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소제
[1절] 누구든지 소제의 예물을 여호와께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로 예물을 삼아 그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아.
레위기 2장은 소제(素祭 grain offering; 민카)에 대한 규정이다.
‘소’(素)라는 말은 ‘채식’이라는 뜻이 있다. ‘소제’는 ‘곡식제사’라는 뜻이다. ‘고운 가루’(솔렛 fine flour)는 자신을 부정하시고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흠 없는 인격을 상징하였다고 보인다.
하나님께서는 그 고운 가루 위에 기름을 붓고 또 그 위에 유향을 놓으라고 말씀하셨다. 기름은 성경에서 빈번히 사용된 대로 하나님의 영을 상징한다고 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의 충만한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아버지의 뜻을 완수하셨다. 이사야는 메시아에 대해 예언하기를, “주 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신원(伸冤)의 날을 전파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라고 했다(사 61:1-2).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전도사역을 시작하실 때에 나사렛 회당에서 모인 사람들 앞에서 이 성경 구절을 읽으시고 이 말씀이 오늘날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셨다(눅 4:16-21).
소제의 유향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의 향기, 곧 예수 그리스도의 흠 없는 인격과 온전한 순종의 사역의 향기를 나타낸다고 본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은 성령의 충만한 역사 가운데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였다. 소제는 그것을 상징하였다고 보인다.
뒤에 레위기 5:11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고운 가루로 속죄제물을 삼게 하실 때 그 위에 기름과 유향을 두지 않게 하셨다. 그것은 속죄제물이 대리 형벌과 저주의 죽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의 소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의롭고 아름다운 인격과 삶을 상징하며 그것은 향기로운 제물이므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소제에 기름과 유향을 두어 좋은 냄새를 내게 하셨다고 본다.
[2-3절]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로 가져 올 것이요 제사장은 그 고운 기름 가루 한 줌과 그 모든 유향을 취하여 기념물로 단 위에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그 소제물의 남은 것은 아론과 그 자손에게 돌릴지니 이는 여호와의 화제 중에 지극히 거룩한 것이니라.
제사 드리는 자는 소제물을 제사장에게 가져온다.
2절을 다시 번역하면,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로 가져 올 것이요 그는[그 제사 드리는 자는] 그 고운 기름 가루 한 줌과 그 모든 유향을 취할 것이요 제사장은 그 기념물을 단 위에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MT, KJV, NASB).
소제물은, 번제물과 달리, 제물의 일부인 기름 섞은 고운 가루 한 줌과 그 모든 유향만 취해 기념물로 단 위에 불살랐다. 그것은, 번제물과 같이, ‘향기로운 냄새’이다.
‘향기로운 냄새’라는 원어(레아크 니코아크)는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리는 냄새’(soothing aroma)(NASB)라는 뜻을 가진다(BDB, KB). 소제물의 남은 것은 제사장들에게 돌렸다.
[4-7절] 네가 화덕에 구운 것으로 소제의 예물을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든 무교병이나 기름을 바른 무교전병을 드릴 것이요 번철(燔鐵)에 부친 것으로 소제의 예물을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지 말고 기름을 섞어 조각으로 나누고 그 위에 기름을 부을지니 이는 소제니라. 네가 솥(마르케쉣)[삶는 솥(BDB, Langenscheid) 혹은 프라이팬(KJV)]에 삶은[혹은 구운] 것으로 소제를 드리려거든 고운 가루와 기름을 섞어 만들지니라.
사람은 화덕에 구운 것으로 하나님께 소제를 드릴 수 있다. 그것은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든 무교병(누룩을 넣지 않고 만든 떡)이나 기름을 바른 무교전병(누룩을 넣지 않고 얇게 만든 떡)으로 드리는 것이다.
또 사람은 번철(燔鐵)에 부친 것으로 소제를 드릴 수 있다. 그것은 고운 가루에 누룩을 넣지 않고 기름을 섞어 조각으로 나누고 그 위에 기름을 붓는 것이다. 또 사람은 솥에 삶은 것 혹은 프라이팬에 구운 것으로 소제를 드릴 수 있다.
[8-10절] 너는 이것들로 만든 소제물을 여호와께로 가져다가 제사장에게 줄 것이요 제사장은 그것을 단으로 가져다가 그 소제물 중에서 기념할 것을 취하여 단 위에 불사를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소제물의 남은 것은 아론과 그 자손에게 돌릴지니 이는 여호와의 화제 중에 지극히 거룩한 것이니라.
