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의 그래도] 질투는 마음의 거울… 사랑의 안전벨트 매고 성장 기회로
이명희2026. 8. 19. 03:10
<27>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힐 때
게티이미지뱅크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인간 내면에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는 이기적 본능이 있어서일까. 올 상반기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주식 광풍의 저변에는 상대적 박탈감과 포모(FOMO: 남들이 돈을 벌 때 나만 뒤처지는 데 대한 두려움)가 깔려 있다. 주식 투자로 일확천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오르내리면서 시기와 부러움에 평정심을 잃고 불나방처럼 뒤늦게 뛰어든 상당수 개미 투자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살다보면 옛말이 그리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때가 있다.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지만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며 시기와 질투심이 생겨나는 것을 자책하지는 말자. 인간 본성이려니 하면 자신에 대해 좀더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홀로 사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어깨를 부딪히며 유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자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다. 자신을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상대적으로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시기와 질투, 좌절을 느끼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을 과시하며 리플리 증후군에 빠져 거짓으로 포장된 삶을 살면서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현실의 비루함이 주는 자괴감, 수치심이 클수록 성공하고 안락한 삶에 대한 갈증도 커지고 시기와 질투가 표출된다.
질투의 원인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질투를 “자신이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좋은 것을 다른 사람이 소유하는 것에 대한 고통”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질투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슬픔이라고 했다. 스피노자도 ‘에티카’에서 질투를 ‘타인의 행복에 대한 슬픔’으로 정의했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질투가 사회적 불화와 갈등을 야기하며 정의로운 사회, 이상적인 국가를 위협하는 요소로 봤다. 존 롤스는 질투가 사회적 불평등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다른 사람의 실패나 희생 위에 자신의 성공이나 쟁취가 있다고 보고 돌진한다. 상대방을 꺾고 눌러야 내가 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질투와 비교에서 벗어나는 법
독일의 멘탈 코칭 전문가 지그리트 엥겔브레히트는 저서 ‘오늘부터 부러움에 지지 않고 살기로 했다’에서 질투라는 감정을 부정하기보다 그 안에 숨겨진 진짜 욕구를 발견하는 도구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질투는 내가 무엇을 갈망하는지 알려주는 이정표다. 엥겔브레히트는 질투가 느껴질 때 부끄러워하거나 억누르지 말고 ‘저 사람이 가진 것 중 내가 정확히 부러워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자문해보라고 권한다. 단순히 성공이 아니라 그 안의 여유, 전문성, 인간관계 등 구체적인 지점을 파악하면 질투는 막연한 고통에서 명확한 자기계발 목표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녀는 질투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검은 질투와 하얀 질투다.
검은 질투는 ‘상대가 가진 것을 뺏고 싶다’거나 ‘상대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본인의 자존감만 갉아먹는 파괴적인 것이다.
하얀 질투는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저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까’라는 건설적인 것으로 동기부여를 한다. 질투의 대상을 경쟁자가 아니라 롤모델로 재정의한다.
또한 타인의 삶과 타인의 욕구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종종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가졌을 때 질투를 느낀다. 하지만 엥겔브레히트는 남이 가진 것이 나에게도 반드시 필요한지 따져보라고 강조한다. SNS 등 남의 겉모습만 보고 부러워하는 것은 가짜 욕구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고유한 가치와 재능에 집중해 내가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 타인과의 맹목적인 비교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질투에서 벗어나기 위한 실천적 전략을 소개한다.
먼저 감정의 객관화다. 질투가 날 때의 신체 반응, 예를 들면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든지 등을 관찰하며 ‘내가 지금 질투를 느끼고 있구나’라고 제3자처럼 인지하라고 권한다.
