라 도로 사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중간쯤에는 이 도로를 닦다가 순직한 인부들의 추모비도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