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축하 인사에 답하며 피니쉬 라인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마침내 끝났다.
뭔가 뜨거운 감정이 올라 올 거 같았는데, 의외로 담담했다.
주최 측이 준비한 음식을 간단히 먹고, 사진만 남는다며 줄 서서 기다렸다 기념사진을 찍었다.
10시 반 넘어 숙소에 와서 핸드폰을 확인하니 걱정과 염려가 담긴 톡들이 쌓여 있었다.
오늘 수영 경기에서 발생한 사고 소식이 저녁 뉴스에 나왔기에 그런 거 같았다.
맞다, 지금 까지 해본 철인 경기 중 가장 어려웠다.
1회전은 무난하게 한듯했다. 나와보니 동률과 문상익 선배가 옆에 있어 반가웠는데,
다들 50분이야! 늦었어... 하면서 바로 물속으로 들어간다.
난 물 한컵 마시고 입수했는데, 가도 가도 부표는 저 멀리 있다.
선수들은 줄 잡고 매달려있고, 갑자기 줄도 안보이고... 힘들었다.
어느 순간 힘도 빠지고, 처음으로 손을 들어 구조대 보트를 붙들고 있다 방향 확인하고 다시 물속으로...
밀려오는 조류가 너무 심해 거슬러가는 방향으로 수영해야했다.
돌아오는 쪽은 조류에 밀려 쉽게 가야 하는데도 힘이 빠져 허우적대는 것 같았다.
많은 선수들이 보트에 올라있는 모습을 보니 살짝 겁도 나고, 모두가 힘든 경기임을 알았다.
어쨌든 빨리 나가자며 팔을 젓는 수 밖에..
해변으로 나오니 수영 심판인 사람이 춥죠!!? 하며 우비를 건네주는데 팔을 넣어 입을 수가 없어 그냥 목에 둘렀다.
이 상황이 뭐지? 떨면서 휘청거리는데,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남들 따라 해변을 걸어나와 우리 클럽 자봉팀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셨지만 여전히. ㅠㅠ
경기 후에 알았다, 저체온증이었다는것을...
늦게 출발한 여성 선수들은 조류 영향도 많이 받고 저체온증에 때문에 탈락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슈트도 못벗은 채로 때마침 나온 신영씨의 부축을 받으며 500미터 긴 거리를 걸어 바꿈터에 도착했다.
일단 뭘 먹으면 나아질거야.. 하며 준비한 보급품을 먹고 라이딩 복장을 갖추고 좀 쉬고 있으니 바꿈터 심판이 빨리 출발하란다.
바꿈터 시간이 29분... 이런 적이 없었지만 싸이클 타다 넘어질거 같았기에..
싸이클 출발하려니, 왠일? 오른쪽 클릿 밑창이 떨어졌다. 아니 이럴수가? 지난 번에 수리를 다 받아 놓았는데,,,
운동화로 바꿔신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 한쪽만이라도 클릿이니 걍 출발,,
역시나 불편하지만, 이게 문제가 아니었다, 앞 뒤로 아무도 없는거 같았다. 내가 젤 후미 인건가??ㅠㅠ
순간 힘이 빠졌지만 뭐 시간내 완주만 하면 되니까... 완벽하게 통제된 왕복 4차선 도로에서 홀로 싸이클을 탔다.
나는 무한 호사를 누린다, 언제 이렇게 타보겠냐며 스스로 다독이며..
큰 십자가 모양의 코스에 따라 맞바람, 옆바람, 뒷바람을 다 격으며 꾸역꾸역 탔다.
새만금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여유는 없고, 그저 맞바람 구간 언능 끝나길 바라며..
70Km 지점에서 맡겨 놓은 보급 음식을 먹고 두번째 바퀴를 돈다.우리 클럽 사람들은커녕 그 긴 시간 동안 다른 선수들도 안보이니 지루하고 힘도 안나지만 그 동안 타온 거리와 남은 거리를 집중하며 완주만...을 생각했다.
140KM 보급소에서 나오는 신영씨를 봤다. 갑자기 힘이 났다, 열심히 달려가 만나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외로움은 사라지고 살거 같았다.ㅋ
13키로? 정도 함께 타고 헤어져 마지막 골인 점을 향해 달렸다.
