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542)... 참치 1마리 7억6천만원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참치(Tuna) 사랑
일본인의 참치 사랑은 유별나다. 이에 일본에서는 새해 첫 참치 경매(競賣, auction)를 잘 받으면 일 년간 운(運)이 좋다는 속설이 있다. 올해 첫 참치 경매가 지난 1월 5일 아침 5시30분 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도쿄 쓰키지(築地)시장에서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열렸으며, 경매인들의 흥정 속에서 참치가 한 마리씩 낙찰되었다. 참치의 일본명은 ‘Honmaguro’이다.
이날 최고 낙찰가는 아오모리(靑森)현 오마(大間)항에서 지난해 12월 30일 잡힌 무게 212kg 짜리 참치가 7420만엔(약 7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7420만엔은 1999년 참치 경매가(競賣價)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현재까지 최고 경매가는 2013년에 기록된 1억5540만엔이다.
이날 경매에서 낙찰된 참치의 무게가 212kg이므로 1kg당 가격이 35만엔(약 360만원)에 이른다. 낙찰자는 초밥 체인점인 ‘초밥 삼매경’을 운영하는 기요무라(喜代村)사의 기무라 기요시 사장이다. 그는 “조금 비싼 감이 있지만 모양도 크기도 좋은 참치를 낙찰해 다행이며, 빨리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초밥 식당은 새해 첫 참치를 먹고 싶어 하는 손님들이 몰려들면서 비싼 낙찰가에도 불구하고 톡톡히 재미를 봤다고 한다.
한편 해당 참치를 낚아 올린 어부는 “이렇게 비싸게 팔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앞으로 6개월은 휴가라고 했다. 이 어부는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최고가 참치를 잡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도쿄의 부엌으로 불리며 이색적인 광경으로 관광객들에게도 인가가 높은 쓰키지 시장은 금년 말에 이전할 계획이므로 이번 경매가 쓰키치에서 열린 마지막 새해 참치 경매로 기록될 것이다.
한국산 수산물(水産物)의 5대 수출국(2016년)은 일본(7억3710만 달러), 중국(3억7730만 달러), 미국(2억4130만 달러), 태국(1억7980만 달러), 베트남(9750만 달러) 등이며, 지난해에 수산물 21억2900만 달러를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했다. 2016년에 수출이 크게 늘어난 주요 수산물은 참치가 전년 대비 17.6% 증가하여 5억7500만 달러, 김(15.9% 증가) 3억5330만 달러, 오징어(18.2% 증가) 1억1270만 달러, 전복(72.4% 증가) 6650만 달러 등을 기록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지난 50년간 2배 가까이 늘었으나 수산물 공급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고기 양식(養殖)기술이 계속 발달하고는 있지만 남획(濫獲)과 기후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어 결국 수산물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참치도 이런 경우에 속하여 지난해 참치 수출 물량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수출액은 전년보다 17.6% 늘어난 5억7590만 달러를 기록했다. 참치는 우리 바다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지만, 국내 원양(遠洋)선사들이 남태평양 등에서 많이 잡아 명실상부한 수출 1위 수산물이다.
참치도 남획으로 그 개체 수가 계속 줄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어획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일식(日食) 초밥 문화가 확산되면서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즉 공급이 제한돼 있는데, 수요가 계속 늘어나므로 결국 참치 가격이 상승하여 우리나라도 수출에서 그 덕을 본 것이다.
참치는 원래 태평양과 대서양의 온열대(溫熱帶) 해역에서 주로 사는 난류성(暖流性) 물고기이지만 제주도와 경상도 해역에도 출몰했다. 즉 지난해 3월에 제주도 동북쪽 해역에서 고등어 잡이 배 40여 척이 내린 그물에 참치(참다랑어)가 1만 마리 넘게 잡혀 어민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남해안 수온(水溫) 상승으로 동중국해에서 올라오는 참치 떼가 우리나라 해역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잡히는 물고기 종류가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제주도 대표 어종인 자리돔과 옥돔은 이제 울릉도 인근에서도 잡히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丁若銓:1760-1816)이 약 200년 전인 1814년(순조 14)에 쓴 어류학서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나온 어종 일부는 자취를 감췄다. 특히 국민 대표 생선인 명태는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즉 동해 수온 상승으로 한류성(寒流性) 어종인 명태가 좀더 북쪽으로 올라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아열대 물고기의 출현이 이어지고 있어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대표적 아열대 어종인 고래상어가 발견됐다.
지난해 제주 인근 해역에 출현한 어류 총 76종 중 절반에 가까운 31종이 아열대성이었다. 어종 지도가 바뀌는 가장 큰 이유는 한반도 주변의 바닷물 온도 상승이다. 1968년부터 2015년까지 48년간 한반도 인근 표층 수온은 1.11도 올라갔다. 이 기간 전 세계 바다의 표층 수온은 그 절반이 안 되는 0.43도만 올랐다. 우리 바다가 아열대화(亞熱帶化)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해양 전문가들은 말한다.
참치(Tuna)는 고등어과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북반구와 남반구로 나뉘어 서식한다. 북대서양에 서식하는 종의 경우 최대 몸길이 3m, 몸무게 560kg 정도까지 성장한다. 몸은 뚱뚱하고 방추형에 가까우며, 몸높이는 약간 높은 편이며, 꼬리는 가늘다. 머리는 크고 눈은 작은 편이며, 주둥이는 깊고 끝이 뾰족하며 입은 크다.