8-9절을 다시 번역하면, “너는 이것들로 만든 소제물을 여호와께 드릴지니라. 그가 그것을 제사장에게 가져올 때, 그는 그것을 제단으로 가져올 것이며, 제사장은 그 소제물 중에서 기념할 것을 취하여 단 위에 불사를지니”(원문; KJV, NASB도 비슷함).
[11-12절] 무릇 너희가 여호와께 드리는 소제물에는 모두 누룩을 넣지 말지니 너희가 누룩이나 꿀을 여호와께 화제로 드려 사르지 못할지니라. 처음 익은 것으로는 그것을 여호와께 드릴지나 향기로운 냄새를 위하여는 단에 올리지 말지며.
하나님께서는 모든 소제물에 누룩을 넣지 못하게 하셨고 또 누룩이나 꿀을 여호와께 화제로 드려 사르지 못하게 하셨다.
누룩이나 꿀은 처음 익은 열매로는 하나님께 드릴 수 있지만, 향기로운 냄새를 위해 제단에 올리지 말아야 했다. 누룩은 성경에서 죄와 부패성을 상징한다.
또 꿀은 육신적 쾌락을 상징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가 없으셨고 육신적 즐거움을 구하지 않으셨다. 그는 거룩한 생애를 사셨고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고난의 길을 걸으셨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런 삶을 본받아야 한다.
[13절] 네 모든 소제물에 소금을 치라. 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을 네 소제에 빼지 못할지니 네 모든 예물에 소금을 드릴지니라.
소금은 맛과 부패방지를 상징한다고 본다. 음식에는 적당히 소금을 쳐야 맛이 난다. 소금은 또 썩는 것을 막는다. 소금이 뿌려질 때 소제는 온전케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언약을 ‘소금 언약’이라고 부르셨다.
민수기 18:19,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거제(擧祭, 드는 제물)로 드리는 모든 성물은 내가 영영한 응식(應食)으로 너와 네 자녀에게 주노니 이는 여호와 앞에 너와 네 후손에게 변하지 않는 소금 언약이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의 생애와 속죄사역은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소제물과 같았다. 오늘날 예수님 믿는 우리도 온전히 순종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생애가 되어야 한다.
[14-16절] 너는 첫 이삭의 소제를 여호와께 드리거든 첫 이삭을 볶아 찧은 것으로 너의 소제를 삼되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위에 유향을 더할지니 이는 소제니라. 제사장은 찧은 곡식 얼마와 기름의 얼마와 모든 유향을 기념물로 불사를지니 이는 여호와께 드리는 화제니라.
첫 이삭의 소제는 볶아서 찧는 것 외에는 다른 소제 규례와 같다.
본장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로, 소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을 상징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죄가 없는 거룩한 인격이셨다. 그는 세상에 계셨을 때 온유하고 겸손하셨으며 육신의 즐거움을 구하지 않으셨다. 그의 온전한 순종의 삶과 죽음은 하나님 앞에 향기로운 냄새가 되셨다. 그것은 우리의 많은 죄로 인해 크셨던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리셨다. 그는 우리를 위한 속죄의 제물이 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은 그를 믿는 자들에게 의와 생명이 되었다.
로마서 5:18-19,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같이 의의 한 행동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 한 사람의 순종치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된 것같이 한 사람의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
둘째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교만과 죄와 세상 사랑과 육신의 즐거움을 버리고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
갈라디아서 5:24,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골로새서 3:1-6, “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심을 받았으면 위엣 것을 찾으라. . . . 위엣 것을 생각하고 땅엣 것을 생각지 말라. . . .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숭배니라. 이것들을 인하여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느니라.”
요한일서 2:15-17,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이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셋째로, 우리는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온전히 순종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우리는 그를 본받아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해야 한다.
로마서 6:12-13, “그러므로 너희는 죄로 너희 죽을 몸에 왕노릇하지 못하게 하여 몸의 사욕을 순종치 말고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병기로 죄에게 드리지 말고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산 자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병기로 하나님께 드리라.”
로마서 6:16-18, “너희 자신을 종으로 드려 누구에게 순종하든지 그 순종함을 받는 자의 종이 되는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혹은 죄의 종으로 사망에 이르고 혹은 순종의 종으로 의에 이르느니라.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너희가 본래 죄의 종이더니 너희에게 전하여 준 바 교훈의 본을 마음으로 순종하여 죄에게서 해방되어 의에게 종이 되었느니라.”
로마서 6:22, “그러나 이제는 너희가 죄에게서 해방되고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얻었으니 이 마지막은 영생이라.”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