다행히 달리고 있는 우리 선수들을 볼 수 있어 힘이 나기도하고, 안도감도 느꼈다.
이번 대회에선 고비 때 마다 나타난 신영씨의 도움이 무척 컸다.
싸이클을 거치하고 런 복장으로 나오니,
반가운 우리 자봉팀, 칠성씨가 무사히 돌아와 다행이라고 한다, 아침엔 무척 걱정했었다고...
아이스 커피를 주는 난이 훈부에겐 위로의 말도 못했다.
달리기 출발 후, 무사히 시간 내 완주는 할거 같았다.
그런데 생각 보다 선수들이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영 컷 오프 당한 선수들이 3~40%라고 한다.
그래서 싸이클 탈 때도, 달리기 할 때도 선수가 없었던 거였다. 이럴 수가??
편도 10키로를 두번 왕복하는 코스!!
노을과 일몰을 감상하며, 마주오는 선수들과 힘을 주고 받으며 달리니, 한결 수월했다.
입상은 할거 같았는데, 달릴수록 내 앞 순위 선수와 가까워짐을 알았다.
그렇다면... 이왕하는거... 그냥 이 속도로 달리면서 끈만 놓지 말자며 마음을 정했다.
10키로 남겨 놓고 그 선수 앞으로 나서며 그 순간은 냅다 달렸다. ㅋ
조금 있다 걷기는 했지만...
마침내 독일 로스에서 열리는 챔피언쉽 대회 참가 자격을 획득할 수 있었다.
대회 시작 전, 1등 선수는 이미 다녀왔다고 이번에 꼭 획득하라고 나를 격려해줬었다.
로스 대회 슬럿을 생각은 해봤지만 진짜로 가게 되어 기뻤다.
남은 10키로는 깜깜한 곳에서 밧데리가 다되어 무용지물이 된 가민과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걷다, 뛰다 했다.
그리고 마침내,
끝났다.
제일 어렵고 생각이 많았던 때는 작년 12월에 이 군산 새만금 킹코스 대회를 참가 할지를 정할 때였다.
고민 끝에 참가 결정을 한 후엔 경기 출발선에 설 수 있다면 반은 성공한거라고,
그 많은, 센 훈련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걱정이지만 80%만이라도 해 보자고 생각했다.
다행히 함께 훈련한 선배님들과 후배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클럽의 소중함을 또 한번 느꼈다.
그 다음은 시간 내 완주만을 목표로,
운이 좋다면, 혹시 로스 대회 참가권? 꿈도 이루었다.
새벽 출발 전, 오랜만에 만난 나의 경쟁자들이 반가워하며 포옹해줄 때 참 좋았다.
힘들었지만, 의미있고, 나름 뿌듯하다.
이렇게 11번째 킹코스를 마쳤다.
계획했던 60 환갑 기념 이벤트도 한 가지 해냈다.
이탁희, 김재곤, 윤칠성 완벽 봉사팀에게,
그 날 함께 했던 우리 철우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운이 안좋았던 회원 분들께 위로와 응원을 보냅니다.
지난 겨울 부터 함께 훈련했던 선, 후배님 덕분에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고맙습니다.
7년 전 구례 대회를 한참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암진단 받고 멈춰야 했을 때,
다시 킹코스를 할 수 있을까?
10번이면 이미 많이 했잖아!!
적당히 딱 좋은 하프 코스만 하자고!!
했지만,
그래도 뭔가 내가 직접 결정을 내리고 싶었다.
설사 어떠한 이유로든 중간에 멈추더라도 한번 더 해보고 싶었다.
이제서야 긴 터널을 빠져 나온 것 같다.^^
첫댓글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싸이클에서 힘들었는데 누님 만나고 힘이 생기더라구요~~!!!
나중에는 어디서 그런힘이 나오시는지 도저히 쫓아가지 못하겠더라구요~~만약 누님 쫓아갔다면 런에서 퍼졌을 거에요 ㅎㅎ;;
멋지게 완주 해내신거 무한 축하드립니다~~!!!
올해 금촌에서 선배님의 가녀린 팔뚝을 봤을 때 많이 놀랬습니다. 마지막 아라뱃길 훈련에서도 마찬가지 였구요. 팔뚝이 너무 가늘어 걱정되었는데 그건 쓸데없는 걱정이었더라구요.