다랑어(참치)는 종류가 많은데, 많이 잡고 있는 종류에는 참다랑어, 말개다랑허, 눈다랑어, 황다랑어, 가다랑어 등이 있다. 다랑어는 분포 수역에 따라 열대성 다랑어와 온대성 다랑어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열대성 다랑어에는 가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가 속하고, 온대성 다랑어에는 참다랑어, 날개다랑어 등이 속한다. 그 외 연안성 다랑어류가 있다.
참다랑어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대만, 미국, 멕시코 해역에 분포하는 태평양 참다랑어, 대서양에 분포하는 대서양 참다랑어, 남반구에 분포하는 남방 참다랑어 등이 있다. 참다랑어는 동중국해와 동해(東海)에서 산란하며, 성장하면서 태평양을 횡단하여 동부 태평양으로 회유하며 다시 산란장으로 되돌아온다. 살이 붉고 아름다워 횟감으로 가장 좋다.
참다랑어는 다랑어 중에서 가장 크며, 태평양에서 서식하는 것은 몸길이는 최고 3m, 몸무게는 555kg에 달한다. 몸은 방추형(方錐形)이며, 머리 부분은 원추형(圓錐形)이다. 몸의 등 쪽은 짙은 청색을 띄며, 몸의 중양과 배 쪽은 은회색 바탕에 여러 개의 폭이 좁은 가느다란 흰색 가로띠와 둥근 무늬가 있다. 등지느러미는 2개이며, 가슴지느러미는 짧다.
날개다랑어는 3대양의 온대수역에서 주로 어획되며, 살이 흰색이어서 서양에서는 바다 닭고기라고 부르며 선호한다. 눈다랭어는 길이가 2m 정도도 다랑어류 중에서 눈이 가장 크며, 3대양의 열대 수역에서 어획되며 살은 연한 붉은 색으로 초밥용으로 이용된다.
황다랑어는 제1지느러미를 제외한 지느러미가 황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3대양의 열대 수역에 서식하며 살은 아름다운 복숭아 빛으로 횟감이나 초밥용으로 좋다. 가다랑어는 몸 빛깔은 등 쪽이 짙은 청자색을 띠고, 배 부분은 은백색 바탕에 4-6개의 검은색 세로띠가 있다. 3대양의 열대 해역에 주로 분포되어 있으며, 주로 통조림으로 가공되어 소비되고 있다.
한국 원양어업 통계(2014년)에 의하면 우리는 가다랑어 22만9588M/T, 황다랑어 6만3971M/T, 눈다랑어 2만2888M/T, 날개다랑어 1,310M/T, 참다랑어 783M/T 등이 어획되었다. 연해에서는 참다랑어 1,309M/T를 잡았다. 어획한 다랑어는 대부분 횟감과 통조림으로 수출하고 있다.
참다랑어(Bluefin tuna)와 황다랑어(Yellowfin tuna)의 일반 영양성분은 다음과 같다. (Raw, per 100g edible portion)
<참다랑어> 에너지 132kcal/ 수분 69.5g/ 단백질 27.2g/ 지질 1.8g/ 회분 1.4g/ 탄수화물 0.1g/ 칼슘 11mg/ 인 295mg/ 철 2.3mg/ 나트륨 59mg/ 칼륨 452mg/ 비타민A 8RE/ 비타민B1 0.13mg/ 비타민B2 0.10mg/ 나이아신 11.2mg/ 비타민C 2mg.
<황다랑어> 에너지 114kcal/ 수분 72.8g/ 단백질 23.9g/ 지질 1.3g/ 회분 1.8g/ 탄수화물 0.2g/ 칼슘 19mg/ 인 282mg/ 철 1.6mg/ 나트륨 50mg/ 칼륨 480mg/ 비타민A 9RE/ 비타민B1 0.09mg/ 비타민B2 0.14mg/ 나이아신 11.3mg/ 비타민C 2mg.
참치의 붉은 살코기는 제철인 겨울이 되면 배 살은 지방이 35%에 이르는 수도 있지만 우수한 단백질 특히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생선이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칼슘의 함량이 높아 발육기 어린이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탄수화물과 지질이 적기 때문에 비만증 환자들에게도 좋다.
참치 고유의 감칠맛은 이노신산(inosinic acid)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식품에 함유되어 감칠맛을 주는 성분은 여러 가지 아미노산과 염기류이며, 그 중에서도 이노신산, 나이아신, 글루탐산, 호박산 등이 맛을 구성하는 주체이다. 참치에 많이 들어있는 이노신산 히스티딘염은 이노신산과 아미노산인 히스티딘이 결합한 것이다. 가다랑어를 이용하여 조미용 국물을 얻기 위하여 일본인들이 고안한 것이 가쓰오부시(鰹節)이다.
서양인들은 참치를 ‘바다의 닭고기’라고 부를 정도로 좋아하며, 우주여행에서 우주식품으로 사용되어 그 명성이 높다. 우리는 참치를 회, 구이, 국, 매운탕 등 여러 가지 조리방법으로 먹는다. 우리나라 원양어업의 대상 어종 중 주종을 이루고 있는 참치(다랑어)는 우리나라 수산물 어획량 및 수출 1위 품목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새해에도 참치를 즐겨 먹어야 하겠다.
글/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아시아記者協會 The AsiaN 논설위원) <청송건강칼럼(542). 2017.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