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 3개월… "무릎 통증 78% 줄고, 기능 23% 개선"
중기 무릎관절염 새 치료법으로 ‘눈길’
특수 기구로 골수 농축물 활성도 높여
현기성 메디컬 리포트 기자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중기 무릎관절염에 새로운 치료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말기 무릎관절염을 위한 인공관절수술의 대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인공관절수술을 할 정도로 관절염이 악화하지 않도록 진행을 막고, 염증반응과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라고 덧붙였다./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는 중기 무릎관절염의 통증감소와 관절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다.
해당 연구소가 2023년 8월부터 11월까지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를 받은 중기(2~3기) 무릎관절염 500건(399명·평균연령 62.7세)을 분석한 결과, 남성 110명(28%), 여성 289명(72%)으로 나타났다.
이 중 28%(139건)가 교정절골술, 관절내시경, 반월상연골판 절제술 등의 수술을 시행한 환자였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교정절골술, 관절내시경 수술 후에는 말기 관절염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었지만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중기 무릎관절염에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 무릎관절염의 통증 약 78% 감소, 관절기능 약 23% 개선 효과
500건 가운데 100건(100명·평균연령 63세)을 일대일 설문 조사한 결과, 중기 무릎관절염의 통증감소와 관절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증의 정도를 나타내는 통증평가척도(VAS·Visual analog scale)는 시술 전 평균 4.6점에서 시술 1개월 후 평균 1.7점, 시술 3개월 후 평균 1.0점으로 조사돼 시술 3개월 후에는 시술 전보다 통증이 약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SS(Knee Society Score)를 활용해 슬관절 점수와 기능 점수를 평가했다. 슬관절 점수는 ▲통증 정도 ▲무릎을 최대한 펼 수 있는지 ▲무릎을 최대한 굽힐 수 있는지, 기능 점수는 ▲보행 거리 ▲계단 오르내리기 ▲보조기 사용 유무 등의 항목을 조사한다. 설문 조사 결과 슬관절 점수는 시술 전 평균 83.4점에서 시술 1개월 후 평균 93.3점, 시술 3개월 후 평균 96.1점으로 올랐다. 시술 전에 비해 시술 3개월 후에는 약 15.2% 좋아졌다. 기능 점수는 시술 전 66.3점에서 시술 1개월 후 73.8점, 시술 3개월 후 81.7점으로 올랐다. 시술 전에 비해 시술 3개월 후에는 관절의 기능이 약 23.2% 개선됐다.
2023년 7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위원회는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 즉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중기 무릎관절염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의 기능 개선에 안전하고 유효하다고 평가하며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바 있다.
◇골수줄기세포치료는 복지부로부터 인정받은 유일한 자가줄기세포치료
골수줄기세포치료는 2012년에 신의료기술로 결정돼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인정 대상이 연골결손 환자에만 한정됐고 인정 항목도 치료연령은 15세 이상부터 50세 이하, 외상으로 인한 연골손상 크기는 2~10㎠ 이내였다. 2023년 7월 주사치료가 신의료기술을 통과함으로써 치료대상, 적응증, 치료방법이 확대돼 모든 연령대의 무릎 관절염 2~3기(중기)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됐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자가줄기세포는 현재 골수줄기세포가 유일하다. 자가줄기세포치료는 골수나 지방 등 환자 본인의 조직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추출해 치료하는 방법으로 골수 외의 다른 조직은 아직 보건복지부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정훈 원장이 환자의 골반에서 골수혈액을 채취하고 있다./힘찬병원 제공
다량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고농축된 골수 농축물을 무릎 관절강내에 주사하는 중인 백지훈 원장./힘찬병원 제공
이 대표원장이 회진 중 환자 상태를 보고 있다./힘찬병원 제공
◇주사 시술로 바로 일상생활 가능하고, 비용 부담 줄어
기존에 시행되는 무릎관절염의 줄기세포 치료법은 마취 후 약간의 절개를 통해 제대혈(타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도포하는 수술적 방식이다. 수술 후 3~6주 정도 체중부하를 제한해야 하고, 절개에 따른 상처 치료도 필요하다. 또 연골결손면적이 2~9㎠에만 치료가능하며 비용 부담도 큰 편이다. 반면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연골결손면적에 제한이 없고, 비용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마취나 절개 없이 주사로 시술하기 때문에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하루 정도 입원하기도 한다. 환자의 상태나 관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러 최신 논문에 의하면 2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힘찬병원 “특허받은 기구로 골수 농축물의 추출 정확도와 활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힘찬병원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골수혈액을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사람의 손이 아닌 특허받은 분리기를 사용해 안정적으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골수 농축물을 추출한 후 액티베이터(Activator)라는 특허받은 특수 활성화 기구를 통해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들의 움직임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활성도가 높아질수록 줄기세포의 조직재생능력도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힘찬병원은 주사기와 기존 액티베이터의 결합강도를 높여 골수 농축물의 유실 위험도를 최대한 낮춘 프로액티베이터 플러스(PRO ACT+)를 제조사와 공동 연구·개발해 현재 식약처 허가를 진행 중에 있다.
◇말기 관절염은 인공관절수술이 최선, 로봇으로 정확도 UP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중기 관절염의 진행을 최대한 늦춰 환자에 따라서는 인공관절수술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통증이 심한 말기 퇴행성관절염이라면 인공관절수술만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정교한 수술로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여 수술 후 부작용, 합병증 등을 줄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