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11(화)
한자와 명언
(1482)
愛 讀
*사랑 애(心-13, 6급)
*읽을 독(言-22, 6급)
펜을 들면 글이 줄줄 써지면 오죽 좋으랴!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愛讀’이란 두 한자의 속뜻을 풀이해 본 다음에...
愛자는 길을 걷다[夂]가 스쳐 지나간 미녀에게 마음[心]이 쏠려 고개를 돌려 다시 쳐다보는 것을 연상시킨다. 남녀 간의 ‘사랑’(love) ‘좋아하다’(be fond of) ‘그리워하다’(long for)는 뜻으로 애용된다. ‘마음 심’(心)이 들어간 것을 보니, 마음이 없는 몸 만으로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여겼나 보다.
讀자는 ‘(말을) 외우다’(memorize)란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말씀 언’(言)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책이 없었던 아득한 옛날에는 선생님의 말씀을 외울 수밖에 없었다. 책이 일반화된 후로는 ‘읽다’(read)라는 뜻으로도 쓰이게 됐다. 오른쪽의 것이 발음요소임은 牘(편지 독)도 마찬가지다.
愛讀(애:독)은 ‘즐겨[愛] 재미있게 읽음[讀]’을 이른다. 즐겨 있는 책의 종류를 보면 그 사람의 직업과 인격이 드러난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글을 줄줄 잘 쓰는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못 된다.
맨 앞에서 제시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뜻이 먼저고 글은 나중이다. 표현하고자 하는 뜻이 떠오르지 않는 데 글이 써지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 진(晉) 나라 왕희지(303-361)는 글씨로 유명하지만 글도 잘 썼다. 그의 명언을 옮겨 본다. 그 가운데 답이 있을 듯!
“뜻이 떠오른 다음에 붓을 들어야,
글을 잘 지을 수 있다.”
意在筆前, 의재필전
然後作字. 연후작자
- 王羲之
● 전광진(성균관대 명예교수/속뜻사전 편저자).
첫댓글 “뜻이 떠오른 다음에 붓을 들어야,
글을 잘 지을 수 있다.”
意在筆前, 의재필전
然後作字. 연후작자
- 王羲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