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白頭山)과 천지(天池)의 생성과정
- 敬山 김 보경 제공 -
"하늘과 땅이 갑자기 캄캄해졌는데, 연기와 불꽃같은 것이 일어나는 듯하였고, 비릿한 냄새가 방에 꽉 찬 것 같기도 하였다. 큰 화로에 들어앉아 있는 듯 몹시 무덥고…, 흩날리던 재는 마치 눈(雪)과 같이 산지사방에 떨어졌는데, 그 높이가 한 치 가량 되었다."
1702년(조선조 숙종 28년) 6월 3일 함경도 부령과 경성에서 하늘에서 벌어진 일(백두산의 화산 폭발)을 <조선실록>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화산 분출물(960억m3), 성층권 25km 높이 치솟아…화산재는 일본 홋카이도까지
백두산의 화산 분출로 인하여 분화가 황화수소 가스와 화산재를 뿌리는 정도에 그쳤을 것으로 본다면 오산이다.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 백두산의 화산분출은 당시 지구기후에까지 영향을 끼쳤으며, 지난 2000년 동안 지구상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분출 가운데 하나임이 드러나고 있다.
독일의 세계적 화산학자인 한스 울리히 슈민케 박사팀이 북한 당국의 허가 아래 백두산의 지질을 조사해, 2000년 <화산학 회보>에 발표한 논문은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슈민케는 이 논문에서 서기 969년 백두산이 대규모 폭발을 일으켜 960억m3의 분출물을 성층권인 25km 상공까지 뿜어 올렸다며, "단기간의 분출이지만 지구기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두산의 분출규모가 이보다 컸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부산대 지구과학 교육과의 윤 성효 교수는, "슈민케는 일본에 쌓인 백두산 화산재의 두께를 1cm로 보고 계산했지만, 실제로 재면 5cm까지 나온다."며, "실제 분출량은 150km3(1,500억m3)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성효 교수는 이어, "백두산 천지의 화산분출의 영향을 약 150km 동쪽에 위치한 함경도에서 관찰한 것"이라며, "천지 칼데라 화산의 분출은 이것 말고도 1413년, 1668년, 1903년의 분출을 역사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백두산 분출은 1815년 지구촌에 '여름 실종' 사태를 부른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과 뉴질랜드 타우포 호 분출 등과 함께 역사적인 기록이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화산활동인 셈이다.
백두산 천지 분화구에서 분출한 화산재와 가스는 서풍을 타고 북한의 함경도를 거쳐 1,000km 이상 떨어진 동해와 일본 동북부와 홋카이도까지 퍼졌다. 궈정푸 중국 과학아카데미 연구원은 당시 불화수소 약 2억t과 아황산가스 2,300만t이 함께 나와 야생동물과 가축의 질식, 산성비, 나아가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도 일으킨 것으로 추정했다.
출처: Naver의 ‘오늘의 과학’(09. 8. 19) - 조 홍섭 환경전문기자 글 발췌
첫댓글 상상만 해도 어마어마 합니다. 백두산에 오를 때 기억 해 두었다가 천지의 느낌을 다른 느낌에서 접근해야할 것 같습니다. 소중한 자료입니다. 무더위 잘 이겨 내시고 조만간 도봉산이라고 함께 하셨으면 영광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