싸이클 들어가시며 화이팅도 외쳐주시고~~^^
런 시작하실때 저는 들어가고 있었지만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나는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누군가는 시작을 한다는것. 이번 대회는 저에게 다른 선수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먼저 들어와 축하를 받고 밥도 먹고 샤워를 하면서 은파선배님 생각이 계속 나서 와이프한테 피니쉬라인에 가야 겠다고 했습니다.
아직 완주 못하진 선배님들 실시간 기록을 확인하며 기다리는 동안 다른 선수들의 완주 의미도 생각해보고 ..
선배님이 들어오시는 순간 너무나 기뻤습니다.
저는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구요 ㅎㅎ
자꾸 말이 길어지네요. 완주와 입상 독일 슬롯 획득까지 모두 축하드립니다.
잘 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
축하드려요 ^^
축하해요...수영 나와서 내가 뜨거운 커피 줄 때도 너무 안스럽게 떨고 있었는데..런 끝나고 들어올 땐 주머니 불룩하면 사진빨 안 받는다고 보급 다 나한테 맡기는거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슴..인간승리..여러 면에서..
당연히 잘 할 줄 알았어요ㅎ
이제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모두 터널을 통과한거 축하드려요^^
거두절미하고 누나의 완주와 호기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온 마음을 다해 축하드립니다 ^^
수고하셨고, 축하드려요~ 거대한 벽을 넘은 용기를 응원합니다~회복잘하세요~힘!!!
축하 !
걱정 많이 했는데 그 어려운 수영 이겨내고
그 어려운 맞바람 이겨내고
걷고 싶은거 이겨내고
포디엄에 오른 찐 철인 !
인간 승리 !
킹코스 복귀 축하드립니다~ 역시 선배님! 입상에 로스 티켓까지!! 앞으로도 여전히 새로운 많은 도전들을 즐기면서 해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잊을 수 없는 환갑 이벤트가 되었네요^^
완주와 입상 축하해요. 이왕 다시 시작한거 15회, 20회 함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거 같은데 ㅎㅎ
유니스~~~~
대단한 유니스~~~~
이번 군산대회 수영이 공포의 수영 이였다고 하던데
어려운 인생길같은 험난한 바다를 무사히 건너 완주한 유니스
정말 정말 대단한 유니스 ~~~
험난한 코스 완주를 축하 합니다~~~~~^^
우리일철에 롤모델이 많은데...
이번기회에 선배님으로 바꿔야 할것 같아용~ ㅎㅎ
뭐라 말이 필요 없을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 밖에...
유니스 선배님 축하드립니다👏🏼
정말 대단 하십니다👍🏼
가녀린 몸 어디에서 그런 저력이 나오는지…
회복 잘 되어서 🇩🇪로 가시면 되겠어요😸
화이팅!🥁
선배님~입상 및 독일 슬롯 축하드립니다~계속되는 도전들 그리고 꿈을 이뤄가시는 모습 감동의 연속입니다^^ 다음엔 어깨를 나란히 뛰고 싶어요~
멋지게 다시 풀코스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저에게는 엄두도 못하는 수영을
그리고 사이클 특히 마라톤 뛰시며
여유있는 사진은 압권이었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오랜 공백길을 지나
11한번째 킹코스 완주
진심 축하드립니다
철인에 대한 애정 대단하세요
대단하십니다
먼저 입상 축하드리고
런에서 어디서 이런 힘이 나는지
쭉쭉 앞서 나가시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선배님 완주에 입상까지 축하드립니다.
어려움 이겨내고 성공한 인생 역전 다큐멘타리 한편 찍읍시다.
축하 드리고 존경합니다.
완주 축하드립니다. 더불어, 로스 가셔서도 무사완주 기원합니다.
유니스선배님정말축하드립니다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입상까지 정말대단하세여!! 일마에서 선배님을 알게되어서 일철까지 가입하게되었네요 선배님처럼 저도 열심히 꾸준히 운동하겠습니다! 정말축하드립니다!
환갑에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호기록 완주에
덤 으로 입상과 슬롯 까지 ...축하 축하 합니다.
어렵고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킹코스 완주하는 열정에 무한한 박수늘 보냅니다.
완주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