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식초와 재래 장
회를 찍어 먹는 초장을 만들 때 막걸리로 만든 식초를 넣으면 최고다.
막걸리식초 레시피
막걸리 식초 설탕 다진 마늘
다진 생강
막걸리를 병에서 꺼내어 사용하기 편하도록 별도의 용기에 옮깁니다.
별도의 용기에 식초, 설탕, 다진 마늘, 다진 생강을 모두 넣고 잘 섞어줍니다.
섞인 재료를 막걸리 위에 부어줍니다.
뚜껑을 닫고 상온에서 하루 정도 발효시킵니다.
하루 후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맛이 더 부드러워지기 위해 냉장고에서 2-3일 동안 숙성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오래되고 진정한 醬맛을 낸는 장을 우연히 금진항에서 만난 적이 있다.
“이 醬, 우리 장 맛이 아닌데?”
“네, 그 장 옥화 이모가 가져 온 거예요.”
“그래? 옥화 이모, 장 잘 담그는데.......”
“그런데, 그거 옥화 이모가 담근 것도 아니예요.”
“무슨 말이야?”
“그게........작년에 돌아가신 그 할머니 있잖아요. 당신 절임배추 절여주시던.......요 위에 사시던.......”
“아, 하루 만에 급하게 돌아가셨던 그 할머니 말이지?”
“그래요, 그 할머니 뒤꼍에 있던 장독에 장을 옥화 이모가 퍼와서......”
“그걸 왜 옥화 이모가 가져와?”
“그 할머니 돌아가시고 그 집에 누가 얼씬이라도 하나요? 자식들도 오지도 않고........그 할머니 장을 옥화 이모가 아시고......”
“옥화 이모도 참 오지랖도 넓으시지.......왜 남의 장을.......돌아가신 분의.......”
“할머니 살아계실 때 옥화 이모가 자주 드나드셨잖아요. 할머니도 돌봐드리고.......”
재작년, 내가 인터넷 쇼핑몰로 절임배추를 팔면서 금진항 바닷물로 배추를 절일 때, 할머니가 도와주셨다.
금진항은 어판장에서 일하는 여자가 많아서 항상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노구의 그녀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팔순의 할머니는 비록 일은 느렸지만 누구 보다 성실하게 내 일을 도와주셨다.
그런데, 작년 가을 갑자기 돌아가신 것이다. 아침에 갑자기 피를 토하시고 쓰러지셨고 119를 불러 급하게 병원에 가셨다가 병명도 제대로 모르고 황망히 가시고 말았다. 들리는 말로는 폐암일 것이라고 했고, 그녀의 허름한 농짝 서랍에 면내 약국에서 사온 진통제가 있은 것으로 봐서 아픈 것을 꾹꾹 참으며 병을 키웠음이 틀림없었다는 이야기가 동네에 돌았다.
할머니는, 술주정뱅이 남편의 술주정 때문에 평생을 고생하시다가, 5 년 동안 간암의 남편 병 수발 들다가 원수 같은 남편이 죽고 혼자서 어판장 일을 하시면서 살아오셨다.
자식들은 외지로 나가 자주 들리지도 않았고 그녀는 오로지 일 밖에 몰랐다.
다행이 금진항은 팔순의 할머니조차도 놀리지 못하도록 바쁜 동네였다.
“장이 참 맛있네.......”
“장이 참 까맣죠?”
“그래, 장이 왜 이리 까매?”
“옥화 이모가 그 장 가지고 와서 만든거예요.”
옥화 이모는 우리 횟집 옆에서 작은 컨테이너에서 식당을 하는 육 십 대 후반의 할머니였다. 그녀 역시 남편 잘못 만나 젊은 시절 남편을 여의고 혼자 살던 처지였다. 고모가 그녀를 언니라고 불렀고 자연스레 그녀를 부르는 호칭이 이모가 되고 말았다.
한가할 때면 반찬 한 두 개씩 들고 와서 밥도 같이 먹었다.
그녀의 반찬 솜씨는 어머니의 반찬 솜씨만큼 내 입맛에 맞았다.
특히, 그녀의 장 맛은, 3 년 동안의 횟집 식당의 반찬에 싫증을 내던 내 입에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러다가, 할머니의 장을 만난 것이다.
“그럼, 이 장이 할머니 돌아가시고 그냥 방치되어 있었던 거야?”
“그래요, 뒤꼍에 풀이 자라 사람 키보다 넘었고 장독도 보이지도 않았데요. 그런데 옥화 이모가 그 장이 기억이 났던 거래요.”
“옥화 이모도 대단하다. 어찌 그 장이 기억이 났을까?”
“옥화 이모가 새댁 시절에 할머니에게 장 담그는 법도 배우고 친하게 지냈데요.
옥화 이모가 6.25 전쟁 지나고 고아로 금진항에 돌아다니다가 그 할머니가 거두어주었데요. 그래서 엄마 같았다나봐요.”
“그런데, 왜 이제야 장을......”
“할머니 자식들이 있잖아요. 자식들도 있는데 함부로 남의 장을 퍼올수 있나요.
그런데, 할머니 집을 얼마 전에 팔았데요. 서울 사람인데 집을 헐고 별장을 짓는다는데 장독 같은 데는 관심도 없고.......”
할머니의 집은 비록 허술했지만 금진항을 한 눈에 대려다 볼 정도로 전망 좋은 위치에 있었다.
염치없는 자식들이 약삭빠른 서울 사람에게 팔아먹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곳에 할머니의 장독 같은 것에는 자식들이나 서울 사람들에게는 관심 밖의 것일 터.
세상은 이마 그 장의 세월 만큼이나 찌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오로지 경치 좋은 그 집의 위치와 가격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 장은 그렇게 버려져 있었던 것이다.
“장이 너무 까맣다.”
“그 장이 십 년은 넘었을 거래요.”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 옥화 이모와 같이 담근거라는데......”
나는, 까만 된장을 다시 한번 내가 키운 고추에 찍어 먹었다.
그리고 장을 내려다 보았다. 너무나 까맸다.
그 醬은, 평생을 금진항을 떠나지 못하고 못 난 남편 때문에 고생한 두 여자의 타들어갔던 까만 腸이었다.
그 생각을 하자, 그때까지 구수했던 장 맛이 신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