다음은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상대의 성취가 자극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성공을 깎아내리는데 에너지를 쓰는 대신, 내가 원하는 목표를 향해 오늘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존 오트버그 목사는 ‘삶을 바로잡을 용기’에서 “구체적인 자기 인식에 도움이 되는 틀이 많이 있다”며 “가장 오래된 틀 중 하나는 죽음에 이르는 일곱 가지 죄(시기 교만 나태 탐욕 분노 식탐 정욕)가 있는지 자신의 인격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했다.
시기와 질투는 영혼을 피폐하게 만든다. ‘레 미제라블’ 작가인 빅토르 위고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우리는 자신에게서 벗어나게 된다. 이기심을 극복하고 사심 없는 마음을 갖게 되며, 하나님의 얼굴을 일별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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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가 생길 때는 기도하라
조정민 베이직교회 목사는 ‘교회 속 반(反)그리스도인’에서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버릇은 반그리스도인이 보이는 심각한 증세”라며 “그리스도인은 모든 일에 감사하지만 반그리스도인은 마음에 가득한 불만이 입에서 쏟아져 나온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에 대해 미운 생각이 들고 질투가 생긴다면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는 사인이다. 그 사람이 불쌍해질 때까지 눈물이 날 때까지 기도해야 한다. 그 사람을 붙들고 기도하면 그 사람이 먼저 찾아와서 사과한다. 질투하거나 시기심에 붙들리면 망한다”고 했다. 스펙이나 능력을 위해 기도하는 게 아니라 한 인간을 품기 위해 목숨 걸고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성경 속 질투와 시기
성경 속에도 시기와 질투로 비극에 이르는 사건들이 나온다.
창세기 4장에 나오는 가인과 아벨의 사례는 시기와 질투가 극단적인 살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인은 자신의 제물이 하나님께 받아들여지지 않자 동생 아벨을 시기하고 질투해 살해했다. 가인은 동생에게 일어난 일을 함께 기뻐하고 조언을 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선행으로 하나님을 감동시키고 싶은 이들은 종종 인생을 도덕적인 경쟁으로 보고 그 경쟁에서 승자가 되려고 한다. 사도 요한은 “가인같이 하지 말라 그는 악한 자에게 속하여 그 아우를 죽였으니 어떤 이유로 죽였느냐 자기의 행위는 악하고 그의 아우의 행위는 의로움이라 형제들아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여도 이상히 여기지 말라”(요일 3:12~13)고 했다.
창세기 37장에는 요셉과 형들의 얘기가 나온다.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형제들보다 뛰어난 꿈을 꾸었다. 형들은 요셉을 시기하고 미워해 애굽의 노예로 팔아버린다. 요셉은 억울한 옥살이도 하고 수모도 겪었지만 형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가 애굽 총리에 올라 형들을 만났을 때 불평이나 원망을 쏟아내지 않고 오히려 반갑게 맞았다.
다윗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백성들의 칭송을 받자 사울 왕은 다윗을 시기하고 질투해 죽이려 한다. 권력에 대한 욕망과 시기심이 결합했을 때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고린도 교인들이 하나님의 뜻에 항복하지 않은 세 가지 인격적 결함을 지적한다. 시기와 자랑, 교만이다. “너희는 아직도 육신에 속한 자로다 너희 가운데 시기와 분쟁이 있으니 어찌 육신에 속하여 사람을 따라 행함이 아니리요.”(고전 3:3) “그런즉 누구든지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고전 3:21) “너희가 자랑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도다.”(고전 5:6)
자랑은 세 번째 인격적 결함과 관련된다. 바울은 고린도전서에서 교만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한다. “서로 대적하여 교만한 마음을 가지지 말게 하려 함이라.”(고전 4:6)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고전 8:1) 갈라디아서 6장 4~5절의 말씀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각각 자기의 일을 살피라 그리하면 자랑할 것이 자기에게는 있어도 남에게는 있지 아니하리니 각각 자기의 짐을 질 것이라.”
각자 자신의 맡은 바를 다하며 우쭐대거나 남과 비교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저마다의 삶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이명희 논설위원·종교전문기자 mheel@kmib.co.kr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260819031046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